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으로 인한 물 난리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번 국지성 호우로 전국에서 2만여 헥타르가 침수되었고 도고 40여개 구간에서 교통이 통제되었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도 이번 4대강 공사가 '홍수'를 막기 위한 역할이라는 점을 생각하자면 이번 결과는 처참하기만 합니다. 과연 정부가 말하는 홍수는 4대강에서만 발생하는 것인지, 이번 물난리의 최대 피해지는 4대강 주변이 아니라는 것을 정부만 모르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수천년을 이어온 자연은 다시 이전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보를 무너뜨리고 모래를 채우고 있습니다.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요?
4대강과는 관련이 없는 곳에서 발행한 '수해'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였습니다. 결국 대한민국이 내세운 홍수 예방은 전혀 작동하지 못했고, 국지성 호우에 전국 곳곳이 초토화 되었습니다. 이번 폭우가 내리던 날, 합천에 있는 시골집에 가기 위해서 들른 곳에서 본 광경은 처참했습니다. 과연 냇가라고 볼 수 있는지도 헷갈릴만큼 도로로 넘어온 수위에 경악했고 이미 냇물이 도로를 점령해서 진행금지 팻말이 세워진 곳에서는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물의 유속은 상상을 초월했고, 여기저기에서 흙탕물 범벅이 되었습니다. 당장이라도 산사태가 날만큼 흙은 파헤쳐졌고 보는 위험수위만큼 차 올랐습니다.
정부에서 내세운 '홍수 예방'이 과연 어떤 효과가 있기에 이토록 급하게 공사를 진행했는지 이번 수해를 입은 지역 중에서 4대강 지역도 많았습니다. 보가 무너져 내리고, 공사중이던 준설선이 급류에 휩쓸려 또다른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정부가 말하는 속도전은 이번 비와 같은 폭우 속에서도 일을 해야만 하는 일자리인가요?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자리라면 두말않고 사양하겠습니다. 밤이고 낮이고 파내는 흙에 대한민국의 강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변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무슨 자연의 보복이란 말인가요,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자연의 몸부림은 파낸 흙을 제자리에 채워놓고 세워둔 보를 무너뜨렸습니다.
이번 물 난리의 충격적인 진실은 정작 손보고 보수해야 할 곳은 손보지 않아서 산사태가 나고 둑이 무너지고 있는데, 그동안 큰 피해가 없었던 4대강만 손보느라 피해가 늘었다는 사실입니다. 4대강 공사로 인해 유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둑이 무너지고, 4대강 공사 하느라 손보지 못한 전국 곳곳에서 물 난리가 난 것입니다. 전세계 어느 국가에서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 수 있을까요. 홍수를 예방한다더니 산사태로 일가족이 사망하고, 전국의 수많은 농경지가 침수되었습니다. 아마 4대강이 완성되고 나면 그동안 없던 4대강 주변에서도 홍수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고,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지류와 농경지는 계속해서 홍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겠지요.
제대로 된 홍수예방이 목적이라면 홍수가 나는 지역부터 조사해야 하는데, 이미 알려진 것처럼 한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홍수는 지류에서 발생하고 여전히 비가많이 오는 장마철이면 농경지는 침수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4대강을 하는 그 열정으로 우리네 농경지를 보호하고 산사태가 나는 지역에 제대로 된 둑이나 건설해주면 안되는 것인가요? 자연은 보존해야 한다면서 개발이 최고의 보호책이라는데, 그 생각을 개발이 아닌 '보전'에 사용했다면 국민들이 조금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4대강 공사가 진행중이라는 사실이고, 이번 물 난리는 분명한 '인재'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