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인용…교계 반응은
김정현 기자
승인 2017.03.10 13:52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직후 조계종을 비롯한 주요 종단과 불교계 시민사회는 입장문과 논평을 쏟아냈다. 수개월간 박근혜 퇴진을 촉구해 온 불교계 시민사회는 ‘환영’의 입장을 밝힘과 동시에 불교계 내부의 성찰과 반성을 주문했다. 반면 주요 종단 대표자들은 대체로 ‘헌재 판결 수용 및 화합 촉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민주주의 승리…사회개혁 추진 시발점 돼야"
불교계 시민사회 연대 단체인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박근혜 퇴진과 국민주권 수호 범불교시국회의(공동대표 법일스님, 일문스님, 혜용스님, 이도흠, 김성권, 이하 범불교시국회의)'는 10일 입장문을 통해 “대다수 국민들의 염원을 받아 안아 상식적인 판단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며 지지의 뜻을 표한다”며 “이번 헌재의 결정은 민주주의의 승리이자 엄동설한에도 불구하고 평화롭게 집회를 실천해 나간 시민들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은 끝이 아닌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대개혁을 추진하는 의미 있는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하면서까지 위기를 자초한 대표적인 정책 ‘국정역사교과서 편찬’, ‘사드배치 결정’, ‘한일위안부 합의’의 폐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회 혼란을 틈타 잘못된 정책들을 강행하려는 시도는 반드시 저지되어야 한다”고 했다.
"불교계, 반면교사 삼아야…내부 적폐 해소위해 성찰, 쇄신하라"
불교계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내부적폐 해소에 나서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범불교시국회의는 “한국불교 역시 탄핵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면서 “현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붓다의 가르침에 따른 교단 운영을 실천하고 있는지 성찰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불교계 내부의 문제가 한국사회의 구태를 그대로 비추는 거울은 아닌지 점검하고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사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한국불교도 내부 적폐를 해소하고 개혁을 위해 미래를 꿈꾸는 성찰과 쇄신의 노력을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11시 22분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TV 화면 캡쳐.
조계종은 '자승스님 말씀' 발표 "화쟁 시대 만들자"…주요 종단 '화합' 강조
같은 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화쟁으로 국민화합과 국가안정을 위해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이 10일 발표한 ‘헌법재판소 탄핵결정에 대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말씀’에 따르면 스님은 “나라 사랑의 큰마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고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이 화합하여 국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촛불과 태극기로 나타난 뜨거운 애국심을 대한민국이라는 큰 용광로에서 함께 마음을 모아 화합의 불길로 승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자승스님은 “대립과 다툼을 내려놓고 화쟁의 노력을 통해 국민의 고통과 수고로움을 덜어야 할 때다. 화쟁의 시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천태종은 총무원장 춘광스님 명의의 호소문에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상생과 국가 발전의 길을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고종은 ‘종도 일동’ 명의로 “우리 태고종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태고종은 이어 “이번 헌재의 인용 선고로 그동안의 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고 우리 사회가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하루빨리 국정 정상화가 이루어지고 민생이 안정되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는 “모든 진언행자들과 더불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분별심을 내려놓고 주권자로서의 범국민적 참회운동을 전개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관음종도 총무원장 홍파스님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중대한 결정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아울러 종도들과 더불어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앞장서 나갈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불교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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