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 대성산 정취암 원통보전 주련 ①
慶南 山淸 大聖山 正趣庵 圓通寶殿 柱聯 一
정취암(淨趣庵)은 경남 산청군 신등면 둔철산로 675-87(신등면 양전리 927-2번지) 대성산(大聖山)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 해인사 말사입니다.
정취암은 대성산의 기암절벽 사이에 자리하여 정결(淨潔)한 아취(雅趣) 풍기는 절입니다. 정취암은 통일신라시대 신문왕(神文王)6년(686)에 창건된 사찰로, 동해에서 장륙금신(丈六金身) 아미타불이 솟아올라 두 줄기 서광을 발하니 한 줄기는 금강산(金剛山)을 비추고, 또 한 줄기는 대성산(大聖山)을 비추었습니다. 이때 의상조사(義相祖師)가 두 줄기 서광을 쫓아 금강산에는 원통암(圓通庵)을 세우고, 대성산에 정취암을 세웠다는 전설이 전합니다. 그래서인지 대성산에는 상서로우면서도 고운 기운이 감돌아 옛날부터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정취암은 창건 이래 수많은 고승납자(高僧衲子)들의 수행처가 되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3대, 4대, 6대 종정을 지냈던 고암(古庵) 대종사도 주석하여 정진한 바 있습니다.
성보문화재로는 유형문화재 제543호인 목조관음보살좌상과 경남 지방문화재 자료 제243호 산신탱화가 있습니다.
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약인욕료지 삼세일체불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
諸法從本來 常自寂滅相 제법종본래 상자적멸상 佛子行道已 來世得作佛 불자행도이 내세득작불
삼세의 모든 부처 깊은 경계를
사람들이 깨달아 알고자 하면
마땅히 법계 성품 깊이 관하여
법계 모두 마음이 지은 줄 알라.
모든 법은 근본 쫓아 오는 것이니
언제나 스스로 적멸함이라
불자가 이 진리를 모두 행하면
오는 세상 반드시 성불하리라.
【解說】
우선 원통보전에 위의 게송이 쓰인 주련을 걸어 놓은 것이 어색하기도하고 의아한데 이렇게 된 이유는 이 전각이 원래는 대웅전이었기 때문입니다. 대웅전 편액을 원통보전으로 바꾸어 달았지만 주련은 그대로 둔 까닭입니다.
이 게송은 화엄경 사구게 중 하나입니다. 아침종송(朝禮鐘頌)에서 늘 염송(念誦)하는 게송입니다. 그래서 많이 들어 보셨고 귀에 익숙한 내용입니다. 언뜻 보면 참 쉬운 것 같은데 알고 보면 그리 쉽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게송의 출처는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제19권, 『야마천궁게찬품(夜摩天宮偈讚品)』의 각림보살(覺林菩薩)의 찬송 말미에 나옵니다.
부처님께서 야마천궁(夜摩天宮)에 올라 십행법(十行法)을 설하시니 시방의 열 분의 보살님들이 각기 게송으로 그들의 법을 찬탄하였는데 그 중의 각림보살이 읊은 찬송인 것입니다.
만약에 사람들이 시방삼세의 모든 부처님의 깊은 경계를 알고자 한다면 응당 법계(法界)의 성품(性品)을 관(觀)하라는 것입니다.
법계(法界)란 18계(界)의 하나로 의식의 대상인 유위(有爲)ㆍ무위(無爲)의 모든 제법(諸法)을 말합니다. 제법이란 내 앞에 드러난 인식현상을 말합니다. 18계란 육근(六根. 眼耳鼻舌身意)과 그 대상인 육경(六境)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육식(六識)을 말합니다.
유위법(有爲法)이란 번뇌 망상에서 연기(緣起)하여 일어나는 인식현상이고, 무위법(無爲法)이란 무위법(無爲法)이란 번뇌망상이 끊어진 공(空)의 자리를 다시 불공(不空. 實相)이라 하는데 이 불공(不空)의 세계에 드러나는 청정한 현상입니다.
법계의 성품을 관하면 삼세제불을 알 수 있고 그 깊은 경계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법성(法性)의 자리가 부처님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온갖 번뇌망상인 염상(染相)이 사라진 청정한 자리 실상의 자리가 부처님의 자리입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이 마음으로 지어졌단 말입니다. 이 일체유심조는 흔히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고 풀이하곤 합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참으로 알쏭달쏭합니다. 혹은 일체유심조를 '삼라만상 모든 것을 마음이 만들었다' 하기도 합니다. 이 말씀도 어떻게 보면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에서 일체(一切)를 '모든 것' 혹은 '삼라만상(三羅萬相)' 또는 '모든 존재'라 풀이하곤 합니다. 그러니까 보다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들면 '산천초목(山川草木), 산하대지(山河大地), 일체만물(一切萬物)이다.'라고 하지요. 이를 토대로 적용해 볼까요?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었다고 할 때 그러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책'을 마음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내가 마음을 굳게 먹었다 해서 날라가는 '새'를 만들 수 있을까요? 아니면 '산과 바다'를 만들 수 있을까요? ^^ 우리 마음이 뚝딱 만들어 내는 신통력이 있을까요?
여기서 일체(一切)라는 것은 12처(十二處)에 포섭된다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12처란 우리가 대상을 보는 안(眼)ㆍ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ㆍ의(意)의 육근(六根)과 그 대경(對境)인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ㆍ법(法)의 육경(六境)을 말합니다. 일체는 이렇게 인식되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그로 인해 인식되는 안식(眼識)ㆍ이식(耳識)ㆍ비식(鼻識)ㆍ설식(舌識)ㆍ신식(身識)ㆍ의식(意識)의 육식(六識)이 일어나게 됩니다. 인식 주체와 대경으로 인식되는 인식의 세계를 일체(一切)라 합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보는 순간 내가 이미 알고 있던 모든 것이 함께 일어나 그 대상을 본다는 것입니다. 이때 그 대상을 진실한 그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염상(染相)으로 본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마음이 만든다는 것은 이러한 것을 실제로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대상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내 앞에 드러난 모습은 내 마음이 만든 세계입니다. 내 마음이 만든 세계를 내 마음이 봅니다. 모든 것이 마음입니다. 이것을 만법유심(萬法唯心)이라 합니다. 유식학(唯識學)에서는 삼계유심(三界唯心)이요 만법유식(萬法唯識)이라 합니다. "삼계는 오직 마음이요, 만법은 오직 식(識)이다." 라고 합니다. 심(心)과 식(識)은 같은 뜻입니다.
일체유심조를 대개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풀이하기도 하는데 마음 먹기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제법을 이리저리 조작해서 보고 있으니 염상을 제거하고 바르게 실상을 보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심생즉종종법생(心生則種種法生)이요
심멸즉종종법멸(心滅則種種法滅)이라."
"마음이 일어나면 가지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마음이 사라지면 가지가지 현상이 사라진다."
원효대사가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에 가서 유식(唯識)을 공부하고자 유학 길에 올랐다가 백제의 어느 항구에 다달았는데, 날이 저물고 갑자기 비바람이 거세어 어느 토막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캄캄한 밤에 목이 말라 한 바가지의 물을 마시고 상쾌하게 갈증을 식혔습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보니 간밤에 달콤하게 먹었던 물이 해골바가지에 괸 물이었고 토막이라 생각했던 곳이 옛 무덤 속이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일어났습니다. 마음이 분별하여 지어낸 결과입니다. 그 순간 원효대사는 모든 것이 마음의 변화임을 깨닫고 다음과 같이 읊었습니다.
心生則種種法生 심생즉 종종법생
心滅則龕墳不二 심멸즉 감분불이
三界唯心 萬法唯識 삼계유심 만법유식
心外無法 胡用別求 심외무법 호용별구
마음이 일어나니 가지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마음이 사라지니 토막과 무덤이 다르지 않네.
삼계가 오직 마음이요 모든 법이 오직 식이도다.
마음밖에 법 없으니 어찌 무엇을 달리 구햐랴!
이리하여 당나라에 가서 유식을 공부하려던 것을 포기하고 신라로 되돌아 가게 됩니다.
오염되고 덧칠해진 식(識)을 맑혀 청정식(淸淨識)으로 바꾸는 것이 수행입니다. 마음에서 조작된 현상을 여실하게 관찰하면 염상(染相)으로 가리워진 청정무구한 실상(實相)을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자리가 부처님의 자리이니 삼세의 부처가 이와 같은 것입니다.
삼계유심(三界唯心)이요, 만법유식(萬法唯識)입니다.
감사합니다. 백우 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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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_()_
감사합니다.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