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87년 6월 그리고 다시 89년 5월...
80년 5월 그 뜨거웠던 5월에 제가 기억하는 것은 창문에 걸린 두꺼운 솜이불과 서부서 뒷산에 올라가 헬리콥터를
보며 환호하고 돌아온 저의 종아리에서 터지는 아픔이었습니다.
집 앞 우물가에서 뻘건 밧줄같은 것을 보고 마지려던 저를 "야 이노아 저리 안가냐~"라고 외치던 이름 모를 할아버지의
외침입니다.
그리고 80년대는 아니지만 79년 10월 26일 소풍날 뒤져버린 대통에 대한 원망입니다.
79년 10월 26일 소풍 날 "씨발 놈이 소풍날 주거 부냐"라고 외치던 동네 형의 울분에 찬 목소리에
"긍께요. 그 씨발 놈이 내일 죽지..."라고 외치던 저의 목소리입니다.
이태리식 주택에 살던 저의 가족이 아파트로 이사하고 고둥학교로 진학해 열심히 공부하던 시절...
성에 관심이 많은 사춘기 소년들에게 야한 이야기도 하며 우리의 인기를 독차지하던 총각 수학 선생님이
유일했던 처녀 여선생님과 사귀며 졸지에 공고의 적이 되어 버리고...
매케했던 최루카스에 학교는 일찍 끝났지만 서현교회로 광주은행 앞으로 달려가던 87년 6월...
대학생 형들의 뒤에서 돌을 던지며 따라 다니다 국사 선생님에게 걸려 혼날 것을 예상했는데 학생회관 앞 포장마차에서
국사 선생님이 거네는 소주를 조심히 마시며 "내일부터는 나오지 말어라."라던 이야기를 듣던 시절...
89년 공안당국에 쫓기던 선배가 제 4 수원지에서 의문의 주검으로떠오르던 시절..
전대대 병원 영안실 앞에서 축축해진 눈으로 분노를 표출하던 시절...
이것이 저의 80년대 입니다.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나요?
그러나 지금 80년대를 생각하면 생각나는 것은 듀란듀란입니다.
그리고 찰리 채플린의 독재자입니다.
내가 회상하는 80년대 입니다.
첫댓글 모던님도 두려운 시절을 보내셨군요.ㅜㅜ
한 많은 세월입니다.ㅠㅠ
그 시절을 공감합니다, ....저도 서울시청앞에 있는 모 보험회사 본사에 근무하면서, 물 밀듯 모여 둔 '시민과 학생'들을 보면서 6.29선언을 이끌어 냈던, 그 날들의 함성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듀란듀란.. 저 멤버들은 아직도 다 같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턱살과 뱃살과 얼굴에 주름이 생겼지만요.. 이제는 아저씨 그룹이 되었습니다. ^^;; 시간은 지나가고 있지만 산 사람들은 현실에 충실하고 노력해야 할거 같습니다. 그 어두운 시절을 값진 추억으로 간직하려면 말이죠... 편안한 주말이 되시기를~! ^^
80년대는 최루탄이 없으면 안되는 시절이었죠.. 그때는 정말 최루 가스의 뿌연 연기처럼 앞이 보이지 않았던 시대였던 것 같아요.
그 시절을 광주에서 보내 셨군요.정말로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