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할 때 목적의식을 분명하게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결과에 큰 차이를 가져 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며 공부하는 것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때 내가 공부하는 목적은 선생님이 될 자질을 키우는 것이며 이런 어려움은 선생님이 되는 목적을 이루려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라 생각하면서 그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선생님이 되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지 10년이 넘어가면서부터 제 안에서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바라던 선생님이 되었는데, 학교에서 분주하게 생활하는 나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선생님이란 꿈을 이루고 나서 교사로서의 삶의 목적이 잘 정립되지 않았다고 할까요? 이렇다보니 저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이런 저런 것들에 기웃거려보았습니다. 책도 읽어보고, 좋은 강사들의 강의도 들어보고, 대학원에서 학문의 깊이를 더해보고, 선배교사들과 많은 대화도 나눠봤습니다. 제 교육 활동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몇 가지 구체적인 목표가 생겨나기 시작하여 이 칼럼을 쓰며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1. 내가 가르치는 영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임을 잊지 말자.
학생들은 수능시험을 잘 보고 싶어 하고 그것을 잘 준비시켜주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학원의 스타 강사들의 온라인 강의를 들어보면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과 재치 있는 입담에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고 몰입하게 되더군요. 저 역시도 고등학교 시절에 수능 영어 어휘집의 단어를 외우고 주어진 시간 안에 영어 지문을 읽고 정답을 잘 찾는 훈련을 하고 시험을 무사히 잘 봐서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너무나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생겼습니다. 전공 필수 과목으로 들어오시는 외국인 교수님들의 강의를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교양영어는 필수로 이수를 해야 하는데 들어오신 교수님은 일방적인 강의를 하시는 것이 아니라 발표를 하도록 유도하고 팀별로 영어로 토론하여 발표하는 수업을 진행하여 거의 수업을 못 따라갔습니다. 시험을 위한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지만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를 접해보지 않아 생긴 일들이기에 그때부터 다시 진정한 영어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도 저와 같은 상황을 겪게 될지 모릅니다. 오지선다형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이 진정한 영어 실력을 알려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작문을 하고 말을 해보는 연습의 기회를 많이 줄수록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늘어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의사소통을 위한 외국어인 영어가 자칫 시험을 위한 영어가 되지 않도록 잘 지도해야 겠습니다.
2. 닮고 싶은 삶의 본보기가 되어주자
학교와 학원의 차이점이 많이 있지요. 그 중 큰 차이는 학교는 학생들의 인성적인 발달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 부분의 발달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람은 선하게 타고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환경에 의해 선하게 타고난 본성이 좋게 유지가 되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이야기와 좋은 사람들을 자주 접하고 만나면 그 영향으로 긍정적인 발달을 할 수 있기에 수많은 학생들이 바라보는 교사는 긍정적인 생각과 말로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합니다. 제 스스로 이 점을 늘 생각하며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며 지적인 깊이와 영혼을 울리는 감성을 가지고 학생들을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3. 연구하는 교사가 되자
제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영어교수방법론입니다. 좀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수업을 하고 싶기에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지도할 수 있을지 꾸준히 연구하고자 합니다. 좋은 영어 실력도 가지고 있으면서 상황에 맞게 교수법을 자꾸 바꿔가며 나의 학생들에게 맞는 방법을 여러 가지 찾아보는 것은 재미있는 실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연구 분야는 학생들입니다. 학생들의 심리, 학생들의 문화, 학생들의 발달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여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 행동을 하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연구하는 교사는 달리 말하면 끊임없이 공부하는 교사라는 말과 같겠네요. 공부가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답을 찾아가는 그 길의 어려움마저도 즐기며 천천히 욕심 부리지 않고 해 나간다면 좋은 교사로 퇴임을 맞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며 저의 목표를 여러분과 나누고 보니 잘 해봐야겠다는 의지도 다지게 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다른 교사들과 스스로를 너무 비교하지 말고 주어진 환경과 능력 안에서 느려도 꾸준히 해나가는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누구와 비교하지 마시고 여러분의 삶 속에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나 자신과의 승부에 주사위를 던져보면 어떨까요?
첫댓글 선생님 같은 분을 우리 아이들이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이제 중 3 앞두고 있는데 지금껏 아이가 수용할 정도나 그 이상의 좋은 선생님 만나서 잘 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3학년 구성에서 그만의 가치와 미덕을 찾아가는 한 해 되길 바라구요.
선생님과 제자들의 올 한 해를 응원합니다!^^
귀한 경험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일의 목적을 늘 생각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정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