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에 걸쳐 저희 작업 세션 일부를 공개하려고 합니다.
현재 데모 작업은 두 곳에서 나누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새 노래의 합주 및 일상적인 연습 시간과, 드럼과 보컬 같이 볼륨을 크게 낼 수 있어야 하는 녹음 작업은 서교동의 작업실에서 하고 있습니다. 연습 과정이 잘 풀리는 날은 즐겁지만, 종종 아이디어가 막히면 힘들어지기도 하죠. 지금까지 작업한 곡 들중 사용하지 않기로 한 곡도 얼핏 생각해도 4곡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 지난 파라노이드 1월호가 나왔을 때 합주가 끝나고 찍은 사진입니다. >
아마 페이스북을 오가는 분들은 보신 사진이겠지만, 드럼룸입니다. 이 곳에서 드럼 트랙 작업이 이루어지고, 그대로 녹음됩니다. 저희는 작업할 때 드럼 트랙이 바뀌어야 하는 경우, 수정 버전을 처음부터 재녹음합니다. 어차피 연습을 따로 할 시간은 모자라고, 튜닝과 연주 컨디션이 매번 바뀌기 때문에 수정된 부분만 덧붙여 녹음하는 것도 복잡합니다. 물론 컴퓨터로 찍어버릴 수도 있지만, 찍어 놓은 드럼을 실제로 연주하려고 하면 항상 뭔가 부자연스럽기 마련입니다.
이 방에서 보컬도 녹음을 합니다. 바닥면을 제외한 모든 벽과 천장이 fabric이기 때문에, 좀 답답한 소리가 나고 좁은 공간에 큰 소리가 들어 있으니 답답하게 녹음되는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여기만한 공간이 있는 것도 다행입니다. 보컬 녹음을 할 떄 아래 사진의 드럼들은 차곡차곡 한쪽으로 쌓이게 되지요.
<데모 드럼 트랙킹 준비 중, 가장 비장한 순간입니다.>
현악기 작업들은 기타리스트 항가 군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합주는 서교동 작업실에서 하지만, 현악기 파트 녹음 및 간단한 이펙팅은 양재동에서 이루어집니다. 확실히 서교동 작업실에서 제가 현악기까지 다 건드리면 뭔가 아쉬운게 많은데, 기타리스트가 이 분야를 작업하면 확실히 뭔가 다르더라구요, 굉장히 딱딱하게 들렸던 제 작업 음원이 훨씬 유연해지는 느낌입니다.
<양재동, 지난 11월 데모 프로토타입 녹음중>
새로 들려드릴 노래가 귀에 착 감기면서도 은근히 다시 생각나는 노래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곡 쓴다고 작업실에만 있는 것보다 저희가 어떻게 작업하고 있고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려드리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잠시 연습 제껴두고 이런 글 먼저 쓰는거고요.(^^) 어쩌면 이런 글들을 조금씩 써나가는 것이 저도 잃었던 컨디션을 다시 회복하는 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작업실에 몇 분 다녀가실 때면 이도 저도 안되던 연습에 긴장감이 생기기도 하구요.
조만간 part II와 함께 새로운 노래들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첫댓글 이런 과정을 거쳐서 곡이 탄생하는거군요! 양재동 저희동네라 그런지 반갑네요~ 신곡 기다리겠습니다! X-0(버리는 곡이 있다니 너무너무 아깝네요ㅜㅜ 붉나합의 모든 곡을 듣고 싶어요>_<!!)
답글이 많이 늦었네요. 버리는 곡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게 다 갖춰지는게 매번곡마다 쉬운건 아니거든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