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시(20) - 古意
퇴계가 47세 때 8월에 홍문관 응교 벼슬을 받고 서울에 도착하여 지은 시이다.
古意는 옛 일을 되새기다. 라는 뜻이다.
古意
溫溫荊山玉 온온형산옥
淑氣含精英 숙기함정영
夜夜虹貫巖 야야홍관암
山鬼自遁驚 산귀자둔경
抱哭何氏子 포곡하씨자
三獻不避刑 삼헌불피형
斲爲萬乘器 착위만승기
雄誇價連城 웅과가련성
在此伭國寶 재차현국보
在彼虧天成 재피휴천성
君看甓社珠 군간벽사주
光彩奪月明 광채탈월명
出入有無間 출입유무간
世巧焉得嬰 세교언득영
荊山玉 - 형산에서 나는 옥으로, 한비자, 화씨 조에 변화가 형산에서 옥을 주워 여왕에게
바쳤다. 옥 세공자에게 보였더니 돌 이라 하였다. 버로 변화의 다리를 잘랐다.
변화가 ‘내 다리가 잘리는 것이 억울한 것이 아니고 옥을 몰랄보는 것이---’라 했다.
虹貫 - 손님을 받아들이는 예법, 옥을 비유하였다.
三獻 - 변화가 초의 여, 무, 문, 세 왕에게 옥을 바쳤으나, 다리를 잘렸다.
착위만승기 – 하, 은, 주 삼대 이전에는 옥새가 없었다. 진나라 때 화씨벽으로 옥쇄를 만듬
이사가 전서체로 受命於天 개壽永昌 이란 여덟 글자를 써서 황제가 바뀔 때마다 전하도록
했다.
가연성 – 진나라 소왕이 화씨벽의 소문을 듣고 성 15개와 바꾸자고 했다.
벽사주 – 벽사라는 호수에 옥이 나타났던 전설
이 시에 대한 주석으로
“껴안고 울면서 세 차례나 바쳤다고 하였으니 그것을 가지고 있던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국보감이라고 자랑한 것이 되지만, 그것을 다듬어서 옥새를 만들었으니 옥 자체의 입장에서 본다면 본래 타고난 성질을 이지러지게 한 것이다.”
-옛 일을 되새김-
윤택하고도 윤택한 형산의 옥이여.
맑은 기운 정밀하고도 꽃다움을 머금었네
밤마다 무지개, 바위 속을 관통하니
신의 귀신 스스로 놀라서 숨네
껴안고 우니 누구 댁의 사람인가?
세 차례 바치면서도 형벌을 피하지 않았다네
다듬어져 만승천자의 요긴한 기물이 되었고
크게 알려져서 값은 몇 성을 묶은 것과 같았다네.
여기서는 나라의 보물로 이름을 날리지만
저기서는 하늘이 만들어 준 본성이 이지러지게 되었다네.
그대는 벽사호의 구슬을 보았는가?
그 광채 달의 밝음을 뻬앗았네
유와 무 사이를 들어갔다 나왔다 하니
세상의 재주꾼인들 그것을 손에 넣을 수 있으랴?
이때 퇴계는 허다한 선비들이 당쟁으로 희생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절박한 애처러움을
표현하였다고 본다. 벼슬을 벗어나고 싶으나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중앙 정계에서
먼 강원도나 경상도에서 산수를 즐기면서 바랐다. 그는 48세 때 청송부사가 되고 싶었지만
그 대신에 단양 현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