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제발 죽여주세요]
미장원이란 델 갔다. 잘 못 들어왔다.
전부 정신병과 관련된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
하나같이 죽여 달라 살려 달라 애원이다.
내 뒷머리 좀 제발 죽여주세요, 부탁이예요
내 앞머리만큼은 그냥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죽여 달라는 그녀의 표정은 의외로 행복하기까지 보인다.
헤어드레서가 가위를 들고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나는 미장원을 빠져나왔다.
문 앞의 까만 봉투에 머리카락 같은 것이
삐죽 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가지가 들어 있는 것이었을까?
오늘 또 하나 배웠다.
이 노무 한국에는 공식적으로 청부살인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던 것이다.
[때려, 때리자구]
한번은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런 말을 들었다.
“야! 밥 때릴래?” “잠깐만 전화 먼저 때리고...”
아흐~ 이거 또 뭐란 말인가?
이번엔 정말로 내가 미치겠다.
밥을 때리는 건 뭐고
전화기를 때리는 건 또 뭐란 말인가?
어떻게 때리는 것인지 구경하고 싶었다.
전화기를 때리는 모습은 그저 보턴 누르는 것 말고는
아직까지 목격한 장면이 없다.
사실 밥을 때리는 장면을 보고 싶었다
뭘로 때릴까? 그냥 맨손으로 때릴까?
아니면 야구방망이로 때리는 것일까?
왜 때리는 것일까?
다음 번엔 꼭 구경해 봐야겠다.
[도둑이 칭찬받는 한국]
식당엘 갔다.
밥을 때리는 사람을 구경해보기 위해서였다.
식사를 다 마칠 즈음에도 밥을 때리기 위해
나타나는 한국인은 아직 없었다.
아~ 얼마 전의 그 사람들은 안 나타나는 것일까?
밥 때리다가 혹시 폭력범으로 잡혀 들어간 것일까?
암튼 그 일은 잊기로 했다.
이때 저쪽 편에서 종업원으로 보이는 사람과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간의 대화가 들렸다.
난 또 그들의 대화 때문에 가뜩이나 혼란스러워지는
이 노무 한국말에 돌아버릴 것 같았다.
“응? (식탁) 다 훔쳤냐?”
“네.. 완전히 흔적 없이 다 훔쳤습니다.”
“그래 잘했다. 쉬어라”
훔치고 칭찬받는다. 그 종업원 녀석은 입이 헤 벌어진다.
주인도 흡족해한다. 등까지 두드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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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그대가 머문자리 원문보기 글쓴이: 예멘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