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폭염은 정말 대단하다. 갈수록 더 심해질 것 같아 불길하다. 많은 이들이 더위를 피해 이런 저런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짧은 휴가 이후에 더 길고 지루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떠나야 할 진정한 여행이 있다면, 그것은 마음(Heart)으로의 여행이 아닐까?
신시아 부조의 ‘마음의 길’은 이러한 마음으로의 여정을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그리스도교 관상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기도수련으로 자리잡은 향심기도(Centering Prayer)의 방법, 전통, 심리학, 그리고 영적 깨어나기와의 관계 등을 다룬 책이다.
인간의 가장 큰 비극은 ‘잘못된 정체성이라는 비극적 상황의 희생자’라는 저자는 말한다. 작은 자아(표면적 자아, 에고적 의식, 일상적 알아차림)는 존재의 전체(the whole of who I am)가 아니다. 그 표면 아래에는 더 깊고 어마어마한 더 진정한 자기(참자기, 진아, 대아)가 있다. 작은 자기와 더 큰 자기 사이의 이런 혼동이 인간조건의 핵심적인 환영이다. 이 환영을 뚫고
소아에서 대아로, 나아가 하나님의 은총의 바다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존재로 변형되는 길이 바로 향심기도, 존재의 중심으로 향하는(Centering) 기도다.
이 기도의 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어린아이같은 단순한 신뢰, 그리고 매일 20분간의 ‘의도된 침묵’의 시간을 갖기, 그리고 일상에서 향심기도를 실천할 수 있는 ‘환영 기도’(welcoming prayer)를 적용하기, 그리고 신앙공동체속에서 성서와 함께 기도하기 등 이다.
이 기도의 길은 그리스도교 신비전통의 ‘오랜된 미래’의 길이다. 향심기도의 계보는 예수님 자신의 영적 가르침과 수행을 원류로 하면서( 마태 6장 5절, 요한 10;30) 3세기에서 6세기까지의 사막교부, 교모들의 영적 수행, 그리고 렉시오 디비나로 알려진, 성서로 기도하는 베네딕토회 전통과 연결된다. 또한 이 향심기도의 길은 초대교회 그리스도론으로 소개된 ‘케노시스’(자기비움,빌 2:7)의 신학을 매일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수행의 길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30여년이 넘는 오랜 향심기도의 길을 걸으면서, ‘아름답고 힘이 있는’ 교회와 그리스도교의 모습을 직접 보았다고 증언한다. ‘조화, 위엄, 깊이’가 회복되는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 이 존재의 중심으로 향하는 기도의 길에 초대하고 싶다.
이진권 목사(한국샬렘 프로그램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