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멋을 즐기는 노인(老人)의 행복(幸福)
늙은이라고 해서 제멋에 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제멋에 겨워 멋지게 사는 데는 몇 가지의 전제조건이 따른다.
사회의 미풍양속에 위배되지 않으며 노년의 품위(品位)를 지켜야한다. 가족(家族)이나 그 외 사람에게 부담(負擔)이 되지 말아야 한다.
자기능력 범위(안에서 올바르고 성실하게 살아 행복(幸福)한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寄與)해야 한다.
늙은이가 품위를 지키며 제멋에 살려면 나름대로의 철학(哲學)과 낭만과 개성(個性)이 있고 건강과 물심양면에 여유(餘裕)가 필수다.
고운마음으로 사랑하고 감사하며 열심히 진솔하게 살아온 모든사람의 노후는
하느님이 주시는 축복이며 은혜이기에 이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노후를 바르게 즐긴다는 것은 인간(人間)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늙으면 혼자 있는 시간(時間)이 많아진다.
하기에 노인은 고독에 강(强)해야 하고 고독을 즐기는 슬기를터득해야 한다.
고독에 강하고 고독을 즐길 수 있을때 삶의 깊이가 더해지고 행복한 노년으로 늙음을 줄길 수 있다.
혼자 있어야 하는 이 긴긴 시간을 어떻게 슬기롭게 사용할까? 하는 결정적 시간에
자기철학과 낭만과 개성을 더욱 개발하며 노년의 삶을 아름답게 즐겨야 한다.
자기철학과 낭만이 있으면 내속의 나만의 것을 분명(分明)이 가질 수 있기에 남과 나를 비교하는 고질병을 피(避)해 갈수 있으며 비교에서 벗어나면 노후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 가를 알게 된다.
인생은 어떤 사람이나 혼자일 수밖에 없음으로 늙어서도 혼자일 때 강한 사람이 진정(眞正) 강한 사람이며 혼자일 때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성공(成功)한 노인이고 행복한 노인이라고 할 수 있다.
늙음을 혼자서도 즐길 수 있을 때 미미(微微)한 풍요를 위해 노년의 행복을 통째로 지불 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늙어서도 자기만의 특성과 개성을 살려 노년만의 특별한 멋을 즐기며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하나님이 행복한 노년을 위해 주시는 축복의 선물이다.
어느 누군가는 말하기를 ‘금세기는 가진 재산으로 평가받는 세상이 아니고 문화 척도로 그 가문과 사람이 평가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식인이라기보다 교양인으로서 자아 초월까지 바라봐야할 우리 노년들이 할 일이란 무엇일까?
우선 주인공의 자리를 미련 없이 내주고 볼 일이다. 더구나 ‘미숙한 주인공’역은 단연코 사양할 것. 늙어서 취미 생활을 하다보면, 아마추어로서의 활동을 하기도 한다. 이를두고 주위에서 연장자를 대우해준다는 뜻에서
과분한 칭송을 듣게도 된다. 그러나 박수 같은걸 기대하는 건 사양해야 할 첫째 수칙이다. 주인공 자리를 내준 우리 노인들로서는 박수를 받기보다는 ‘박수를 쳐주는 쪽’에 서는 게 정당하다. 경기를 응원하고 미술품을 감상해주고 공연을 칭찬해 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순수하게 박수쳐주는 그것으로도 노년의 취미로 족하지 않을까? 예술을 감상하는 능력은 행복해지는 능력이다.
동시에 카타르시스까지 느낄 수있게 해준다. 우리가 노후에 할 일은 그냥 감상하는 것으로 족하다.
그러니 이것으로 취미를 삼으면 어떨까? 내가 부르기보다 들어주는 것. 내가 하기보다 남이 해 놓은 것을 감상해 주는 성숙함 말이다.
이게 바로‘문화에의 공헌이요, ‘우정의 심화’요, ‘ 타인에의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는지??
<고광애/‘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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