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의 세상여행 61. "가름광 ᄆᆞ을" / 이종실

[김익두/아래아]

고운 일름덜을 쿰은 가름광 ᄆᆞ을

제주어의 새상여행 61 "가름광 ᄆᆞ을"

제민일보 2018. 12. 28.(금요일)

엿날은 올레를 나사민 가름광 ᄆᆞ을이랏수 다. 가름은 올레덜이 모다전 ᄆᆞ을 안이 이신 거리 로, ᄒᆞᆫ ᄆᆞ을 안이서 ᄀᆞᆸ갈르멍 동 서, 우 알카름이여 ᄒᆞ엿수다. ᄀᆞᇀ은 가름 안이서도 우잣 배꼇광 안내에 이신 집덜을 불르는 말이 ᄄᆞ낫수다. 올레 베꼇디 산 펜더레 신 집은 우녁 집, 바당 펜더레 신 집은 알녁칩이옌 ᄒᆞ여신디, ᄒᆞᆫ 우잣 안이 신 집덜 찌레는 안 밧, 우 알녁거리옌 불럿수다. 올레덜을 쿰은 게 가름이곡, 가름덜을 쿰은 게 ᄆᆞ을인디, 걸엉만 뎅길 때난 ᄌᆞ끗디 신 가름도 멀어붸여신고라, ᄒᆞᆫ 뽐 뒈나마나 ᄒᆞᆯ 만이 가차이 신 디도 멩칭을 부쪄나서마씀. 나가 사는 요 ᄒᆞ꼴락ᄒᆞᆫ ᄆᆞ을만 헤도 우리 진올레를 동올레옌 불르는 서카름광 알카름 말앙도, 선반칭, 서슬동산, 모기왓, 선달벵뒤, 살레칭, 오롯질, 헤산이 ᄀᆞᇀ이 고운 일름덜이 이디 저디 셔낫수다. 

가름광 ᄆᆞ을옌 ᄒᆞᆫ 멩칭을 '부락' 옌 ᄒᆞ여난 때가 싯수다마는, 이젠 그 말을 씨지 안 ᄒᆞᆸ니다. 1996년 대통령이 '일본제국주의 잔재'를 읏이 데겨불켄 ᄒᆞ멍 ᄒᆞᆫ 일이 시 개 셍각남ㅅ수다. 서월 중앙청 건물을 부수닥질 ᄒᆞ연 데껴둰 그디 대한문 또시 짓인 거, 국민학교옌 ᄒᆞᆫ 멩칭을 초등학교로 바꾼 거, 또 ᄒᆞ나가 부락옌 ᄒᆞᆫ 멩칭을 ᄆᆞᆫ딱 '마을'로 바꾼 거우다. 우리나라가 한일합방이 뒈난 일본은 경복궁이서 남산 붸리는 대한문을 부수와둰 그디 조선총독부 건물을 짓엇수다. 큰큰ᄒᆞᆫ 현대식 건물로 남산 기운을 ᄌᆞᆯ라불곡 경복궁 기십을 죽여분 겁주. 해방 후제부떠 그때ᄁᆞ지 우리나라 정부청ᄉᆞ로 씨어신 디, 이게 느량 우리 부처로움이라나서마씸. 국민학교옌 ᄒᆞᆫ 멩칭도 일본선 소ᄒᆞᆨ교엔 ᄒᆞ멍 이디선 지네 천황에 신하광 백성덜이 뎅기는 황국신민학교 엔 ᄒᆞ연 경 부찐 거라낫젠마씸. 겐디 부락옌 ᄒᆞᆫ건 더 ᄆᆞ스운 멩칭입디다. 

일본은 이녁네광 조선은 ᄀᆞᇀ으덴 ᄒᆞ멍 내선일체옌 와작거렷젠 ᄒᆞᆸ디다마는 이 부락 뜻을 알안 보난, 우리안틴 ᄄᆞ나도 넘이 ᄄᆞ나게 ᄒᆞ여선게마씸. ᄉᆞᆯ펴 보난양, 엿날 일본선 부락(부라꾸)옌 ᄒᆞᆫ 멩칭이 산간이 이신 동넬 ᄀᆞᆮ기도 ᄒᆞ주마는 건줌 안 씨곡, 천민덜이 모다졍 ᄒᆞᆫ디 사는 ᄆᆞ을인 피차별부락을 줄연 경 불럿젠마씸. 게난 우리나라 사름덜 사는 ᄆᆞ을에 ᄆᆞᆫ 이 ᄎᆞ록 천ᄒᆞᆫ 멩칭을 부쪄분 겁주. 우리말에 ᄆᆞ을은 한ᄌᆞ로 ᄒᆞ민 촌(村)인디 막 엿날 우리말론 뜻을 ᄆᆞᄅᆞ옌 ᄒᆞ엿젠 ᄒᆞᆸ디다. 일본은 이 고운 말 ᄀᆞ져단 이녁네 식으로 무라옌 ᄒᆞ멍 막 좋게 씨엇수다. 우리나라 말이 막 곱고 훌륭지난 그레 간 것덜이 하우다. 경 ᄒᆞ멍도 식민지 적이 우릴 무시 ᄒᆞ고 차별ᄒᆞ연 기영 궂인 멩칭을 부찐 거난 우리가 얼메나 정신을 ᄎᆞᆯ려사 ᄒᆞ쿠과. 게난 이젠 부락 옌 ᄒᆞᆫ 멩칭은 동이 북이 뒈어도 절대 씨지 말아사 ᄒᆞᆯ 거우다. 

잘못 뒌 말은 발루와사 ᄒᆞ곡 좋은 말은 잘 씨곡 직ᄒᆞ여사 ᄒᆞᆯ 거우다. 일본은 부락 말앙도 우리나라 존 ᄆᆞ을 일름덜을 ᄆᆞᆫ 이녁네 불르기 쉽게 한ᄌᆞ멩칭으로 바꽈불엇수다. 우리 ᄆᆞ을 그 고운 일름 모살가름도 사평부락(沙坪部 落)이라낫수다, 이제 사평마을이옌은 ᄒᆞᆸ니다 마는, 모살가름옌은 ᄂᆞ시 쉽게 ᄒᆞ들 못 ᄒᆞ염ㅅ수게. 이런 게 우리 ᄆᆞ을만이우꽈? 다랑굿이 무신 ᄃᆞᆯ광 관계 신고라 달 월ᄌᆞ 놘 월랑 멩글아 불곡, 다랑쉬오름도 월랑봉 멩글아불언양. 영ᄒᆞ멍 옷귀ᄆᆞ을은 옷의(衣) ᄌᆞ를 부쪈 의귀리가 뒈어불곡, 웃더럭은 윗상, 더ᄒᆞᆯ 가 ᄒᆞ연 상가리가 뒈어불곡 넙은드르는 광평이 뒈어 불엇수게. 

요영 ᄒᆞᆫ 게 ᄎᆞᆽ아보난 잘도잘도 합디다. 오래 불르단 일름 얼른 바꾸긴 쉽지 안 ᄒᆞ주마는, 경 헤도 우린, 우리 체면도 ᄎᆞᆽ곡, 제주어 아끼듯 이, 엿날 그 고운 일름덜 ᄎᆞᆽ아보곡 씨어보젱은 ᄒᆞ여사 ᄒᆞᆯ 거 닮수다. 

이종실(전)제주외국어고교장/제주어보전회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