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포스터: 무지개)
(웹포스터: 무지개)
(사진: 호수)
(아래 시: 김성규/ 전송: 호수)
구럼비 그 참혹함에
어디 사람뿐이겠는가
울고 있는 것들이 사람만이겠느냐
사람만이 울고
사람만이 아파하고
사람만이 괴로워하겠느냐
그 속에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
잔인한 포클레인 굉음 속에
신음조차 지르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뭇 생명들
그들뿐이겠느냐
붉은발말똥게 맹꽁이
그들뿐이겠느냐
그 속에 숨을 쉬는 뭇 생명들
따개비 거북손 즐비하게 늘어선 가막부리
그들뿐이겠느냐
호흡조차 제대로 연명하지 못하는 이
어디 그들뿐이겠느냐
잔인한 콘크리트 무덤 위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무너지는 가슴, 가슴 가슴들은 또한 그들뿐이겠느냐
구럼비 돌 틈틈이 박힌
들잔디 방풍초 들미나리 쑥 갈대
그들만이 탄식하고
그들만이 울고 있겠느냐
아! 누구라도 탄식하는 그 자리
누구라도 아파하는 그 자리
누구라도 고통 속에 몸부림하는 그 자리
바람이라도 쉬어갈 그 넉넉한 자리에서
무심히 철석이며 왔다가는 파도라도 쉬어갈 그 자리에서
차마 바람이라도 기가 막혀 쉬지 못해 달아나고
파도라도 눈물도 없이 애통하며 괴롬 속에 사라진다
여전한 포클레인 굉음은
통곡조차 외면하고 길게 늘어서서 제 갈 길만 가고
그 속에 떨고 있는 뭇 생명들은
잔인한 주검의 무덤 속에서
고통의 흔적도 없이 죽고 또 죽어간다
/강정 농부시인 김성규 <구럼비 그 바다에 부치는 글> 중에서
(아래 글: 테라)
제3회. 구럼비발파 추모제 <할망물 만나러 가자>
할망- 우리모두의 모태이며 생명수 강정물을 지켜주는 존재.
할망의 탯줄- 우리 모두는 할망과 어머니와 물과 땅, 바위 등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주는 매개체.
탯줄에 걸린 실타래, 지전물색(종이돈, 초록 노랑 빨강 천)- 실타래는 오랜 생명력을 의미하며 지전물색은
신께 바치는 돈과 옷을 의미. 마을을 지켜주는 신당의 신목에 거는 물건들.
허벅의 물- 할머니가 직접 냇길이소에서 정성으로 길어올린 물로써 할망물을
재탄생시켜주는 마을 물의 기원.
: 제주에서는 옛부터 신당의 신목 혹은 신석이 영적인 세계와 현실의
세계 이 두 세계를 연결해주는 다리였으며 심리적, 정신적으로 제주인들이 의지하고 마음을 터놓고 소원을
비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멧부리의 철조망은 '현재 갈 수 없는 '구럼비와 '우리가 서 있는' 멧부리... 이 두 세계의 경계에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구럼비와 멧부리 사이에 쳐져있는 철조망을 '넘어갈 수
없고 가로막는 물체'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과
사랑과 창조적인 생각을 잘 활용한다면 철조망은 두 경계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마음을 기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신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의 구럼비할망 퍼포먼스는 종국에는 이 철조망을 우리만의 구럼비 신목으로 탄생시키는 작업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구럼비할망 퍼포먼스 내용]
마을회관에서 구럼비학살추모제 시작을 함께 바라보시는 할머니.
할머니가 걷기 시작하시고 사람들은 할머니 허리춤에서 시작되는 탯줄을 손으로 잡거나 어깨에 메거나 하면소 거리
퍼레이드를 하며 걷습니다.
마을길을 걸으며 마을의 자연과 집들을 바라보고 사람들과 지킴이들의 모습들을 가만히 지켜보시고 느끼시는 할머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할머니.
할망을 선두로 하여 행렬이 멧부리에 드디어 도착하고 모두가 중앙 무대로 자연스럽게 모이면서 둥글게 모여서면 할망은
등에 지고 온 냇길이소 물이 담긴 물허벅을 내립니다.
할망은 물을 그릇에 정성스럽게 부어 주고 사람들은 돌아가며 모두 그 물을 한모금씩 마십니다.
그리고 할망은 멧부리 무대 중앙에 있는 '할망물'에다 길어온 냇길이소 물을 가득 붓습니다.
물이 할망물에 가득차면 사람들은 각자 잡고있던 탯줄에서 실패와 지전물색을 떼어냅니다.
실패와 지전물색을 떼어내는 것은 일종의 아기가 태어날때 하듯이 탯줄을 매듭짓고 잘라내는 행위와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들 스스로 각자 일어섬과 동시에 구럼비바위와 할망물을 위하여 기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각자 잘라낸 탯줄(실타래)과 '지전물색'을 가지고 멧부리 철조망으로 다가가서 철조망에 묶습니다.
할망은 사람들이 철조망에 매다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보다가 아주 천천히 멧부리 해변 끝으로 걸어가시며 바람속으로
사라집니다.
'쎄크리드 써클댄스'에 대한 내용:
신성의 춤, 원형의 기도 춤.
인간 역사상 고대 때부터 추어진 가장 오래된 형태의 춤입니다. 모든 나라와 모든 민족에게 써클댄스가 존재합니다.
쎄크리드 써클댄스는 손과 손, 손과 어깨, 손과 허리 등 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며, 땅위의 발을 움직이고 그에 따른 마음의 진동을 통해서 나와 내안의 나룰 연결하고, 나와 너룰, 나와 우리를, 나와 우리이전의 역사속의 존재들, 나와 자연을 연결하는 춤명상이자 춤기도입니다. 동작은 모든 남녀노소가 따라할 수 있도록 간단하고도 반복적인 동적으로 이루어지며 모든 동작은 언어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쎄크리드 써클댄스는 춤 동작 사이의 여백을 더 중요시 여기며, 내면 안으로 깊이 느끼도록 하는 춤입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춤의 즐거움과 춤의 영성 속에서 공동체를 회복하고 진정한 삶의 기쁨을 깨닫는 춤입니다.
(이미지: 사진: 조성봉/ 포스터 이미지: 복희)
(아래 전송: 호수)
"여기서 태어나 54년을 여기서 살았어. 어릴 때 매일 구럼비 해안 물가로 나가서 헤엄도 치고, 고기도 낚고. 어른이 돼서도 구럼비 해안은 그냥 일상의 터전이니까 없어진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지. 근데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여기가 콘크리트로 덮인대. 구럼비에서 더 살고 싶고, 내 아이들이랑 후손들에게도 그대로 물려주고 싶어."
-울지마, 구럼비. 힘내라 강정 책 중에서..
구럼비 발파 3주년 행사를 준비하며, 구럼비가 우리들의 곁을 떠나기 전 그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마음을 졸이며 발파를 중단시키기 위해 애썼던 흔적들을 온라인 상 여기 저기에서 그림이나 홍보 포스터 등을 통해 발견했습니다.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극심한 내전을 경험한 동유럽의 한 신학자는 말했습니다. 폭력의 시대에 살며서 가장 치열한 것이 바로 기억과의 싸움이라고요. 우리가 가진 진실과 추억이 구럼비처럼 차갑고 두꺼운 시멘트에 덮혀 버리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끝까지 기억하고 저항해야 할 것 입니다.
3월 7일 이번 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강정마을 일대에서 진행되는 구럼비를 추억하는 '너영 나영 할망물' 행사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시기를 기다립니다. 마을회관에서 평화센터, 공사장 정문 그리고 멧부리 까지를 걸어가며 곳곳 마다 이야기와 노래 그리고 공연과 깜짝 활동으로 꾸며질 예정입니다. 자신의 기억에 서려진 구럼비에 대한 그리움 가지고 옵서예~
* 사진 자료는 온라인 여기 저기서 퍼왔음을 미리 밝힙니다.
* 많은 공유 부탁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