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만난 자리에서 한 친구가 이런 질문을 했다.
“아이가 방문을 쾅 닫고 들어 가버렸어. 그럴 때 너희들은 어떻게 하니?”
거실에는 할머니와 동생네 가족들이 함께 있었고, 아이는 평소에도 6살 어린 사촌동생을 질투했었고, 아이의 버릇없는 행동 때문에 손님들 보기 부끄러웠다고 했다.
나의 어린 시절 아픈 기억을 이야기 하자면,
나도 부모님 앞에서 보란듯이 방문을 쾅 닫은 경험이 있다
그때나의 어머니는 달려와서 방문을 열어 제치고 나를 끌고 나왔다.
그날 나는 화가 나서 문을 쾅 닫았었다.
‘나 화났어요’를 알리고 싶은 마음 이었다.
그러나 화난 어머니가 회초리를 가지고 달려와 나의 버릇을 고치겠다고 하는 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친구의 아이가 문을 쾅 소리 나게 닫고 들어간 이유는 뭘까?
엄마에게 반항하기 위해서?
엄마를 이겨 먹으려고?
엄마를 부끄럽게 만들려고?
글쎄...
그 이유는 그 아이에게 직접 물어 봐야지 나도 모른다.
그 아이도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지 않았을까라고 짐작한다.
그리고 내가 확신하는 것은 아이는 엄마에게 어떤 화살도 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린 내가 말하고 싶었던 나의 화난 이유는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동생과 함께 혼난 상황이 억울했었다.
나는 ‘내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를
문을 쾅 닫아 버리는 방식으로 미숙하게 표현했고,
그 방식은 나를 더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가버렸다.
친구는 당시는 참았지만, 다음날 끝내 한바탕 했다고 했다.
아이가 다른 곳에서도 이렇게 버릇없이 행동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15살 아이가 그런 행동이 예의에 어긋난 행동인지 몰랐을까?
아이가 중2 정도면 우리는 가르치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
아이가 문을 닫고 들어 가버린 행동이 부모인 나를 부끄럽게 했다면,
나의 부끄러움의 이유를 찾아보자.
친척들 앞에서 아이가 예의 바르게 행동하지 않아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부모가 된 것 같아서 친구는 부끄러웠다고 했다.
이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부모의 ‘체면’이다.
나의 체면이 중요할까, 나와 아이의 관계가 더 중요할까?
잠시 시간을 두고 아이에게 가서,
“왜 그래, 속상한 일 있어?”
라고 물어주자.
“지금 애기 하고 싶지 않으면 나중에 이야기 해줘.”
라고 쿨하게 돌아서자.
그리고 신경을 끄고 친척들과 나의 일상을 즐기자.
아이가 준비가 되면 나에게 와서 이야기 할 것이고, 그때 나는 들어주면 된다.
첫댓글 동감해요^^
'중2 정도면 가르치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 이 문장 자주 생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