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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주고 칭찬해주는 것, 아이들을 위한 봉사는 그게 다예요!
상표에서부터 회사 이름, 심지어 나라의 기관 이름까지 영어로 표기하지 않으면 난리 나는 듯 하는 세태에 '애드리랑'은 남다르다. 혹시 광고 동아리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애드리랑은 순우리말 이름이고, 활동 잘하기로 서강대에 소문난 봉사 동아리다. 그것도 봉사의 대상이 남다르다. 누구냐고? 요즘 제일 무시무시하다는 '초딩', 바로 그들이다.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공부방에서 초등학생들과 웃고 뛰고 토닥거리고 싸우며 논다는 애드리랑 친구들을 만났다.
지금 필요한 건 뭐? 즐거운 놀이! '애들이랑'을 발음 나는 대로 적어 소박한 장난스러움이 느껴진다. 동아리 이름에서부터 아이들을 참 좋아한다는 느낌이 풍긴다. 또한 동아리 회원들 모두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장난기 많은 친구들일 것 같다. 그 느낌은 틀리지 않아서, 회원들 모두 영악하고 자기 이익에 밝은 요즘 대학생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하기야 토익시험과 취업에만 눈이 밝다면 어찌 귀한 시간을 내서 봉사활동을 다닐 수 있을까. 이들은 입을 모아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봉사란 누군가에게 자기의 가장 귀한 시간을 뚝 떼어주는 것과 다르지 않으리라.
애드리랑은 저소득층 아이들의 방과 후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다. 글짓기, 책 읽기, 영어, 수학 등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적다보니 보조 교사와 놀이 친구 역할이 더 크다. 회장을 맡고 있는 김지양(경영 04)은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고 노는 일'이라는 말로 애드리랑의 활동을 정의한다.
"공부방 활동이지만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 있지는 않아요. 공부방을 운영하는 선생님들의 일종의 보조 역할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게 저희 일이죠. 애드리랑의 가장 큰 행사로는 해마다 어린이날 여는 ‘대동제’를 들 수 있겠네요. 저희 학교에서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놀아요. 졸업한 선배들도 오셔서 함께 하는데, 어른 아이들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즐거워하는 행사죠."
애드리랑의 역사는 무척 깊다. 정확한 뿌리는 가물가물하지만, 최고 학번이 85학번 언저리라고 하니 무려 20년이 넘은 중견 동아리다. 경영학과 소모임에서 시작했고, 회원 가운데 경영학과 학생들이 많기는 하지만 엄연히 중앙동아리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회원은 04학번부터 07학번까지. 재미있고 화려한 동아리도 많고, 취업에 도움 되는 동아리도 많은데 왜 이들은 애드리랑을 선택했을까. 봉사 정신이 남달라서? 뼛속 깊이 남을 위해 헌신하는 착한 유전자를 타고난 이들이라서? 아니다. 대부분 봉사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우연한 기회에 애드리랑 식구가 되었단다. 하지만 애드리랑에서 이들은 변했다.
아이들과의 소통, 그 뭉클한 느낌 "처음부터 봉사활동에 관심 있었던 것은 아닌데, 활동해보니 말 그대로 봉사하는 사람이 더 많이 배운다는 말이 실감나요. 숙제 봐주고 공부 하나 더 가르쳐주는 것보다 같이 놀아주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손길을 덜 받는 아이들이다 보니 학교 끝나고 PC방이나 오락실 다니면서 배회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이들이 거리에서 배회하지 않고 안정된 공간에서 마음 놓고 놀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한창형(경영 04)의 말처럼 공부방 아이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영어 단어나 수학 공식이 아니라 마음 맞춰 같이 놀 상대다. 생활이 어렵다보니 어른들은 모두 일터에 나가고 아이들은 저녁 늦게까지 혼자 놀아야 한다. 온기 없는 방에 혼자 돌아가 우두커니 앉아있는 것이 얼마나 쓸쓸한 일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린 마음에 얼마나 큰 생채기를 내는 일인지 애드리랑 친구들은 잘 안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한 번이라도 더 눈 맞춰 주려 애쓴다. 강명희(영미문화 04)는 바로 그 아이들의 '마음'을 알기에 봉사를 멈출 수가 없다.
"사실 봉사하러 가기까지는 무척 괴로워요. 날 추운데 먼 곳까지 가려면 귀찮기도 하고 속으로 막 갈등하죠. 그런데 막상 가고 나면 언제 오기 싫었냐는 듯이 좋아져요. 현장에서 받는 기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 말 한 마디 걸어주고 한 번 더 안아줄 때 좋아하는 아이들 보면, 그냥 뭔가가 울컥해요."
그 '울컥한 무언가'에 한 번 맛들이고 나니 발걸음을 그만 둘 수가 없다. 봉사라는 달콤한 덫에 제대로 걸린 셈이다. 선배 손에 이끌려 동아리에 가입한 채유일(경영 04)도 그런 경우. "아이들이 공부방에 오는 이유는 단순해요. 대학생 형, 누나들이 같이 놀아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거죠. 함께 해보니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마음 열고 누군가와 함께 놀고 보살핌을 받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조준수(경영 04)는 아이들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낀다. 그래서 그 느낌을 다른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낯설고 경험이 없어서 봉사 가는 일이 귀찮기도 했어요. 그런데 일단 봉사 갔다 돌아오면 가슴 한 구석에 묘한 뿌듯함 같은 것이 남아요.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어렵고 귀찮은 일이라 느끼고 혹시 내가 손해 입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봉사 뒤의 뿌듯함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바라면 마음이 열려요 물론 처음부터 아이들이 애드리랑 회원들을 기쁜 마음으로 맞아주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자신을 사랑해줄 상대와 친해지고픈 이를 골라내지 않던가. 봉사가 어려운 것은 한두 번의 생색으로 끝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오래 오래 끈기 있게, 정성을 들여야 마음이 통하는 법.
지양은 '데면데면을 뛰어넘은 순간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지난 학기에 제가 4학년을 맡았는데, 남학생들이 말을 너무 안 듣는 거예요. 같이 싸우고 짜증내고, 이건 봉사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까지 오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학기에는 1학년을 맡았는데, 4학년보다는 조금 쉽긴 했지만 아이들이 마음을 참 안 열었어요. 가는지 오는지 인사도 안하고 본체만체 하는 통에 무척 서운했는데, 어느 날 선생님! 하고 안기더군요. 그 순간 굉장히 뭉클했어요. 제 존재 가치를 다시 생각한 순간이랄까요."
지양뿐 아니라 애드리랑 회원 모두에게 '아이들과 마음이 통하는 방법'은 참 어려운 고민거리다. 지름길이 없다는 것 또한 잘 안다. 자꾸 보다 보면 궁금해지고 정들게 마련이니, 그때를 기다리며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들도 자기 주장이 있는 인간인지라 부딪치는 경우도 많다. 한창 예민한 사춘기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들은 참 거칠게 논다.
몇 해 전 활동했던 선배들의 훈훈한 일화 하나. 학교를 그만두고 동네를 배회하던 중학생 남자아이가 있었다. 툭하면 싸움에 PC방과 술담배를 가까이 하던 그 아이는, 누가 오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공부방에 찾아왔다. 착실하기로 이름난 서강대 학생들과 많은 부분 부딪쳤을 것은 당연한 일. 애드리랑 선배들은 그 아이를 정성껏 대했고, 그 아이는 결국 마음을 열었다. 방황을 접고 스스로 공부도 하고 검정고시도 합격했다니 선배들의 마음과 정성이 통한 것이다. 그 아이는 지금도 그때의 '대학생 형, 누나들'과 연락하며 지낸다고 한다.
칭찬은 아이들을 춤추게 한다 거칠고 퉁명스럽게 구는 아이들도 물론 있지만, 아이들은 대부분 착하고 순수하다. 차영재(경영 04)는 아이들을 유난히 좋아하는 성격이라 애드리랑 활동이 딱이다. "제가 동생이 없어서인지 원래 아이들을 참 좋아했거든요. 공부방 갈 때마다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순수함에 감동 받곤 해요. 지금은 군대 갔다 와서 복학한 지 얼마 안 돼 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곧 아이들을 다시 만나러 갈 겁니다."
관심과 애정에 더해 까다롭고 거친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선물. 그런데 이 선물은 게임기나 MP3 플레이어 같은 것이 아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큰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칭찬과 스킨십. 작은 일에도 칭찬을 듬뿍 해줄 것. 그리고 자주 쓰다듬어주고 안아줄 것. 이것이 애드리랑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다.
"공부방에 오는 아이들은 집에서 관심을 많이 못 받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칭찬 받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적죠. 아이들은 작은 칭찬 하나에도 날아갈 듯이 기뻐해요. 정에 굶주려 있어서 한 번 안아주면 떨어지려 하지 않고요. 그 모습을 보면 무척 안쓰러워요." 이야기를 전하는 명희의 안타까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아이들이라면 으레 사랑 받고 싶어 하고 관심 받고 싶어 한다고 하지만, 공부방에 오는 아이들은 특히 그렇다. 따뜻한 말 한 마디, 꼭 한 번 안아주는 품, 그윽이 바라봐주는 눈길 하나가 고픈 아이들인 것. 그래서 애드리랑 회원들은 손과 품이 하나씩 더 있었으면 싶다. 더 많이 손잡아주고 더 많이 안아주고 싶어서.
애드리랑 회원들은 내일도 모레도 그곳으로 달려간다. 무심한 척 속 깊이 기다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기에 그만 둘 수가 없다. 관악구 봉천동 어디쯤에서 다 큰 대학생들이 애들이랑 어울려 찧고 까불고 놀고 있다면, 그들은 필시 겉만 늙고 속은 아직 아이 같은 애드리랑 회원들일 게다. | |
첫댓글 그냥 한 번 클릭했는데...마지막줄 읽을때쯤엔 뭔가 뭉클.... 입학한다면 이 동아리에 들고싶네요
저두요ㅠㅠ
저두 꼭들고싶네용
저두 꼭들고싶네용
축-구 ㅇㅑ구 농-구 ㅂㅐ구를 뮤_직_과 함.께 즐ㄱㅣㅅ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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