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공기를 남에게 주고, 자신은 굶어야 다른 사람을 도왔다고 말할 수 있다,
밥을 한솥 해서 다못먹어 남을 것을 남에게 주면, 그것은 그사람이 너를 도운 것이다.
중국의 아나운서 이자 배우인 니핑이 99세에 돌아가신 외할머니와 함께 산 기억을 글로 쓴
'괜찮아! 하루밤 자고 나면 좋아질거야'라는 책중의 이야기이다.
자신의 딸이 맞벌이를 하면서 유아원에 맡겨놓은 2살의 니핑을 데려다 6살때까지 키워주고
이후 사회생활을 하는 니핑의 집에서 사는동안 외할머니에게서 듣고 보고 배운 이야기들을 쓴 책이다.
나도 방학이면 구림면 방화리 외할머니댁에서 지내다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외할머니와 함께 살기시작해서 결혼후 잠시 헤어져서 살다
지금도 함께 살고있는데 우리 외할머니는 이제 97살이 되셨다.
니핑의 외할머니와 우리 외할머니는 닮은 점이 너무나 많다.
글을 몰라 지식을 습득하지는 못하셨지만 얼마나 지혜로우신지.
숫자도 모르지만 시간을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계시는지. 날짜를 얼마나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시는지
엄마에 대해서 불만을 이야기하면 언제나 내가 낳았으니 내게 다 말하라고 하시며
어린손녀의 투정을 다 받아주시고 위로해주신 외할머니가 계셔서
니핑과 나는 오십을 넘는 나이까지 무사히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외할머니가 없었다면 아마 오늘의 우리도 없었으리라.
엄마의 엄마와 딸의 딸인 외할머니와 나는 지금도 함께 살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얼마전 사위를 먼저 보낸 외할머니는 가끔 아버지 방에 들어가서 '작것'하시며 먼저간 사위를 그리워하신다.
아버지는 먼저 가시면서 외할머니를 예쁘게 여기라는 유언을 남기셨다.
우리는 그렇게 대를 이어가면서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고 조상이 되어가나보다.
다행이 아들 둘은 엄마와 엄마의 엄마인 외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엄마인 증조외할머니와 사는 것을
그리 불편해 하지 않고 잘 지내줘서 너무나 고맙고 때론 미안하지만
효도란 이렇게 함께 사는 것을 보고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언젠가는 할머니가 되겠지... 그때 나도 지혜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