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운산~예미산 .. 16.8km.. 7/20시간..
예미역에 주차하고 버스로 함백종점으로 갈 궁리를 한다..
버스 시간이 안 맞으면 예미 동네 뒷산 산자락으로 붙어서 예미산부터 산행 하려 한다..
시골 버스 정류장에 붙은 시간표는 해독하기 어렵고 날씨는 추운데
마침 지나는 빈 택시가 있어 망설임 없이 함백 종점으로 간다..
두위봉 길을 잠시 따르다가 벗어나는데 두위봉 전위봉이 하얗게 서리를 둘러쓰고 있다.
어차피 꼭 가야 할 목적 산행이 아니고 어디든 풍경 좋은 산이면 만족하기에
두위봉으로 갈거나 갈등했지만, 차량 회수가 번거롭기에 예정대로 산길을 간다.
질운산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니 운무가 희롱하는 하얀 두위봉 풍경이 못내 아쉽기는 하다.
선답자의 낡은 띠지가 겨울 산의 적적함을 더한다..
여름이면 낮은 가시덩굴로 발목이 많이 걸리적 거렸겠다..
산행 초반이라 그럭저럭 걷다보니 질운산이고..
능선을 오르내리는 산길을 적당한 낙엽으로 푹신하게 걷기 좋다..
새비재 고개.. 지자체에서 임도길을 이어서 둘레길로 조성한듯하다..
독가촌..
여기저기 몰려다니며 레저를 즐기는 건 좋은데, 좁은 국토의 산길 훼손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조망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안개 자욱한 산길은 오롯이 산행에 집중하기 좋아 보인다.
922봉이 나름 이름표를 달고 있다..
넘어온 922봉이 높아만 보이는데 저만큼 다시 올라야 하기에 절로 주눅이 든다.
왼쪽 끝 아주 흐릿한 봉이 질운산인듯싶다..
뱃재에서 급사면으로 고도 300미터 이상을 높여야 하는데,
컨디션(장염) 난조라서 밧줄에 매달리며 겨우겨우 오른다.
이리 힘들게 올라온 봉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예미산에서 수라리재로 향하는 지맥 길을 벗어나 길도 없는 능선으로
수시로 방향을 확인하며 거친 잡목을 헤치며 내려간다.
간벌지 자작나무 조림지대를 지나며 ..
능선이 워낙 펑퍼짐해서 잠깐 방심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벗어난다..
발목을 감아채는 낮은 덩굴 지대가 시간을 지체하게 한다..
고랭지 밭을 지나며 잠시 잡목지대를 벗어난 해방감을 맛보기도 한다..
울타리를 넘지 못해 빙둘러 돌아가기도..
두어 번 잡목숲과 밭지대를 넘나든다..
잡목숲에 꼭꼭 숨겨진 688봉을 찾아서 옳은 방향으로 하산하는지 확인한다..
회초리 같은 나뭇가지에 얼굴 몇 번 얻어맞으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딱히 답하기 옹색하다..
..
산 허리를 지나는 임도를 몇 번 건너가며 내려간다..
조급함 없이 한 발씩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다보면 끝이 보이는걸....산길이든.. 인생사 뭐든..
첫댓글 오지에 잡목속에서 고독을 즐기셨으니
본전 뽑으셨습니다 ^^
오지산행도 은근 중독성이 강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