에드워드와 카터.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죽음을 향해 함께 가고 있다.
죽음을 앞둔 그들의 유쾌한 태도가 내 마음에 들었다.
진지함이 익숙한 나에게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두 사람의 그런 태도가 낯설고 동시에 좋아보였다.
타인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내 삶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추구하는가.
인정과 사랑, 좋은 인간관계, 충분한 돈, 일을 하는 능력, 휴식과 여행, 진지함과 유쾌함, 여유, 유연함... 살면서 경험하고 이루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다.
나는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는가.
내가 살면서 만족스러웠던 때를 떠올려 본다.
무언가를 해내고 그 일로 나 자신을 인정받았을 때, 친구들과의 관계가 원만했을 때, 충분한 돈을 가졌을 때, 바라던 곳으로 여행을 갔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대화가 잘 통할 때,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내가 만든 요리가 맛이 있을 때, 재미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감동받았을 때, 내 아이가 자라나는 순간들, 내 자식이 공부를 잘할 때, 몸과 마음이 편안할 때...
하지만 이런 것들이 오래도록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
나에게 지속적이고 깊은 만족감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아도 늘 결론은 하나, ‘가족’이다.
내가 원하는 많은 것들이 결국은 가족과의 친밀한 관계, 가족과 함께 할 때 느끼는 만족감을 위한 것들이다.
에드워드와 카터 역시 삶에서 죽음으로 넘어가는 마지막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원하고 경험한다.
지금의 나와 남편, 아이들을 돌아보게 된다. 사랑한다는 것을 충분히 표현하고 나누고 있는지, 공부나 일 등 당장 치러내야 하는 일 때문에 관계를 망치고 있지는 않은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삶을 만족스럽게 살았다면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태어남과 마찬가지로 죽음도 삶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두렵다.
그러나 현재의 삶에서 만족감을 느낄수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질 거 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든다.
나는 남편과 아이들과 더 자주 더 깊게 사랑하는 시간을 갖기를 가장 바란다.
첫댓글 오~ 저도 영화봐야겠네요.... 봤는지 안봤는지....기억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