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마음은 움직여서 본성을 잃는다.
人心多從動處失眞. 若一念不生, 澄然靜坐, 雲興而悠然共逝,
인심다종동처실진. 약일념불생, 징연정좌, 운흥이유연공서,
雨滴而冷然俱淸, 鳥啼而欣然有會, 花落而瀟然自得.
우적이냉연구청, 조제이흔연유회, 화락이소연자득.
何地非眞境, 何物無眞機.
하지비진경, 하물무진기.
사람의 마음은 흔히 흔들리고 있을 때 그 본성을 잃게 되거니와,
만일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아 마음을 맑게 하고 고요히 앉아 있으면,
구름이 일어나면 한가히 함께 가고, 빗방울이 떨어지면 서늘하게
함께 맑아지며, 새가 지저귀면 흔연히 즐거워하고, 꽃이 떨어지면
환히 마음에 깨달을 것이니, 어느 곳인들 참다운 경지가 아니며,
어느 것인들 참다운 작용이 아니랴!
사람의 마음이란 본래는 맑은 호수처럼 누구나 청정무구한 법이다.
그런데 그 마음을 고이 간직하지 못하고 생각을 일으켜
흔들어 놓기 때문에 파문이 일어 본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마음에 한 잡념도 일으키지 말 아,
맑고 고요한 채로 조용히 앉아 있기만 한다면,
하늘에 흰 구름이 떠가면 그와 함께 한가히 가고,
후둑둑 빗방울이 떨어지면 그와 함께 맑아지고,
새가 노래하면 절로 마음이 즐거워지고,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자연의 이치를 환히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경지에 이른다면, 몸이 어디에 있은들 낙원 아닌 곳이 있으며,
무엇을 대하든지 우주자연의 현묘한 작용 아닌 것이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