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9 – 7. 2 갤러리내일 (T.02-391-5458, 세종로)
산 · 山 · 섬
이정원 초대전
글 : 이정원 작가노트
산과 섬을 구분짓는 것은 무엇일까?
물이 경계하는 곳에서부터 뭍과 떨어진 것을 섬이라 하지만 엄밀히 물밑으로는 산과 이어져 있다 그 형상도 산의 패턴을 따른다. 운해위에 드러난 산봉우리들 때때로 섬의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섬은 산의 일부이거나 곧 산이다. 새벽을 깨치는 생명의 기운생동함을 표현하고 싶었던 그간의 작업에서 산과 섬의 기본 패턴과 질서가 종이의 오브제로 어떻게 형상화될 수 있을지에 집중했다.
청나라 화가인 석도는 ‘ 그림은 이치를 표현한다. 피상적인 겉모습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구름을 한 방안에 모으고 긴 강을 조그만 강으로 축소하며 만길의 벼랑을 한줌의 돌로 그려낸다’라고 하였다. 또한 ‘한 획의 법을 이해하면 그림그리는 모든 일을 끝마칠 수 있다’고 하였다. 자연의 이치를 터득한 후에 일필휘지로 山을 그려낼 수 있으면 좋으련마는 내가 사용하는 오브제의 특성상 이 ‘한 획’이라는 것에 다다르기는 아직 요원한 느낌이 든다
지금껏 해왔던 사실적인 느낌의 산의 패턴들이 나의 오브제와 잘맞는다고 생각하고 반복하다보면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 山을 이루는 기본형이 무엇인가? 제각기 다른 형상들이 모여 엄격한 질서를 이루는 자연에서 기본형을 찾는 일부터 이치에 한발짝 다가서고자 한다. 한 획의 법이 현대적인 오브제와 미디어로 표현될 때에는 여러 시도를 통해서 개념정립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