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농업기후지대, 기후변화에 맞게 다시 구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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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농업기후지대, 기후변화에 맞게 다시 구분해야

- 현재, 40년 전 기후자료를 이용해 만든 농업기후지대 사용 중

- 기후변화로 기온·강수량 증가, 일조시간 감소

기후변화로 기온이 크게 높아지고 강수량이 증가하는 반면 일조시간은 크게 줄고 있어 벼 농업기후지대도 최근의 기후변화 특성을 반영해 다시 구분해야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립농업과학원 심교문 박사 연구팀은 1971년부터 2010년까지 40년 동안 벼 작물 기준 전국 19개 농업기후지대와 제주도를 포함한 총 20개 농업기후지대의 연대별 기후요소 변화 양상과 특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농업기후지대는 작물 생육과 생산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기후자료를 바탕으로 농업지대를 구분한 것으로 작물 생산량 평가와 작물 생육 제한요인, 작물재배적기 평가, 생산량 비교, 기후변화영향 평가 등에 사용되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벼의 농업기후지대는 지난 1985년 농촌진흥청 팀이 개발한 것으로 1973년부터 1982년까지 10년간의 기후자료를 이용해 남한을 19개 농업기후지대로 구분한 것이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최근 한국기후변화학회지 제5권 1호에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연대별 연평균기온은 1970년대(1971~1980) 12.0℃에서, 1980년대(1981~1990) 11.9℃와 1990년대(1991~2000) 12.2℃, 2000년대(2001~2010)에는 12.6℃로 높아졌다. 기간별 연평균강수량은 1970년대 1,270mm에서 1980년대 1,343mm, 1990년대 1,350mm, 2000년대에는 1,416mm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기간별 연평균 일조시간은 1970년대 2,421시간에서 1980년대 2,352시간, 1990년대 2,196시간, 2000년대에는 2,146시간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후요소를 농업기후지대별로 재분석한 결과 20개 농업기후지대 가운데 15개 농업기후지대에서 연대별 기온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부내륙지대(+1.2℃)와 소백서부내륙지대(+1.1℃), 동해안남부지대(+1.1℃)가 1970년대에 비해서 2000년대 기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대별 각 농업기후지대의 강수량은 대부분 농업기후지대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태백고냉지대(+364 mm)와 태백준고냉지대(+326 mm)가 1970년대에 비해 2000년대 강수량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연간 누적일조시간은 20개 농업기후지대 가운데 15개 농업기후지대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감소했다. 특히 중부내륙지대와 태백고냉지대의 일조시간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는데 중부내륙지대의 경우 995시간이 줄어들어 20개 농업기후지대 가운데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심교문 박사는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지형의 영향으로 기후의 지역적인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기후특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후특성이 변하면 농업시스템이 변화되어 파종시기 등 농작업의 일정, 심지어 재배할 수 있는 품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심 박사는 특히 “현재 벼 안전재배지대 평가에 사용되고 있는 19개의 농업기후지대는 1985년에 개발된 것으로 최근 변화한 한반도의 기후변화 특성을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활용에 제한이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의 기후변화 특성을 반영해 벼 농업기후지대 구분을 다시 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