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을 정보과잉시대라고 지칭하는 기사를 본듯하다. 전 사회적으로도 풍요의 시대를 넘어 과잉의 상태가 된것 같다. 얼마나 과잉인지에 대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신조어다. 현재의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신조어인데, 신조어중 ‘TMI’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매체나 대화에서도 종종 만나게 되는 ‘TMI’가 무슨 뜻일까?
TMI는 Too Much Information이다. 너무 과한 정보라는 말로 알고 싶지 않은 쓸데없는 정보가 많을때 사용한다. 이 신조어를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만나게 되는데, 상대가 원하지 않음에도 쏟아내는 조언들은 잔소리가 될 확률이 높고, TMI 가 된다. 대화에서 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지다보니 이제 정보라는 정체성을 떠나 그 가치가 맞느냐 틀리냐의 문제까지 설왕설래하게 된다. 어느 정보가 바른 정보인지를 찾아보고 확인해야지만 비로소 신뢰성 갖기가 가능하게 된 상태이다. 이 정보과잉은 자녀를 키우고 교육하는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교육에 대한 엄청난 정보로 인해 어느 정보가 바른 것이고, 내 아이에게 필요한지를 확인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결국 어떤 교육적 사안에 대한 정보 유무가 아니라 정보에 대한 신뢰와 나에게 맞춤형 필요성이 있는가가 가장 핫한 관심이 되었다. 4차산업을 이야기하면서 미래에 필요한 역량이 ‘큐레이팅’이 된 이유일 것이다. 정보과잉으로 인해 오히려 선택과 결정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 하는 지금, 몇해전 돌베개님이 쓰신 ‘아는게 병이다’란 글을 읽고 한번쯤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다.
‘많은 정보에 가려, 봐야할 내 아이를 제대로 못보고 있지는 않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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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프랑스 육아서적이 유행한 적이 있다. 영유아를 둔 부모는 프랑스 육아에 대한 얘기를 한번 쯤 들어 봤을 것이다. 좀 지나간 것이지만 유태인의 교육법도 한때는 유행을 탔다. 하브루타라 해서 말 많이 하는 유태인의 교육법이 유행을 탔다.
어느 교육법이 좋은가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본인과 맞지 않으면 그것이 별로 나한테는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유태인 교육법이 맞는다. 내가 아이들과 말을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도 나를 닮아서 인지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방법을 선호한다. 한번은 내가 아는 엄마에게 유태인 교육법을 소개했다. 그엄마 왈 ‘언니 난 말을 많이 하면 에너지가 뺏기는 기질이라, 짜증을 내는 스타일이야’ 이말을 듣고 어떤 훌륭한 방법이 있더라도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그것이 반드시 좋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요즘은 전문가 시대다. 예전엔 전문가가 아니라도 아이를 키웠다. 하지만 요즘엔 그냥 평상시에 아이를 키우는데도 전문가의 말씀이 여기저기 떠돌아 다닌다. 영유아기때 꼭 해야 할 일들, 유초등때 해야 할 일들, 안하면 아이가 큰일 난다고 하며 불안감을 부추킨다. 비전문가가 듣기엔 꼭 그렇게 해야 할 것 만 같다. 왜냐하면 전문가가 하는 말이니까... 그러나 그 전문가가 우리 아이나 내 형편에 안 맞을 수도 있다.
어떤 분은 전문가의 말을 들이 대며 입에 거품을 물고 얘기한다. 어떤 분이 아시는 전문가일진 모르나, 전문가의 전문적인 육아법을 전혀 모르고 사는 사람도 아이는 뭐 어떻게든 키웠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나와 환경이나 문화가 다른 경우도 많아서 그 전문가의 말이 나의 경우와 맞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 전문가의 말도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서 시대에 따라 문화에 따라 변해 왔다. 또 전문가가 연구했던 아이들이 내 아이와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거기에 다가 들으면 금방 잊어버리는 나의 뇌 문제도 있다. 나는 내방식이 가장 편하고 내방식대로 할 때 아이에게 가장 짜증을 안내고 즐겁게 아이와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제때 거쳐야 할 것을 좀 안 거치면 어떠라. 좀 지나서 겪어도 되고 혹 인생에서 못 겪었다면 뭐 못 겪은 대로 살아가면 될 것이고... 문제는 내가 얼마나 나와 아이의 형편을 봐가며 소통하며 살았나이다. 나는 아이 키우며 이건 절대적이다 하지 않고 살았다. 절대적이다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내가 그렇게 절제 있게 절대적으로 사는 인생을 성실하게 살지 못했고, 또 오히려 절대적인 얘로 키우게 되면 아이가 그부분 에서 집착하는 얘가 되기도 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큰애에게 어릴 때부터 공공장소에서 떠든다던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일, 신호등을 안 지킨다던가를 너무 강조했더니 커서 그부분에 대해 강박적일 정도로 신경을 쓴다. 그 부분에서 자기뿐만 아니라 남이 안 지킬 경우 불편해 한다. 그걸 보고 둘째 셋째는 그리 강조를 안했다. 다행히 둘째 셋째는 안 지키지는 않는데 때론 가끔 반칙도 한다. 남이 안 지키는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그래서 얻은 결론은 뭐든지 과유불급이라.... 과하면 안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내가 좋다고 시도 했더라도 아이에게 과하다 싶으면 아이와 맞추고 아무리 좋다는 것도 넘치거나 과하다 싶으면 항상 뒤로 뺄 자세를 갖추고 살았다. 현대인들은 너무 많이 알아서도 탈이고 너무 정보가 많아서도 탈인 것 같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면 모르는데로 이래저래 겸손하게 아이를 키울텐데 너무 많이 아는게 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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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써주시고, 다시 올릴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돌베개님께 감사합니다. 다시금 읽어보고 생각해보면 좋겠다 싶은 글이라 가져왔습니다.)
첫댓글 좋은 글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