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주기 동학농민혁명 추념식이 10월 23일 오전 10시 30분 홍천군 서석면 풍암리 동학혁명군전적지에서 개최됐다.
홍천문화원(원장 박주선)과 홍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회장 심형기)가 주관하는 이번 추념식에는 동학혁명 희생자 유족, 기관사회단체장, 추모사업 관계자,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가운데 진행됐다.
홍천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추념식 1부 행사는 청수봉전, 헌화 및 분향, 경과보고, 추념사 등이 진행되었으며, 홍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하는 2부에서는 제4회 자작고개 동학농민혁명 전국 휘호대회 시상 및 추모음악회,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재현 연극 등이 진행됐다.
동학농민혁명은 지난 조선 고종 31년(1894년) 3월 전라도 고부군에서 시작된 반봉건 반외세 근대민족운동으로, 홍천 서석면 풍암리 자작고개는 동학혁명군이 지역민과 합세해 관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800여명이 전사한 격전지이다. 홍천문화원은 고인(故人)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기 위해 추념식을 지역주민 23명의 기일인 10월 23일을 추념일로 정해 해마다 개최해 오고 있다.
최낙인 유족대표 인사말
먼저, 128년전 오늘 이 곳에서 세상의 잘못을, 바로 잡고자, 목숨을 걸고 싸우다 전사하신 동학혁명군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오늘 이 행사를 위하여 힘써주신 신영재 군수님과 박주선 홍천문화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 자리를 함께 해주신 서석면민 여러분들께 당시 이곳에서 희생된 유족을 대표하는 희생자 유족대표로서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잘 알고 계시듯이 오늘은128년전 이 곳 자작고개에서 동학혁명군 일천여명이 진압군에게 희생을 당한 날로 우리 후손들이, 이 날을 잊지말고 기억하고 또 추념을 하기 위한 날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을 기억하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지난 5월 전라북도 정읍에 10만평 규모의 동학농민혁명 공원을 조성하였고, 이 곳 풍암리에서도 지난 5월에 풍암 2리 마을 주민들이 앞장서서 자작고개로 통하는 인접 도로를 ‘동학길’로 지정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마을의 지명을 풍암 2리에서 ‘동학리’로 개명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풍암 2리 주민들이 지역의 슬픈 역사를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기 위하여 마을의 이름을 ‘동학리’로 개명하는 것은 전국 최초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어려운 문제들이 있겠지만 이 자리에 참석하신 신영재 군수님께 풍암 2리 주민들의 소망이 꼭 이루어 지도록 ‘동학리’ 개명을 검토 승인해 주실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또 한, 이 곳은 1946년 10월 18일자 독립신문에 「 甲午東學革命運動의 悲劇중에서도 가장 처참한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풍암리 동학군 二天餘名 살벌사건 기념일을 맞이하야 洪川 靑友黨지부에서는 위령제를 거행하였다.」라는기사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 전국 최초로 ‘동학혁명군 위령제’가 개최된 곳으로 매우 의미가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갑오군정실기』기록을 보면 “128년전 어제 밤에는 이 곳에 비가 내렸고, 동학혁명군 수천여명이 보루에 백기를 꽂고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한 낮부터 저물때까지 전투가 이어졌고 총에 맞아 죽은 자를 셀수가 없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임금에게 보고한 기록하고 남아 있습니다.
동학농민군들은 이 곳에서 약 10여일을 주둔하였고, 초겨울에 비가 내려으면 매우 추웠을 텐데 “인간으로서 평등한 기본권을 누려야 한다는 ‘민주주의 기본정신’을 우리들에게 교훈으로 남겨 주셨습니다.”
이러한 교훈이 홍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홍천을 넘어 강원도 동학을 아우르는 ‘강원도 동학 정신’으로 선양이 될 수 있도록 이 곳을 국가 사적지로 승격해야 하고, 기념관도 건립될 수 있도록 우리가 다 함께 힘을 합쳐야 할 때가 도래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동학농민혁명 위령제’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내·외빈 여러분과 서석면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모든 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 10. 23
유족 대표 최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