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을 겨냥한 탄핵 청원 3건이 하원에서 모두 기각됐다고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일간지 마닐라불러틴 등은 전날 하원 법사위원회가 아키노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된 탄핵 청원을 표결에 부쳐 찬성 54대, 반대 4표로 기각했다고 전했다.
법사위원회는 일부 좌익 시민단체와 야당이 낸 탄핵 청원이 모두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법사위 회의장 주변에는 일부 청년들이 몰려와 "아키노 대통령 축출"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이다 쫓겨나기도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에 대해 에르미니오 콜로마 대통령궁 대변인은 "아키노 대통령은 정의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바얀(Bayan) 등 시민단체와 일부 야당 의원들은 아키노 대통령이 미국과 체결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 잉여예산의 조기집행 프로그램(DAP) 등 일부 정책과 관련해 하원에 탄핵 청원서를 제출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남중국해 일부 도서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와중에서 미군의 순환배치 확대를 허용하는 내용의 EDCA를 체결, 좌익 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특히 경기부양 차원에서 시행한 DAP 정책과 관련해 대법원이 예상과 달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