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볼 때 ‘명견만리’란 프로그램의 제목을 스치듯 본 적은 있지만 제대로 봐 본 적은 없었다. 시사 프로그램이기에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번 북토리에서 책으로도 나왔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검색해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책으로 시리즈로 계속 나오는 것 같았다. ‘명견만리’란 만 리 밖의 일을 환하게 살펴서 알고 있다는 뜻으로, 관찰력, 판단력, 통찰력 따위가 뛰어남을 비유하는 말의 사자성어이다. 여기서는 ‘명견만리’ 프로그램을 통해 뛰어난 관찰력, 판단력, 통찰력을 갖춰 만 리까지는 아니어도 앞으로 있을 몇 십년 후의 변화에 대비해 미래의 기회를 준비해야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위의 능력들을 갖추기 위한 상식으로 설명된 것은 윤리, 기술, 중국, 교육 네 가지이다. 윤리를 ‘김영란 법’을, 기술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을, 중국은 주링허우 세대를, 교육은 융합교육을 주로 설명하고 있다.
처음 윤리 파트를 읽었을 때 미래 기회와 윤리가 과연 밀접한 관계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윤리란 인간이라면 지켜야하는 당연한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깊이 생각해보니 윤리란 인간이 가져야할 덕목 중 하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이러한 생각으로 돈을 벌 수 있고 앞으로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한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착한 기업에 열광한다. 선한 의지를 가지고 기부, 봉사, 공정을 목표로 하는 회사가 알려지면 그 회사의 매출은 급속도로 성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물 실험, 아동의 노동 착취, 불공정한 거래를 하는 기업들은 불매를 하며 선한 기업의 상품들을 선호한다. 그렇기에 기업들이 이미지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지 관리에 힘을 쏟는 것은 기업뿐만이 아니다. 최근 시행된 ‘김영란 법’은 금품 수수가 100만원을 넘으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더라도 무조건 형사 처벌을 받고 100만원 이하일 때는 직무 관련성이 있다면 대가성 여부 상관없이 과태료를 무는 뇌물과 관련된 법이다. 이는 공정한 한국 사회를 위한 첫 걸음이자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한 정부의 이미지 관리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의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국 고유의 연줄 문화, 갑질 문화가 바뀌어야한다. 앞으로 있을 10년 후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윤리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잘 지켜봐야 할 중요한 흐름 중 하나이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등 언론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사회에 대해 앞다투어 얘기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로봇과 같은 인공지능이 삶과 가까이 있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현재 스마트폰과 같은, 보다 간단한 인공지능을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인공지능 스피커, 로봇, 자동차 등 각종 AI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AI는 삶의 질을 높여주지만 그로 인해 우려되는 문제가 많이 있다.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사회에서 자칫하면 인간이 소외되고 인공지능이 주가 되는 주객전도가 이뤄질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앞의 파트였던 윤리 의식이 중요하다. 노동자를 생각할 때 인간이 아닌 단지 노동력으로 바라본다면 인간과 로봇의 공존사회는 앞으로도 힘들다고 생각한다. 일본 한 로봇 회사는 범죄, 전쟁, 테러에 이용되지 않도록 로봇에 손가락을 만들지 않으며 사진을 찍을 때는 반드시 소리를 내도록 만든다고 한다. 이렇듯 AI 개발자의 판단과 노력이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어야하며 AI를 만들 때 선한의지를 갖는 것이 미래의 공존을 위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최근 제주도는 ‘삼다도’에서 중국인이 추가되어 ‘사다도’로 바뀌었다. 한국의 관광산업에서 중국인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인의 수가 많고 씀씀이가 커서 중국인이 가는 한국의 명소는 급속도로 발전하며 점점 중국화가 되어간다. 예를 들어, 중국인의 관광명소로 유명한 명동에 가면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크게 보이고 직원들은 중국어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자국민이 봤을 때는 눈살이 찌푸려지며, 크기가 커져 결국 방에서 주인을 내쫒는 ‘방 안의 코끼리’가 생각난다. 유커 쓰나미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다. 코끼리를 방에 들여올 수밖에 없다면 주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밖에 우리를 만들어주는 자주적인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중국의 급격한 발전은 거대한 인구가 주는 풍요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과연 인구 수만으로 이러한 발전을 이끌어 낸 것일까? 한국, 독일, 일본, 미국과 달리 중국의 20대 청년들은 과반 이상이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 청년들이 주링허우 세대이다. 이들은 창업에 두려움이 없고 과감히 투자한다. 이런 자신감의 원동력은 중국만의 창업 문화와 생태계, 창업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어있기에 가능하다. 청년이 실패할 기회를 열어주는 이런 중국의 창업 사회가 청년들이 과감함과 자신감을 갖고 도전할 수 있게 한다. 한국 또한 창업을 지원해주는 정책들을 최근 많이 만들어내고 있지만 많은 문제들을 알고 있다 미래의 나은 한국 사회를 위해 세계의 흐름을 배워가며 좋은 것은 모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교육의 문제점은 수 년간 지적받아왔지만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대학 진학률은 가장 높지만 취업률은 낮은 이상한 국가이다. 세계는 단지 받아쓰는 기계적인 공부를 하는 수동적 인재가 아닌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교육 체계에 벗어난 자기주도적인 과제를 주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은 고등학교의 확장판이 아닌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탐구하는 공간이다. 오랜 기간 지속해온 교육정책이라 단번에 바꿀 수 없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정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짧은 기간 안에 정말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사회에서 10년, 아니 5년 후의 미래조차 예견이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 빠른 세상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예상하고 준비하는 자가 결국 성공하는 자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은 청년들이 ‘미래를 잘 맞이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그 고민의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이 ‘명견만리’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세계적 흐름을 알기 위해 시사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