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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에서 열린 생명평화 미사에서 사제단이 입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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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에서 열린 생명평화미사에서 사제단이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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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유기농민들이 4대강 사업 관련한 소송에서 승리한 것을 계기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집결하기 시작했다.
1일 오후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에서 진행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두물머리 1주년 기념 생명·평화 미사'에는 전국에서 모인 1500여 명(경찰추산 800여 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참석해 "4대강 공사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수원지방법원은 지난달 15일 농민들이 양평군청을 상대로 제기한 '하천전용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4대강 사업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이 점용허가를 시급히 취소할 만큼 공익적으로 우월하지 않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법원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소송에서 정부에게 첫 패배를 안긴 사례이며, 이로 인해 환경단체 등 사업에 반대해온 단체들의 공사 중단 요구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친환경 유기농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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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에서 열린 생명평화미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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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에서 열린 생명평화미사 참가자들이 '강물은 흘러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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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구름이 짙게 끼어 날씨는 여전히 싸늘했다. 하지만 땅에는 온기가 돌았다. 꽁꽁 얼었던 땅이 녹아 여기저기 물웅덩이도 생겼고 흙길은 질퍽질퍽해졌다. 4대강 소송 승리로 찾아온 훈풍이 팔당유기농 단지에 불고 있었다.
언제 또 내릴지 모르는 비에 대비해 양수대교 상판을 지붕 삼아 모인 신자들은 주최 측에서 마련한 의자 1000석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다. 지난해 2월 미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았다. 서울, 경기도, 대전, 대구, 전주,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참석한 이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로 인해 두물머리로 들어가는 양수리 진입로는 급심한 혼잡을 겪기도 했다.
1년 내내 비닐하우스를 교회 삼아 미사를 봉헌했던 '4대강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천주교연대) 소속 사제들과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사제들이 입장하면서 미사가 시작됐다.
이날 미사는 천주교 내 4대강 사업 반대 여론을 이끌어 온 최덕기 주교(수원교구)가 주례했다. 최 주교는 "4대강 사업을 중단, 팔당유기농지 보존을 촉구하며 생명·평화미사로 봉헌한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정치인들의 회계를 재삼 촉구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미사 중간마다 "농사도 미사도 멈출 수 없다"며 "4대강 공사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미사가 진행되는 중간, 유영훈 팔당공대위 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팔당유기농민들이 소송에 승리하기까지 과정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유 위원장은 "소송 승리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아직 그래도 우리 사회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정부와 경기도는 앞으로도 이곳 두물머리를 파헤치고 4대강 사업을 강행하려 할 것이다, 작은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곳 팔당유기농 단지에서 여기 계신 분들과 함께 농사짓고자 한다"며 "친환경 생태농업을 할 수 있는 이곳을 모두에게 열어 놓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팔당공대위는 두물머리 유기농 단지를 개방하고 일반 시민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4대강 사업에서 추진하는 자전거도로와 체육공원 대신에 시민들이 함께하는 '생태마을',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전능한 존재인양 행세하는 MB, 역사적 책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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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에서 열린 생명평화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유기농지에 감자를 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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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를 마친 사제단과 참가자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난해 천주교 주교회의는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현 정권의 4대강 사업을 '대표적 난개발'로 규정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라며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공사를 올 상반기 안에 해치우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마치 자신들이 하늘인양, 전능한 존재인양 행세하는 MB정권에 우리는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4대강 사업이 중단되고 원상 복구되어 생명들과 후손들이 누릴 평화로운 세상이 오길 계속 기도할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을 진두지휘한 이 대통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민들과 함께 농사짓는다'는 팔당공대위의 계획은 이날 바로 시행됐다. 미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미리 갈아놓은 밭으로 가 함께 감자 모종을 심었다. 한 참가자는 "이 감자에 싹이 나서 또 감자를 캘 때까지도 이곳에서 4대강 사업은 진행되지 않는다, 완전히 4대강 사업 막는 감자다"라고 말했다.
이날 3.1절을 맞아 두물머리뿐 아니라 전국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종교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종단별 종교행사를 열었다. 금강유역에서는 개신교가, 영산강유역에서는 원불교가 각각 종교행사를 진행했다.
천주교연대는 오는 16일 대구에서, 4월 18일에는 낙동강 권역에서, 5월 18일에는 광주에서 연이어 생명·평화 미사를 진행하며 4대강 사업 반대 여론을 높여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