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렌 명상 3
우리를 화나게 하는 대상들은 그 안에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을 두려워하는 이유도 바로 그 에너지 때문이다. 어쩌면 당신의 소심함 때문일 수도 있다. 당신은 너무 소심해서 누군가에게 다가가 눈을 마주치며 인사조차 건네지 못한다. 그렇게 하려면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유지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런데 통렌 명상을 통해 분노나 소심함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기회를 갖게 된다면, 누구도 비난하지 않고 날숨과 함께 분노나 소심함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면,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누군가가 왜 그토록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가 당신을 미워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도 당신처럼 상대방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아주 소심한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처럼 통렌 명상은 자기 자신과 친구가 되는 수행인 동시에 다른 존재에 대한 자비심을 키우는 수행이기도 하다.
이런 방식의 수행을 통해 타인에 대한 자비심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기 자신의 고통이 발판이 된 셈이다. 마음이 점점 더 커지면 누군가가 자신에게 욕을 퍼부어도 전체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또 타인의 고통을 들숨과 함께 자기 안에 받아들여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은 다음 날숨과 함께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실제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통렌 명상은 당신 혹은 누군가의 특정한 고통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데서 시작한다. 이러한 고통은 보편적인 것,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고통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통렌 명상을 처음 시작한다. 남편이나 아내, 부모보다는 자녀를 떠올리는 것이 더 수월할 수 있다. 어른들의 관계는 아이들과의 관계보다 복잡하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연인이 아니더라도 아무 이유없이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노인들, 환자들, 어린아이들, 혹은 당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줬던 사람들 등등.
트롱파 린포체는 여덟 살 때 사람들이 조롱하면서 던진 돌에 맞아 낑낑대며 죽어가는 개를 봤는데, 그날 이후로 통렌 명상이 아주 쉬웠다고 한다. 비참하게 죽어간 그 개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자신의 가슴이 즉각적으로 열렸다는 것이다.
복잡할 게 없었다. 그저 들숨과 함께 개의 고통을 자기 안에 받아들인 다음, 편안하게 이완된 마음을 날숨과 함께 바깥으로 내보내기만 했다. 이처럼 통렌 명상은 자신의 가슴을 움직이는 대상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돌에 맞아 고통스럽게 죽어간 강아지를 떠올리며 숨을 들이마신다. 이때 강아지는 그냥 강아지가 아니다. 그 강아지처럼 부당한 죽음을 당한 강아지나 사람들의 고통이 세상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곧이어 대상을 확대하여 그 강아지처럼 고통당하고 있는 모든 사람의 고통을 들숨과 함께 받아들인다.
강아지나 삼촌, 또는 자기 자신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점 더 멀리 확장시키는 방법도 가능하다. 만일 당신 언니가 겪고 있는 우울증을 덜어주고자 하는 바람에서 출발했다면, 그 대상을 더 확장시켜 당신과 무관한 사람들, 당신과 가깝지 않기 때문에 두려움이나 분노를 일으키지 않는 사람들이 겪는 우울증을 들숨과 함께 당신 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들의 우울증을 들숨과 함께 받아들인 당신은 이제 그 무관한 사람들 모두에게 날숨과 함께 편안하게 이완된 마음을 내보낸다. 그런 다음 점차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들에게로 옮겨간다. 원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혹은 실제로 당신에게 해를 입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통렌 명상을 한다. 명상의 대상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거짓으로 꾸며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자신의 가슴에 가장 와 닿는 사람이나 동물을 우선해서 수행의 대상으로 삼는다.
통렌 수행을 다음 네 단계로 기억해두면 좋다.
1. 순간적으로 마음을 활짝 열어젖힌다.
2. 호흡의 질감을 조정한다. 어둡고 무겁고 뜨거운 기운을 들숨과 함께 들이마신 다음, 밝고 가볍고 시원한 기운을 날숨과 함께 내뱉는다.
3. 자신에게 특별히 와닿는 누군가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마음을 낸다.
4. 그 마음을 모든 사람과 존재를 향해 확장한다.
중요한 것은 자기 안에 있는 집착, 자기 안에서 작동하고 있는 클레샤(번뇌)의 힘과 생생하게 접촉하는 것이다.
그랬을 때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타인이 처한 상황이 자신에게 실제적이고 생생하게 다가오거든 반드시 바깥으로 확장시켜라. 세상 사람들을 향한 마음을 키우는 데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라. 92쪽
사진-법상스님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자비심은 몇 번을 강조하여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유투브의 자비송을 켜놓고 잠시 앉아 봅니다...나무아미타불...()()()...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