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절 기본적 진리
제1 진리
(2) 마리아와 지성하신 천주 성삼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 제1권 29-32 면 참조
17. 천주 성부께서는 단순한 피조물인 마리아를 구세주의 어머니로 선정하시고 마리아에게 당신의 풍성한 생산 능력을
나누어 주었으니,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그리스도 신비체의 모든 지체를 낳을 능력을 마리아에게 주신 것이다.
18. 천주 성자 예수 그리스도는 새로운 아담으로서 당신의 지상 낙원이었던 동정녀 마리아의 태내(胎內)에 내려 오시어
그 속에 기뻐하시면서 숨어 있는 채로 거룩한 은총의 기적을 행하셨던 것이다. 그분은 마리아의 복중(腹中)에 있으면서도 자유를
누리시고 온순하신 마리아가 잉태한 채 이리저리 돌아다니셔도 그분은 당신의 권능을 발휘하셨으며, 성부와 당신의 영화를 지상의 모든
조물에게는 감추시고 오직 마리아에게만 알리심으로써, 당신과 성부의 영광을 드러내셨던것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잉태, 탄생,
성전에의 봉헌, 30년간의 숨은 사(私)생활을 통해서 사랑하올 동정녀 마리아에게 복종하면서도 당신의 완전성과 존엄성을 드러내셨던
것이다. 마침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실 때 예수께서는 옆에 서 있던 마리아와 함께 하나의 유일한 희생을 드리려 했었으니, 하느님의
뜻을 따라 아브라함이 그 외아들 이사악을 희생시킨 것처럼 예수께서도 어머니 마리아의 동의(同意)로 영원하신 성부께 희생으로
바쳐졌던 것이다. 예수를 낳아 젖을 먹였고, 음식을 주었고, 돌보아 주며, 애지중지 길러 주신 어머니 마리아가 마침내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아들 예수를 제물로 희생시켰던 것이다.
영원하시고 완전 무결하신 하느님께서 미천한 조물인 마리아에게 복종했다는 것은 얼마나 놀랍고도 기묘한 일인가! 비록 사람이 되신
지혜가 숨어 사는 동안 온갖 신비로운 활동을 숨겼지만 성령께서는 복음성서에서 완전한 비밀로 감추지 못하고 결국 우리에게 이 종속된
생활의 무한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보여 주려고 했다. 어머니 마리아에게 30년 동안이나 복종하면서 사셨던 사실은 예수께서 큰 기적을
행하여 전 인류를 회개시킨 것 이상으로 하늘에 계신 성부께 더 큰 영광을 돌린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의 유일한 모범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성모님께 우리 자신을 예속시킴은 얼마나 하느님께 영광을 드림이 되는가!
19. 우리가 예수의 생애를 유심히 관찰해 볼 것 같으면, 예수께서 마리아를 통해서 기적을 시작하기를 원하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예수께서는 엘리사벳의 태중에 있는 요한 세자를 마리아의 입을 통해서 성자(聖者)가 되게 하셨으니, 마리아가 말을
하자마자 엘리사벳의 태중에 있던 요한은 거룩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초자연계에 있어서 예수의 첫 번째이며 가장 큰 기적이었다. 또
가나 혼인 잔치에서 예수께서는 마리아의 겸손한 청을 받아 물을 술로 만들었으니, 이는 자연계에 있어서의 당신의 첫 번째의
기적이었다. 이렇게 예수께서는 마리아를 통하여 기적을 행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와같이 세상 마칠 때까지 당신의 기적을 마리아를
통하여 행하실 것이다.
20. 천주 성부는 성자를 낳고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는 천주 성령은 또 다른 신위(神位)를 가진 천주위를 낳지
않으셨다. 이렇게 천주 성삼, 바로 그 안에서는 생산 능력이 없는 성령은 그의 배필이 된 마리아 안에서 비로소 풍성한 생산 능력을
발휘하셨으니, 성령은 마리아와 더불어 마리아 안에서 그의 최대의 역사, 즉 사람이 된 천주 예수를 낳으시게 하셨으며, 또 마리아와
더불어 마리아 안에서 성령은 날마다 하느님의 간선자와 그리스도를 머리로 존경하는 신비체의 지체들을 세상 마칠 때까지 계속 낳으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령이 한 영혼 속에 당신과 떨어질 수 없는 충실한 배필, 마리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 할수록, 성령은 그
영혼 속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여 더 훌륭히 그 영혼 안에서 예수를 나타내며 그 영혼을 예수와 일치시키는 것이다.
21. 위와 같이 이렇게 말한 것은 성령이 참으로 생산 능력을 가지지 못했으므로, 마리아가 그 능력을 성령께 드렸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이것은 성령 역시 하느님이시므로 성부와 성자와 조금도 다름이 없이 생산력이나 창조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서 오직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남의 도움을 빌리지 아니 하고 당신의 힘으로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는 성령이었지만 마리아를
통해서 당신의 역사를 원하셨다는 것과, 성령께서 이러한 방법으로 당신의 생산 능력을 발휘하고 마리아를 통하여 마리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지체들을 낳으셨다는 사실이다. 이는 아무리 박학한 학자, 아무리 신심 깊은 신자라 할지라도 알 수 없는 은총의 한
신비인 것이다. .
<괭이를 든 남자>
1860년,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 1814-1875),
캔버스에 유채, 80 x 99cm,
L.A 폴게티 미술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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