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길을 멈추지 말자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지난 10월 26일 강정에서 올라와 반전평화의 서각기도를 시작한지 14일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평화를 바라는 많은 분들이 모여 동지가 되어 함께 해주신 것에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광화문에서의 지난 14일은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매일 대사관 앞에서 미국국가가 울려 퍼지고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에 굴종하는 이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들의 거친 욕과 시비 앞에서 묵묵히 견뎌내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려하지 않고 눈과 귀를 막고 미국을 맹종하는 이들에게 모욕을 당하는 것이 몹시 분하기도 했으나 참으로 측은하기조차 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고 한반도에 평화가 올 수 있다면 그 어떤 모욕과 수난도 참을 수 있었습니다.
인종을 차별하고 전쟁을 부추기며 미국에서 조차 탄핵의 위기를 맞고 있는 트럼프가 어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가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찾아 간 곳은 평택미군기지 였습니다. 평택미군기지가 어떤 곳입니까? 저는 평화를 위협하는 미군기지를 반대하기 위해 평택 대추리에서 2년 반 동안 살았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평화로운 마을을 강제로 빼앗고 주민들을 추방한 다음 국민의 혈세 11조원을 들여 세계 최대의 미군주둔기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용납할 수 가 없습니다.
트럼프가 한국에 와서 남기고 간 것은 전쟁의 그늘입니다. 방위비 분담을 늘리고, 무기를 강매하고 통상압력을 강요하면서 오로지 미국의 이익을 위한 발언만을 하였습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 10년 동안 총 36조 원어치의 무기를 한국에 팔았습니다. 그들은 이번에도 전쟁위협을 거론하며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것을 강요합니다. 이번 서각기도를 마치면서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은 미국은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제 저는 다시 강정으로 돌아갑니다. 평화의 길을 가기 위해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것입니다. 힘없는 정부의 미국에 의해 끌려가는 한미동맹에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힘을 모아 반전평화를 위한 실천과 연대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호소 드립니다. 그동안 투쟁의 현장에서 항상 같이 만나고 함께 해주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콜트.콜텍 노동자.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싸워가는 꿀잠 동지들, 트럼프 방한 반대 방탄청년단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