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성월에는4...
마리아에 대한 올바른 이해
천주교에 대한 개신교 형제자매들의 일반적인 시각은 대단히 부정적인 것으로서, 특히 '마리아를 믿는 교회', '교황을 믿는 교회'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마리아 신심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천주교는 마리아라는 우상을 믿는 거짓종교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가톨릭 신자들 중 많은 이들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몰라 당황해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마리아 신심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서 이 신심의 역사와 올바른 뜻에 대해서 간략히 다루고자 합니다.
▶ 마리아는 신(神)도, 우상도 아닙니다.
마리아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피조물에 불과하며, 결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여신(女神)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아들 예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고, 아들의 행동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했던, 한 아이의 어머니였습니다.
▶ 마리아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아 하느님이신 분을 인간의 몸으로 잉태하게 된 것입니다. 그것도 인간과의 부부관계에서 얻은 것이 아니라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이신 예수를 낳으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향해 다음과 같이 외쳤던 것입니다. "당신은 여자들 가운데서 축복 받았으며 당신 태중의 아들 또한 축복 받았습니다"(루가 1,42).
▶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을 찾던 신앙인이었습니다. 그녀는 무슨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하느님의 뜻을 미리 내다 본다거나 기적을 행하는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분은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헤아렸고, 그 뜻을 모를 때는 침묵을 지켰던 겸손한 하느님의 추종자였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낳는다는 것은 당시 율법에 의하면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느님의 뜻임을 알고는 "저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 지기를 바랍니다"(루가 1,38)라고 말할 수 있었던 용기있는 신앙인이었습니다.
▶ 마리아는 ‘신앙의 어두움'을 걸어야 했습니다. 그녀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성전에서 잃어버렸던 어린 예수를 찾았을 때, 마리아는 아들 예수를 꾸짖다가 오히려 핀잔을 받습니다(루가 2,40). 또 예수가 마귀 들렸다는 소문을 듣고 친척들과 함께 예수를 붙잡으러 왔다가 오히려 예수로부터 거절당하는 아픔을 겪습니다. 죄인으로 십자가에 매달린 아들을 보고 비통해 하던 평범한 여인이었습니다.
▶ 마리아는 하느님께 희망을 두었던 기도하던 여인이었습니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 사건'을 제자들과 함께 체험한 마리아는 그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었고, 그래서 성령을 받았던 여인이 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을 따르기 위해 자기 목숨까지 바친 순교자들을 제2의 예수로 알고 그들의 삼을 본받고자 공경했습니다. 그런데 목숨을 바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그에 못지 않게 신앙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이들도 순교자와 마찬가지로 공경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성인 공경의 기원이 있다 하겠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마리아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주님의 어머니요"(루가 1,43), 우리 신앙의 모범이 되시는 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마리아는 교회의 표상으로 생각되었으니,곧 마리아가 입었던 은총을 교회도 얻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1500여년 이상 교회 안에 지속되고 있습니다. 마리아의 육신이 사후에도 썩지 않고 하느님에 의해 하늘로 올라갔음을 고백하 는 ‘성모몽소승천'축일의 의미는 마리아가 여신이 된 것이 아니라, 마리아의 육신이 그러한 영광을 입은 것처럼 우리 신자들도 영혼뿐만이 아니라 육신도 그러한 영광을 입게 될 것이라는 교회의 믿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육신이 지금 우리의 육신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부활 후에 얻을 영광스러운 육신을 말합니다.
마리아는 우리의 어머니 역할을 합니다. 특히 우리가 믿음의 길에 있어 그분의 모범을 따를 때 더욱 그러합니다. 그분은 우리보다 앞서 신앙의 어둠움 속을 지나가신 분이고, 예수의 수난과 죽음에 가장 처절하게 동참하신 분이기 때문이며, 결국은 하느님이 내려주신 영광을 받으셨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신교 신자들이 우리를 ‘마리아 교도'라고 말하는 데 어느 정도 근거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신자들이 잘못된 마리아 신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세 민간신앙에서, 마리아는 하느님보다 더 높은 여신의 위치에 있는 듯한 의심을 품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가, 마리아를 우리 신앙의 길잡이요 모범으로 알아 모시고, 우리 신앙의 어머니로 공경하고 그분이 걸었던 길을 우리도 따라 걸을 때 ‘마리아교'라는 오해를 없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개신교의 비판을 무조건 반박하기에 앞서 우리 자신들의 마리아 신심에 잘못된 점은 없는가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