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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농부입니다.
20살부터 부모님을 따라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은지 6년째 되는 청년농부입니다.(유기농 제18-1-197호)
현재 저희집은 생산과 유통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여름엔 과수원에 나가 병해충 그리고 풀과의 전쟁을..
겨울엔 수확과 고객들의 클레임과 전쟁을 합니다.
어려서부터 유기농업으로 감귤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보며 당연히 농사는 저렇게 지어야 하는구나 라고 알고있었습니다.
그런데 농업인의 길을 가기전까진 유기농업이 왜 중요한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하고 3년간 견문을 넓히며 농약을 사용하지않고 화학비료를 주지 않는 다는게 얼마나 힘든 농법이란것을 알았을때
포기하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35,860 ㎡를 유기농으로 농사짓는다는건 제주도 유기농협회회장님 또한 말린 일이지요..
그렇지만 부모님의 확고한 유기농 사랑에 전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매년 여름에 진드기에 물려 온몸을 긁느라 잠도 못자고 나무가 병에 들고 힘에 부쳐도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못하는것, 매일매일 자라나는 풀들을
예초기로 깍아내어 병해충으로부터 보호하는 작업, 시중에 판매되는 약이 비싸거나 효과적이지 않아 직접 친환경약재를 만들어야 하는 수고들 모두 불만 없이 해오던 일들입니다.
그것이 유기농산물을 재배하는 농부들의 유일한 자부심이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수확기에 찾아옵니다.
안심하고 유기농산물을 판매할 곳이 없습니다. 2017년 제주농협은 친환경사업에 아예 관심도 없는 곳이며 그나마 믿는 생협은 유기농산물 포화상태입니다.
그렇다면 누가?해야 하는거죠? 6차산업 교육을 들을때 마다 안타까운 현실을 느낍니다. 직거래를 해도 유기농산물에 대한 교육이 되어있지 않은
일반적인 구매층은 컴플레인을 걸기때문이죠. '돼지먹이를 왜 주느냐', '이딴걸 어떻게파냐', 껍질이 못생겨서 반품.환불해주세요' 등
반품률이 굉장히 높아 판매시 사진과 양해의 말을 구해야 할정도입니다.
왜.. 왜 남들보다 훨씬 힘들게 지어서 사정사정해가며 팔아야하는지. 왜 이런 농산물을 재배해서 사과를 해야하는지
우린 피부에 구멍이 나고 손목에 통증을 참아가며 유기농업을 하는데.. 과연 이것이 맞는 대우며 유기농업을 지속해야하는가?
라는 생각을 가지지않을 수가 없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인증한 친환경인증인데 오히려 해썹이나 GAP의 인증효과가 높은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린
해썹과 GAP의 기준에 맞춰 농사를 짓지 품관원에서 세운 기준을 지킬 필요가 없지않은가?
평소 유기농산물은 일반농산물과 달리 가격을 조금 더 받습니다. 하지만 올해 감귤 값이 폭등을 했는데도 유기농산물 가격은 그대로였습니다.
시장이 작아서 한정된 수요가 우리의 앞길을 막고있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농협이 나서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차별된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일반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유기농산물을 같은 농산물로 생각하여 방관하는것은 굉장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된 이유는 밤낮으로 이 남은 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계신 어머니 때문입니다.
온라인판매 및 직거래를 하다보면 참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저희 가족과 같게 힘겹게 농사지으신 농산물을 팔곳이 없어 저희에게 부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쾌히 받아 들여 판매를 하고는 있지만 참으로 답답한 심경입니다. 쌓여가는 물량에 줄어가는 주문량.. 그나마 있던 다른 친환경영농조합법인은 문을 닫고있는 추세..
주문을 많이 하던 다른업체들도 점점 외면하고있는게 현실입니다. 과연 이 문제가 나와 몇몇사람들의 현실인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지금 귀한농부 선과장에는 50t(톤)의 감귤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팔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외면당한 유기농감귤.
꾸역꾸역 팔아보겠다고 어머니가 이쪽저쪽 알아봐 세종시 싱싱장터앞 부스에서 이틀간 판매하였습니다. 가격은 5kg 한상자에 1만원 (*참고로 당일 길건너 마트에서 일반감귤 5kg 26000원)
감귤 상자 4개를 열어 구매를 하시는분들에게 꼭 제일 못난걸 보여드리며 겉은 거칠어도 속은 싱싱하고 달콤합니다. 라고 목이 쉬어가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처음맛보는 맛이다.', '유기농산물은 못나도 맛으로 먹고 건강으로 먹는다.','더 구입하고 싶은데 어찌할 방법이 없냐?' 등 긍정적인 답변도 있는 반면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많이 구매하고선 별의별 욕을 하며 반품/환불을 하러오신분도 있었습니다.
*5kg - 10,000원 입니다.
운송료 1,500원, 수수료1,000원
박스비 1,200원, 작업비 1,000원, 수확비
800원 기타 비용 1,000원(4명 항공비, 식비, 숙박비, 시식비, 플랑카드비등등)
빼고 나면 유기농감귤값은 3,500원 미만입니다. 킬로당@700원.
-윤순자 facebook-
우리는 그날 유기농 감귤을 kg당 700원에 판매하였습니다. 버릴수 없기에 나혼자만의 것이 아니기에 영하의 기온에도 목이 쉬어라 외치며 설득하고 정보를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손해를 입어도 이익이 나지 않으면 왜 버리지 못하냐고 묻습니다.
새벽 5시반에 일어나 귤따시는 할머니를 모시고 귤을 땁니다. 그것도 매일따는게 아니라 할머니들 시간이 날때만 딸 수 있습니다.
수확은 늦어지고 비싼 인력비, 내가 여름에 그짓을 하고 겨울엔 10명이 밤 늦게까지 선과하면 9~10시쯤에 일과를 마무리 합니다. 저는 이런 귀한귤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제 긴이야기를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꼭 유기농만 선호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기 이뻐서, 먹기 편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농약과 화학비료는 땅과 자연을 서서히 죽이고 있습니다.
그것을 실천하는것은 저 혼자만이 아니여야 합니다. 우리가 사회가 국가가 더불어 전세계가 해야할 일을 더이상 모르는척 하지않았으면 합니다.
*제 글이 더욱 많은 곳에 퍼지도록 도와주세요. 이 글이 우리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더 많은 분들이 문제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첫댓글 정토군 다리가 아파 월요일 수술예약 받아 놓고 쉬면서 글을 썼네요.
우리가 어떻게 나서서 도울 일은 없을까요?
참으로 안타깝네요.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마음이 아파요.ㅠ
정토 군!
우선 수술이 잘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
요즘 어머니께서 올리시는 글을 읽으며 말로 무슨 위로가 되려나 싶어 댓글도 달지 않고 있었답니다.
선구자처럼 살고 있는 분들께서는'행동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망상일 뿐'이라는 신념으로 어려움을 감내하셨을 거예요.
어려움이 따르는 일이 있더라도 잘 극복을 한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힘내시고.... 표정처럼 밝은 미래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차차로님, 정토군의 긴글을 읽으며 참으로 안타깝고 어떻게 되와드릴수가 없는 제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정토군 이글을 복사해서 다른 카페에 올려도 될까요?
저도 힘내시라는 말씀밖에 못드려 죄송해요ㅠ
카페에 공유했더니 댓글달아주시네요 밴드에 저런곳이 있나봅니다 참고해보세요
마음 써 주시어 감사합니다.
작년에 팔다가 너무 갑질이 심해서, 탈퇴하고 나왔어요.
쥬스를 짤까 생각 중입니다.
무어라 얘기를 해야 위로가 될지요
큰꿈을 꾸고 있으니 꿈 이룰거라 믿고 있어요.
어머님에게는 큰힘이 되시는 정토군 화이팅 입니다~~
알지만...힘내시라는 말밖에 드릴수 없는 제 맘이 또 슬프네요~~~;;;
정말 정말 가슴아픈 일.
우리의 나라 대한민국의 현주소.
그저 사람수 많고 목소리 커야하고
선거에서 표를 많이 받을수 있는
그런 조직과 집단이라야 말을 들어주는 관청의 나리들.
소수의 의견은 들을 생각도 아예 없는~~
정말 안타까운데
지금이라도 누군가 힘있는 분이 나서서
좋은 조치가 주어지면 좋으련만.
제발 변화가 이루어지고
처절히 외치는 농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응답하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차차로님과 귀한농부 가족들에게
힘내시라는 말도 꺼내지지 않고
안타까움만 가득합니다 ㅠㅠㅠ
직거래 장터를 다니면서
왜 이리 험한길을 택하셨는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하고 지켜내야 할 일 일지니~~~
귀한농부님의 힘겹도 답답한 마음의 백분의 일이라도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힘내세요~~ 그마음 알아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응원의 박수 보내드립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도 유기농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직 유기농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많이 부족한점이 아쉽네요. 힘들지만 지켜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나라 정부및 소비자들의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합니다.
소비자로서 제가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을
처음 가졌을 때가 25년전 쯤 입니다.
그때는 유기농을 하는 농가가
거의 없었어요.가격도 정말 비쌌고
돈 있는 사람이나 먹을 수 있다 여길 정도였죠
지금은 그때 비해
많은 유기농가가 생겨서 반가운데
아직도 소비자들의 의식이 따라오지 못하니
판로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되는 듯 합니다.
그래도 25년전과 비교해보면
사람들의 의식은 조금씩 변하는 듯 합니다.
뚜렷한 철학이 없이는 가기 힘든
유기농 농사를 지켜주시는 농가에대해서는
정말 감사히 생각해야됩니다.
제주도 지자체에서
특화사업의 일부로 유기농감귤류에 대한
지원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제주도.
국민이 지켜줘야할 땅입니다.
지인이 아는 유기농감귤 농가도
작년 유기농을 그만 뒀다고 하더라구요.
귀한농부 카페 회원이라도
조그만 수고를 하셔서
제주시청 홈페이지에 제안?민원?
넣어서 유기농농가를 살릴 수 있도록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