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를 기대하며.
조경열 목사(한국샬렘 공동대표, 인천연희교회 담임목사)
2020년 새해 첫날 아침은 계양산에서 맞이하였다. 새로운 10년을 시작되는 첫 아침을 맞이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의 목자 되신 하나님,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게 하소서." 올려진 기도는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소식으로 하나님은 응답하신다. 이후 한국의 첫 감염 확진자, 질본의 감염병 주의단계, 우한 교민철수, 이어 31번째 확진자, 신천지 등장. 2월로 들어서며 교회도 긴장하며 행사들을 취소하기 시작한다, 3월에는 교회의 예배를 중단하라는 강력한 권고와 이를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발전한다. 결국, 전쟁 한복판에서도 멈추지 않았다는 예배를 도리 없이 중단하는 초유의 일을 교회가 경험한다. 코로나19는 그 만큼 강력하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코로나19 이후가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펜데믹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미래 또한 예측할 수가 없다고 한다. 다만 중세의 페스트가 중세사회에 르네상스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듯이 펜데믹 상황이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보건 환경 뿐 아니라 국가체계 나아가 국제관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 한다. 최재봉교수(성균관대)의 은유적 표현, 지금 한국의 상황을 19세기의 조선사회가 근대화를 처음 대면할 때의 낯선 상황과 같다는 그의 표현을 음미한다. 교회가 스스로 변하지 않으니 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하나님께서 이끌어 주심이다. 마치 예루살렘의 제자들을 스데반 사건으로 떠나게 하심과 같다
실천신학대학원 조성돈 교수는 코로나19가 준 가장 큰 영향을 교회당 중심의 교회에 대한 전통적 인식이 허물어진 것이라 한다. 교회당 예배를 주일성수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던 신앙생활이 영상예배나 방송매체를 통한 예배 경험으로, 개인 중심의 신앙생활로의 전환이라고 지적한다. 21세기교회성장연구소 김두현 박사는 “오는 9-10월이 되면 소형교회는 물론 중.대형교회를 포함해 30% 안팎의 교회가 극심한 위기를 겪을 것”이라며 교회의 위기를 경고한다. 소강석 목사는 교회환경의 변화를 지적하며 "과거에는 시대나 사회문화가 교회를 세울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지금은 교회를 파괴하는 환경으로 변화”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이라고 하면서 다시 교회를 세우는 운동(church planting)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가 한국교회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만은 아니다. 교회를 적대시하던 신천지 집단의 정체가 드러나고 근간이 흔들
리게 된 것이 큰 유익가운데 하나이다. 신천지가 교회의 반면교사가 되어 젊은이들이 교회를 외면한 것이 아니라 교회가 그들을 외면한 것임을 깨닫게 하였다. 아울러 사회적 트랜드인 언콘텍트 문화, 나홀로 문화에 교회도 익숙하게 되어 미래 선교를 위한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하였다. 앞으로는 건물에 매이지 않고도 선교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또 한가지는 의존적인 그리스도인들을 성숙한 신앙인으로 성장시키는 기회가 되었다. 3개월동안이나 현장예배가 없는 초유의 일을 겪으면서도 교인들의 재정 헌신에는 별 차이가 없었음은 교인들이 얼마나 성숙해졌는가를 반증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교회에 준 가장 중요한 유익은 교회로 하여금 자기성찰의 기회를 갖게 한 점이다.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주일의 거룩하게 지킨다는 것은 무엇인지? 미래의 교회는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이제 교회구성원은 이전의 교인들이 아니다. 더지앤컴리서치의 "코로나19가 끼친 한국교회 영향도 조사보고"에 의하면(2020.4.9) 주일성수에 대한 기존 생각에 22.9%가 코로나19가 변화를 주었다고 답한다. 아직도 종료되지 않은 코로나19 상황은 영적태만을 만들어 이제는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우선 교회는 안식이 있는 주일을 고민해야 한다. 주일 예배회수를 줄여 주일을 가볍게 해야 한다.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을 체험하는 예배와 소공동체 나눔이 있는 주일이 되어야 한다. 또한 교회의 경계가 모호해짐으로 교회의 소그룹공동체를 강화해야 한다.
교회 공동체의 경계가 모호해졌기에 더욱 견고하게 소그룹공동체를 세워야 한다. 소그룹지도자의 육성이 불가피 하다. 홀로 설 수 있는 강한 지도자. 연대할 수 있는 사회적 지도자, 섬길 수 있는 행복한 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
아울러 신양양육에 가정과 세대를 품에 안는 노력을 다시 해야 한다.
코로나19가 교회에 준 선물은 기도 문화를 바꾸게 한 점이다. 교회공동체의 영성을 위하여 '통성기도'는 필수라 여겼는데 마스크 착용과 비말에 대한 염려 때문에 자연스럽게 침묵기도 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이는 기도형식의 변화보다도 내면을 대할 수 있는 신앙문화를 대하게 된 것이 중요하다. '아멘'으로 마무리 하던 강단문화는 자연스럽게 영성형성적인 질문으로 바꾸어 졌다. 새벽 말씀이 유투브 영상으로 아침마다 개인에게 전할 수 있음은 한 말씀으로 살아가는 영적공동체의 기회가 된다. 현장예배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과 SNS, 네트워크 연결, 영상대화는 교육뿐 아니라 신앙 돌봄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주었다. 나 홀로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영적 친밀함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한 천주교 사제의 말을 기억한다. "연례 고해성사는 냉담자가 많은 천주교회를 이끌어 가는 힘입니다."
코로나19가 시작할 때만해도 "이 땅을 고치시옵소서" 기도하였다.
다시 기도한다. "나를 고치시옵소서." "나의 목회를 고치시옵소서." "교회를 새롭게 하소서".
강한 나무를 확인하는 것은 태풍을 겪어 봐야 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둠이 걷히는 날 이 땅과 교회가 새 날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