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렌 명상 2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다. 통렌 명상을 하고 있거나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모티머가 다가온다. 모티머란 격정, 공격성, 무관심을 일으키는 사람이다.
당신은 그를 한 대 치고 싶다거나, 품에 안고 싶다거나, 그가 아예 그 자리에 없었으면 하고 바란다.
아무튼 당신이 화가 나 있다고 하자. 화의 대상은 모티머이고 분노라는 독이 생겨난다. 당신은 숨을 들이마시며, 그 분노를 받아들인다. 자신이 느끼는 혼란스러움에 대한 연민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때 모티머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자신을 비난해서도 안 된다. 대신 뜨겁고 검고 무거운 질감의 분노가 스스로 풀려나게 해야 한다. 그 과정을 가능한 한 온전히 경험하라.
이제 들숨과 함께 분노를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분노의 대상을 마음에서 지운다. 그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당신이 생각하는 분노의 대상은 촉매제였을 뿐이다. 이제 당신이 느끼는 분노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제 모든 비난을 자신에게로 돌린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사실 에고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모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아닌게아니라 에고의 작동 방식을 근본에서부터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기 안에 일어나는 어떠한 부정적 감정이라도 들숨과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다음 날숨과 함께 자비심, 편안함, 마음의 여유 같은 것을 바깥으로 내보낸다. 좁고 어두운 공간에 갇혀 있는 대신 이런 감정들에 널찍한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날숨과 함께 모든 것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 환기시킨다. 숨을 내쉬는 것은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과 같다.
그런 다음 다시 들숨과 함께 분노를 받아들인다. 어둡고 무거운 분노의 열기를 받아들인 다음, 다시 날숨과 함께 모든 것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으며 많은 공간이 생길 수 있게 허용한다.
이 과정은 당신 자신을 향해 친절한 마음을 기르는 것과 같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고, 심각해질 필요도 없다.
들숨과 함께 아주 생생한 독(클레샤)을 들이마시기만 하면 된다.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다음 숨을 내쉬면서 넓은 공간을 만들어 공기를 불어넣어준다.
더 나아가지 않더라도 이것 자체로 훌륭한 명상이다.
이 차원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작업을 계속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수행의 참된 의미는 자기 자신에서 시작하여 자기 바깥으로 확장시키는 데 있다. 87쪽
가식이 아닌 진심으로 당신이 느끼는 분노를 약 20억명의 존재들이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실제로 그들이 경험하고 있는 분노와 당신이 지금 느끼는 분노는 같다. 물론 분노의 대상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분노의 대상이 아니라 ‘분노’자체다. 당신은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이 느끼는 분노를 들숨과 함께 자신 안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이 더 이상 분노를 느끼지 않도록 말이다. 그렇다고 당신의 분노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분노일 뿐이다. 그토록 많은 고통을 일으키는 분노에 대한 집착일 뿐이다.
때로는 살아 있는 존재들이 느끼는 분노를 자기 안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이 세상에 왜 살인과 강간이 존재하는지, 왜 전쟁이 일어나는지, 왜 사람들이 건물을 불태우고 왜 세상에 그토록 많은 고통이 존재하는지 언뜻 알게 된다.
이 모든 비극적 상황은 우리가 분노를 자기 안으로 받아들여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주지 못하고 그저 행동으로 표출해서 생긴 것이다. 분노가 증오와 불행으로 이어져 세상을 오염시키고, 고통과 절망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만든 것이다.
분노를 느낀 사람이 바로 ‘당신’이므로 분노의 불쏘시개를 쥐고 있는 사람도 당신이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이 느끼는 분노와의 연결고리를 쥐고 있는 이도 바로 당신이다. 그러니 자신이 갖고 있는 클레샤(번뇌)를 먼저 해결한 뒤에 다른 존재들의 클레샤를 들숨과 함께 자기 안에 받아들인다.
그때 받아들인 분노는 더 이상 당신 혼자 짊어진 짐이 아니다. 그저 당신을 포함한 모든 살아있는 존재가 느끼는 분노일 뿐이다. 당신은 들숨과 함께 분노를 받아들인 다음, 모든 존재가 경험할 수 있도록 날숨과 함께 신선한 공기를 내보낸다. 분노뿐 아니라 당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어떤 감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 불편하면 불편할수록 통렌 명상을 통해 더 선명하게 깨어날 수 있다.
법상스님 사진 -히말라야 낭카르창
첫댓글 통렌수행!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수행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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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ma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