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 김아영 작가는 영속적으로 개화하는 창생적(創生的) 봄의 전신(傳神)을 담는데 집중한다. 봄은 만물을 생성 화육하는 자연의 도체(道體)로써 작가에게 조형세계의 시원이자 구안의
토대가 되어왔다.
작가는 감각적인 구도와 채색에 의한 형사(形似)의 표출과 함께, 숙간(熟看)과 관물(觀物)로써 대상과의 직접적인 교감을 체득해 그리는 문인화의 자득적(自得的) 창작태도를 견지하며 그 정신까지 화폭에 담고자 했다. 이는 한국 문인화를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적 창작방법론을 넘나드는 조형적 탐구 속에서 구축된 것으로 작가의 만개한 기량과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살구나무, 32x33.5cm, 순지에 수묵채색, 2019년
봄이 상징하는 창생의 이미지는 완결과 영속의 알고리즘을 형상화하는 작가의 독특한 작업 방식을 통해 화면 너머로 그 사유 공간을 확장시킨다. 미세한 반복과 차이, 변주를 통해 이어질듯하지만 실은 분절된 공간을 담은 연작 작품은 각각 완결된 세계를 구현하면서도 영속적인 공간으로 이어지는 이원론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또한 따뜻한 봄바람에 살랑대는 꽃잎을 통해 화면 밖으로 봄 향기가 그윽하게 퍼지는 듯한 전시장은 시각과 후각뿐만 아니라 촉각과 미각, 청각을 아우르는 공감각적인 공간으로 재구축되고 있다.
수선화, 18.5x25cm, 순지에 수묵채색, 2018년
이처럼 창생의 개념은 무한한 상상의 화폭으로 제공된 전시 공간으로 확장되어 관객에게 봄의 전신을 발신한다. 봄빛 가득한 김아영 작가의 이번 전시는 따뜻한 위로를 담고 있다. 작가는 섬세하고 애정 어린 붓질로 찬란한 봄을 시현하며 우리가 잃어버린 계절을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하늘, 30x22.5cm, 순지에 수묵채색, 201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