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이 당사자의 집이라면,
부모형제와 지인들이 자주 들르면 좋겠습니다.
부모, 형제, 친척, 친구, 교우, 동료 ...
들르는 일도 자연스러운 일상이면 좋겠습니다.
지나는 길에· 다니러 · 놀러/ 심방· 집들이· 파티 ...
"아이고, 니가 웬일이고?"
"지나는 길에 들렀지. 오랜만이야."
"그래 잘했다.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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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놀러 온 동생>
햇살이 봄을 알리고, 봄바람이 몸을 산뜻하게 하는 오후다.
배추밭에 냉이랑 쑥을 캐서 오는데 경선 아줌마의 동생들과 조카들이 왔다.
양손 가득, 아줌마를 생각한 마음이 들려 있었다.
둘째 셋째 넷째 동생과 조카 세 명까지, 방이 비좁다.
이야기 꽃이 피었다.
"자주 못와서 미안해."
"전화하잖아, 괜찮다."
말씀은 괜찮다고 하시는데, 표정은 자주 오라는 듯 하다.
동생들이 사 온 두유를 사람들과 나누면서
'동생과 조카가 사 왔으니 맛있게 먹으라'고 꼭 말씀하신다.
아주머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
2012. 3. 16 일지, 박현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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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놀러 간 동생>
며칠 전부터 고모와 누나에게 연락이 되지 않았다.
농번기라 많이 바쁘다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었다.
아저씨와 함께 가보기로 했다.
교회 다녀오신 후, 오후 늦게 출발했다.
항상 그렇듯이 마트에 들러 음료수 두 박스를 사셨다.
고모댁에 먼저 갔다. 계시지 않았다.
밭에서 일 하시고 계실 거라고, 아저씨가 짐작 하셨다.
누님댁으로 갔다.
이제 막 밭에 갔다오는 길이라고 하시며, 누님과 매형이 반갑게 맞으셨다.
설에 봤을 때 보다 얼굴이 좋아졌다고 하셨다.
콩죽을 내오셨다. 점심 때 드신 콩죽이라고 하셨다.
콩죽이 반가웠다.
콩죽 먹는 동안에, 올해 아저씨의 계획을 말씀드렸다.
오토바이도 곧 구입할 거라고 말씀드렸더니, 위험한데 꼭 타야겠냐며 말리셨다.
오토바이 사고가 크게 한 번 났던 터라 많이 걱정되시는 모양이다.
시래기를 많이 말려놨는데 가지고 가서 식구들이랑 나눠 먹으라고 챙겨주셨다.
시래기를 챙기러 창고에 들어가시더니, 호두도 챙기시고 말린 모란대도 갖고 나오셨다.
다 주시면 드실 거 없다고 사양해도, 둘이 살아서 많이 안 먹는다며 더 챙겨 주셨다.
매형이 이빨 치료하러 읍에 자주 나오신다고 하셔서
그때 전화하시라고 직원과 아저씨 전화번호를 적어 드렸다.
'읍에 나오면 같이 밥 먹자'고 아저씨께서 누님께 말씀드렸다.
'알았다'고 하셨다.
농번기 지나면, 아저씨 쉬는 날 나들이 가자고 말씀드렸다.
오늘은 날씨도 참 좋다.
2012. 4. 8 일지, 박현진, 편집.
첫댓글 혼자 사는 동생 보고싶어 찾아오고, 농사짓느라 고생하는 누님, 매형 보고싶어 찾아가는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정겨움이 묻어나는 글입니다.
그렇죠. 정겹습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하지요.
이런 게 사는 거구나... 하는 마음이 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