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결혼 8개월 차인 여자이고 한살 많은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평소에 우울증이 좀 있고, 몸이 좀 안 좋습니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툭하면 소화도 잘 안되고 그렇습니다. 증상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는 또 엄청 안 좋습니다.
문제는, 제가 좀 몸이 안 좋거나, 우울증이 좀 심해지거나, 힘들 때 남편한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합니다. 예를 들면 창문 좀 열어줄래? 이렇게 해야 되는데 창문 좀 열라고, 하면서 짜증내고, 별말 아닌 대화에서도 계속 제가 퉁명스럽게 남편을 하대하는 정말 미친 사람 같은 제가 나옵니다.
그리고 또, 계속 제가 '나는 왜 이렇게 살까?'이런 식으로 무한 반복적인 질문을 남편에게 합니다. 그러면 더 큰 문제가 일어난다는 겁니다. 남편은 멘탈이 선천적으로 약합니다. 저를 너무 사랑하기도 하고, 그런 제가 너무 힘들어하는걸 보기 힘든가 봅니다. 거기서 나온 스트레스가 폭발해서 공황장애 발작 같은 증상이 나옵니다.( 결혼 후 3번 정도 있었습니다.)
특히 어제는 남편이 운전 중에 제가 너무 남편을 하대하고 뭐라 하는 제가 나오는 바람에, 운전 중에 남편의 공황장애 발작 증세가 나왔고, 도로 중간에서 운전을 못하고 남편이 발작을 했습니다. 사고도 날 뻔 했고요. 저는 그 모습을 보고 너무너무 충격 받아서, 제 심장이 쪼이고, 숨이 막혀서 기절할 뻔 했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또 신경성으로 더더욱 아프게 되었고요,
그리고 또 제가 남편을 아프게 만든 것 같아서 그날의 기억이 너무나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저는 길을 가다가도 계속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고 저를 자책하고, 스스로 옥죄고 있습니다. 남편은 또 그 이후엔 멀쩡합니다. 저만 괴롭히지 않으면 안 아프고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요.
저는 어떻게 극복하면 될까요,, 클래식 듣고 명상도 하고, 어떻게 하면 제가 좀 극복할 수 있을까 많이 찾아보고 하고 있습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저희 부부 좀 살려주세요. 저는 우울할 때 남편한테 기대고 싶은데 남편은 그렇지 못한 멘탈이라, 남편은 남편대로 절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울고, 저는 저대로 힘듭니다. 서로서로 울고 있네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입니다.
저희 센터의 온라인 상담실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 8개월 차이신데 우울증으로 많이 힘드시군요. 8개월이면 신혼이고 남편하고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질 때인데, 우울증으로 인해서 공황장애까지 오고 정말 힘드시겠습니다.
상담 내용을 읽으면서 희망적이라고 느낀 점은 본인의 행동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본인이 우울증이 있고,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고, 남편에게 짜증도 내고 또 스스로 자책하고 이런 행동들을 본인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본인이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자신의 행동이 싫어서 도움을 청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남편까지 공황장애를 경험하셨으면 정말 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리신 글에 ‘저 좀 도와주세요. 저희 부부 좀 살려주세요.’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몇 가지 도움되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남편도 도와줄 수 없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즉, 남편에게 짜증을 내는 것이 우울한 감정을 없애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도리어 우울증이 더 심해질 수 있고 부부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우울해하기 인지? 아니면 행복하기 인지? 혹시 내가 우울하기를 선택해서 도움 되는 것은 무엇인지?
1) 합법적으로 화를 내고 싶어서인지, 2) 자존심 상하지 않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싶어서인지, 3) 혹은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변명하기 위해서인지. 4) 주위 사람들을 우울하다는 핑계로 통제하고 싶어서인지. ‘당신의 삶은 누가 통제하는가’ 의 저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윌리암 글라써는 대부분의 우울의 원인은 위의 4가지 중의 하나 또는 그 이상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셋째, 정말 우울하기를 원치 않으시면 밖에 나가셔서 매일 5킬로 정도씩 걷기를 권해드립니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더 좋습니다. 사람은 몸을 움직이면 감정이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올리신 사연이면 아주 위급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정신과나 상담센터를 찾아가서 도움을 받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꼭 우울을 이겨내셔서 행복한 가정을 만드시기 기대합니다.
공황발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맥박이 빨라지고 심장이 빠르고 강하게 느껴진다.
❚숨이 가쁘고 숨막히는듯한 느낌이 든다.
❚가슴이 답답하다.
❚땀이 많이 난다.
❚떨리고 전율감이 느껴진다.
❚현기증이 나고 머리가 띵하다.
❚비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죽음이 다가오는 것 같아 두렵다.
❚내가 미쳐가는 것 같아 두렵다.
❚감각에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속이 미식거리고 복부통증이 있다.
만일 위의 증상들 중에서 4개 이상의 증상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타난다면 공황발작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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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문혜린, 최춘화, 박태영 and 배영윤. (2021). 개인발달주기에 따른 공황장애 발생과정에서 나타난 가족 역동에 관한 연구. 한국가족관계학회지, 25(4), 21-40.
김민숙, 김민경, 이재헌, 김원, 문은수, 서호준, 구본훈, 양종철, 이강수, 이상혁, 김찬형, 유범희 and 서호석. (2019). 2018 한국형 공황장애 치료지침서 : 정신사회적 치료전략. 대한불안의학회지, 15(1), 13-19.
삼성서울병원 건강상식, 나도 혹시 공황장애?
*사진출처: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단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