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토요일 10월 6일 청소년 상담사 3급 자격 필기시험을 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2011년부터 사이버 상담을 했고 청예단에서 2017년부터 전화상담을 했습니다. 내년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을 키운 경험과 지역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하며 보낸 시간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교육학과에 편입했습니다. 교육학과에 상담과 관련된 과목이 있었습니다. 그땐 필수과목이니 이수했습니다. 이론적 공부로 배운 경청과 공감이 상담을 하며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부할 땐 상담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우선 제가 남을 상담할 만큼 성숙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교육걱정에서 사이버 상담은 독서분야였기에 참여했습니다. 나름 교육학을 전공하고 부모교육과 아이들 교육을 하고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고 아이는 부모의 노력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고 겪은 일들이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청예단 전화상담을 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전화상담을 하면서 상담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올 봄엔 천종호 판사님이 만든 만사소년의 2인3각 프로그램의 멘토로 참여하며 비행청소년을 직접 만났습니다. 아들 사건이 있었기에 비행청소년에 대한 선입견은 없었습니다. 단지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기우였습니다. 그냥 그 나이의 아이일 뿐이었습니다. 멘티와 함께 하고 나서 청소년 상담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일반 청소년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위기 청소년들을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청예단에선 법원명령으로 수강명령이나 상담을 진행합니다. 10월엔 그 아이들과 함께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보조 상담사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면대면 상담은 처음입니다.
이젠 찾아가는 상담을 하려고 합니다. 찾아오는 내담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서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모든 분야의 처음은 봉사로 시작합니다. 경험이 없는 상태로 섣불리 돈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서입니다. 또한 경험이 없는 사람을 채용하지 않습니다. 교육청에서는 찾아가는 집단상담 봉사자를 모집합니다. 작년부터 2년에 한 번씩만 뽑기로 했다고 하니 올해는 신청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 상담사 자격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추석이 지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하며 배운 이후 만 7년만입니다. 그때 배운 내용이 기억나는 것도 있고 새로운 내용도 있습니다. 대부분이 이론가들과 이론내용입니다. 이 자격증이 자원봉사에 필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대학원이 관련학과가 아니니 전문성을 조금은 채워줄 수 있겠지요.
사실 상담에 대해 자신이 없던 저는 상담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이론에서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 혼자 왜곡해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생각을 바꿔준 책이 있었습니다. 상담사가 쓴 책이었습니다. 학교 상담실에 한 아이가 찾아왔고 상담교사는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냥 있다 가라고만 했습니다.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학생은 다음에 다시 상담실을 찾아와서 상담을 했다고 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제겐 깨달음이었습니다. ‘아~ 내가 상담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구나. 왜 내가 해결방법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사이버 상담과 강의를 하면 방법에 대한 문의가 많다보니 당연하게 여겼나 봅니다. 많은 지식과 정보가 있는 사람이 상담과 강의를 해야 하고 특히 상담은 인격적으로 훌륭해야 한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상담자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과 자기개방이 필요합니다. 완벽한 인간은 없습니다. 내 한계를 넘어서는 내담자는 나보다 잘할 수 있는 상담사에게 연계해야합니다. 이것이 상담사의 윤리 중 하나입니다. 상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어려우면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위기 청소년들에겐 말입니다.
이것이 제가 청소년 상담사 자격증 시험을 보는 이유입니다.
첫댓글 홧팅을 기원합니다.!!
어느때보다 힘든 요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일을 시작 하시네요.
아이들 옆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계실 모습이 그려지네요.
감사해요~~
응원 감사해요. 오늘 시험을 봤는데... 이번 시험은 그냥 본 거라 큰 기대는 안했어요. 내년에 다시 봐야 할 것 같아요. ㅎㅎ
선생님,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청소년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이제 한학기만 지나면 졸업이에요. 선생님의 솔직한 글이 제 마음을 울리네요. 왠지 선생님을 따라가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요...힘껏 응원하겠습니다. 선배님이시니 먼저 지탱해 주세요, 곧 따라갈께요~~ 선생님을 뵙지 않아도 선생님의 마음과 진심이 느껴져서 꼭 선생님께서 바라시는 바가 이루어 지시길 바랍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저 들어주는것만으로도 상담자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저도 많이 배우고자 합니다. 힘내세요~~꼭 시험에 합격하시길 바랄께요^^
아~ 청소년 교육 전공하시고 계시는군요. 제가 선배가 아니라 위대한 삼형제님이 선배시네요.^^ 전 이제야 시작하는 거예요. 오프라인 상에서 뵙고 싶어요~
또다른 시작을 함께 응원합니다~
선생님 글을 읽다보니 왜 제가 위로가 될까요?
아이들을 키우는 것 역시 부모가 주체가 되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기보다는
한발짝 뒤에 물러서서 지켜봐줘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