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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거버넌스, 변화를 만들다
-관악, 구로, 동작, 중랑의 사례를 중심으로-
2013년
자치구 젠더거버넌스 시작하다 ; 동작, 중랑 참여 시작
여성단체들은 그 동안 꾸준히 성주류화제도 과정에 젠더거버넌스 활동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 왔고 성평등정책을 위한 제도들이 자치구 행정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으며 시민들은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시민들이 살펴보기로 하였다.
2013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사업으로 성 인지정책모니터링 활동에 대한 수요 조사를 한 후 동작구 ‘좋은세상을만드는사람들’, 중랑구 ‘동북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중랑의정모니터링단’을 포함한 8개 자치구에서 단체 중심으로 활동팀을 만들고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시작하였다. 자치구 참여단체(모임)로 구성된 기획단에서 자치구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공동 기획하고 활동가 교육, 정책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동작은 단체 설립과 함께 구의회 방청을 하였고 이듬해부터는 성 인지정책 공부 모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중랑은 ‘중랑의정모니터링단’에서 구의회 의정 활동을 모니터링하였고 이후 ‘초록상상’과 결합하여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2013년의 활동은 참여 시민 및 여성단체들이 지역을 중심으로 성 인지정책 현장모니터링을 실행하고 여성의원의 성 인지적 의정 활동을 지원하면서 젠더거버넌스의 필요성에 대해 공론화하는 것이었다.
2014년
낯설기만 한 젠더거버넌스 ; 구로 참여 시작
지역 주민과 활동가 사이, 그 어디쯤
2014년 젠더거버넌스 활동은 참여하는 자치구가 9개로 늘어나며 외형적인 확장을 이루었지만 행정의 성별영향분석사업 기간에 맞추어 진행되는 활동 시기로 인한 활동의 제약, 아직은 젠더거버넌스에 대한 민관 모두의 인식 부족이라는 한계점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구로는 2014년 처음으로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내부에서 시작된 욕구라기보다는 2011년부터 시작한 마을풀뿌리활동 모임이 2014년 여성환경연대 남서지부가 되면서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먼저 시작한 동북지부 초록상상의 영향과 외부의 권유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초반 참여자들은 젠더거버넌스라는 단어도 낯설어했고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에 부담을 가졌다. 참여자들을 위해 성 인지감수성, 마을공동체 이해에 대한 강좌를 진행하였지만 처음이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참여자들이 다같이 모르는 상황에서 서울여성가족재단의 오나경 멘토, 초록상상 장이정수 사무국장(현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역의 안전을 여성의 눈으로 보면
동작은 2013년 동작골안전지킴이;동네한바퀴 활동을 하면서 마을의 안전, 여성과 청소년의 안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난 1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에는 청소년통합지원체계와 안전 문제에 집중하였다. 동네한바퀴 활동 중 ‘안심거울길’의 필요성을 제안하였고 2014년 처음으로 동작구에서 ‘안심거울길’이 추진되어 대상 지역을 확대하며 현재까지 이어지는 성과를 거두었다. ‘안심거울길’은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다세대·다가구 밀집 지역의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유리 현관문에 범죄예방디자인(CPTED)기법을 적용한 미러시트(Mirror sheet)를 부착하고 도로 노면에 ‘안심거울길’을 알리는 문구를 표기하는 사업이다.
중랑은 2015년 ‘맞춤형범죄예방디자인추진’ 사업을 모니터링하며 행정이 추진하는 안전 정책들은 대부분 눈에 보이는 시설물 설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안전한 지역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마을공동체가 살아나고 지역주민들 사이의 관계망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을 통해 ‘지역사회 안전이 무엇인지’ 공론화하였다. 또한 지역사회 다양한 구성원들이 느끼는 안전에 대한 인식, 위험에 대한 체감도는 다를 수 밖에 없으며 이를 적절히 반영하기 위해 주민 참여가 필수적임을 주장하였다. 2015년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안전에 대한 새로운 의견과 방향을 이야기한 활동가들의 의견에 귀기울인 행정은 사업을 위한 간담회에 젠더거버넌스 활동가가 참여하여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고 사업 계획에 마을공동체와 협업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안전’은 초기부터 젠더거버넌스 활동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의제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로 대변되는 여성에게는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이 얼마나 안전한 공동체인가가 매우 중요하고 따라서 서울시와 자치구의 안전 정책이 무엇이고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만들어지고 있는지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여성의 눈으로 살펴보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5년
우리 삶에 가까운 문제부터 ; 관악 참여 시작
2014년 10월에 관악여성회가 만들어졌고 우리가 거주하는 마을의 안전과 청소년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었다. 2015년 5월에 운영위원 중 한 분이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제안하였고 여성회라면 자치구 사업을 성평등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것이 의미 있겠다고 판단하여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 참여하는 활동이라 거창한 주제보다는 우리 삶에 가까운 문제부터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였고 단체 내부에서 여성들이 살면서 위험하다고 느끼는 문제는 무엇일까 라는 논의 끝에 공중화장실과 보안등 사업을 과제로 선정하였다. 통계자료를 받아서 살펴보니 다른 동에는 전철역 근처나 공원 근처에 1-2개 공중화장실이 있는 반면 관악구 삼성동에만(신림6동) 공중화장실이 18개 있는 것이 특이하여 삼성동에 국한하여 공중화장실과 보안등을 정책모니터링하기로 결정하였다. 삼성동은 재개발지역으로 묶여 있어 관악구에서도 보기 드물게 낙후한 동네였으며 오래전부터 시유지에 주민들이 가건물을 지어서 살고 있는 형태라 집 안에 화장실이 없고 공중화장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난히 공중화장실이 많은 동네였다. 여름내내 활동가들이 발품을 팔아가며 관악구 삼성동 공중화장실 현장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청결과 위생 문제뿐만 아니라 안전에도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 개선안을 제안하였다. 삼성동 공중화장실 상황은 당시 다른 구에는 없는 특이한 사례가 되어 관심을 받았고 관악구 여성정책팀 해당 공무원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주최했던 발표회에 참여하여 사례 발표를 듣고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관심을 높이면서 이후 소통과 협조의 계기들이 마련되었다. 관악여성회 정책모니터링 활동가들에게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정책에 대해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자부심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2016년
‘풀뿌리 여성들이 함께 만드는 성인지 정책 사업’
지역사회 성평등정책에 참여하다
관악은 2015년에 이어 관악구에 있는 모든 동의 공중화장실을 다시 비교하여 살펴보고 개선안을 제안하였는데 강남역 화장실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회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여성정책팀에서 적극적으로 개선안을 반영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 2016년 11월에 관악구에 <성별영향분석평가위원회>가 발족되고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인정받아 관악여성회 1인이 위원으로 위촉되어 참여하였다. 아울러 민관이 함께 하는 젠더거버넌스 회의 체계를 만들어 자치구 민관협의체를 시작하게 되었다.
2017년
서울시 협치사업 1년 ‘시민참여 젠더거버넌스를 통한 시정 성인지성 강화기반 구축사업’
25개 자치구에서 젠더거버넌스를 함께 하다 ;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참여 시작
2017년부터는 서울시 25개 자치구가 모두 참여하는 젠더거버넌스 활동이 시작되었다. 5개구 또는 10개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에서 서울시 협치사업으로 전환되며 모든 자치구의 풀뿌리여성단체 또는 모임들이 참여하였다. 기존의 활동이 지역의 활동가를 양성하여 서울시와 자치구 정책을 성 인지 관점에서 모니터링하고 개선안을 제안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2017년부터는 풀뿌리여성주의 활동가를 발굴하고 이들을 조직화, 연대하여 지역의 풀뿌리여성운동을 확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중랑과 동작은 젠더거버넌스 분야의 오랜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인근 자치구의 활동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활동 경험을 나누는 멘토 역할을 하였다.
구로는 활동가가 자치구 성별영향분석평가위원에 추천받아 사업 선정회의에 참여하였다. 또한 젠더거버넌스 한마당 행사에서 구로구 담당공무원이 자치구 공무원의 젠더거버넌스 사례를 발표하며 활동에 대한 이해와 협력이 돈독해졌다. 대상 과제로 선택했던 ‘공중화장실사업’을 모니터링한 후에 제안 사항 중 하나로 ‘긴급생리대 비치’를 제안하였으나 반영되지 못했다. 정책 제안 활동을 하다보니 구의회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구의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강좌를 기획해 활동가들의 궁금증을 푸는 시간을 가졌다.
담당공무원의 잦은 교체로 활동의 어려움
흔들리는 자치구 젠더거버넌스 체계
관악은 여성정책팀의 담당 공무원이 계속 바뀌면서 지금까지 잘 이루어졌던 민관협력체계가 흔들리게 되었다. 담당공무원과의 소통과 협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는 한해였다. 새로운 담당공무원이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개별 사업 담당자들도 중간에 바뀌는 상황이 발생하며 활동의 어려움이 있었고 일련의 과정에서 행정은 형식적인 참여를 하였다. 그나마 ‘안심골목길조성 디자인사업’을 모니터링하였는데 이 사업을 통해 활동가들이 지역의 안전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해 보고 개별 동 단위 사업이 아닌 관악구 전체를 대상으로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한해였다.
동작은 2016년부터 2년 동안 연속으로 ‘범죄예방디자인사업’, ‘도시재생사업’을 꾸준하게 살펴보며 한 가지 정책에 대한 활동가들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개선안에 대한 반영 여부도 확인해 볼 수 있는 활동 방식을 만들어 왔다. 민간에서 활동가들의 경험과 역량이 쌓인 반면에 민간협력체계는 그 동안 자치구에서도 담당공무원이 젠더거버넌스에 적극적으로 결합하며 젠더거버넌스 회의 체계를 구축했었으나 2017년 들어 민관 협치의 결속력이 떨어지며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대한 관의 관심이 적어지고 책임감도 떨어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2018년
‘발로 뛰는 현장활동으로 서울을 바꾸다_시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성평등 서울’
우리는 뭉치면 더 강하다 ; 권역 모임 시작
2018년은 25개 자치구가 함께 참여한 젠더거버넌스 2년차였다. 2017년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풀뿌리여성들을 중심으로 젠더거버넌스 주체가 만들어졌으나 2년차에 들어서며 몇몇 자치구는 활동 주체가 변경되기도 하였다. 2018년에는 지역활동가들 사이의 연대를 강화하고 상호 배움을 통한 성장을 위해 25개 자치구를 5개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 모임을 진행하였다. 중랑은 북부권역, 구로는 서부권역, 동작과 관악은 남부권역에 참여하여 앞선 활동 경험을 가진 중심 단체로 활동하였다.
정책을 위한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넘어 일상의 젠더거버넌스 활동으로
중랑은 2018년 25개 자치구 중 가장 먼저 자치구 활동 선포식을 진행하였다. 성별영향분석사업 기간에 맞춰서 진행되었던 젠더거버넌스 활동 주기와 상관없이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공론화하기 위해서였다. 자치구 일정에 맞추어 사업을 선정하고 분석하고 현장활동을 하고 개선안을 제안하는 일련의 과정에 얽매이지 않고 활동가들 스스로도 정책을 위한 젠더거버넌스가 아니라 성평등한 지역사회를 위한 일상적인 젠더거버넌스 활동이 이루어져야 함을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아울러 활동의 결과를 사업담당자들과 공유하는 제한적인 간담회 외에 추가로 지역사회와 나누는 지역공유회도 진행하였다. 2018년에는 마을에서 마을지원활동가, 성평등교육활동가들과 장애인 주민이 참여하면서 다양한 당사자 관점을 가지고 사업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정책 제안 활동과 더불어 2018 지방자치장 선거를 대비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평등의제를 만들어 후보자에게 제안하는 활동도 진행하였다. 제안 내용 중 구청장 당선자가 중랑구성평등지원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채택하였다.
구로는 2018년부터 지역에서 젠더거버넌스 공론장을 열어 지역사회와 젠더거버넌스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 시간을 통해 활동가들은 자치구 정책에 대해 지역사회에 정책을 제안할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이 의제에 관심을 보이는 구의원과 협력하여 구로구의 공중화장실 조례와 (양)성평등조례를 개정하고 2곳의 공중화장실과 3곳의 복지관, 청소년시설에 ‘긴급생리대’를 배치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긴급생리대 비치’ 제안은 2017년, 2018년 젠더거버넌스 활동 결과로 연속 제안했지만 자치구가 받아들이지 못했던 개선안이었다. 2018 지방자치장 선거 당시 후보자들에게 여성의 보편복지로 모든 공공화장실에 생리대를 배치하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활동 연차로 극복할 수 없는 어려움들
2013년부터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시작했던 동작은 2016년부터 상근활동가가 생기고 회원이 늘면서 활동가와 회원 사이 업무 경계가 생기기 시작했다. 차츰 활동 경험이 풍부한 활동가들은 다른 마을 활동으로 활동 영역을 옮기게 되고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비회원들도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참여하면서 참여자들의 활동에 대한 주체성은 떨어지고 어느 새 단체 책임활동가가 진행하는 단기적인 프로젝트 사업처럼 되어 버렸다. 2017년부터는 자치구와 거버넌스 관계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2018년에는 젠더거버넌스 결과보고회에 정책제안사업 담당자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관악은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참여한 시기는 비교적 오래되었지만 참여자들이 성장하지 못하는 구조에서 책임활동가의 역할이 너무 많은 상황이 되었다. 관악여성회 단체의 일들이 많아지면서 책임활동가가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집중할 수 없게 되고 관성대로 일정에 맞춰 끌려가는 형태가 되어 버렸다. 올해는 담당자가 다시 바뀌면서 구청에 자료를 요청해도 자료를 전혀 제공받지 못하는 등 업무 협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작년까지 관악구청 가정복지과 여성정책팀과 진행하였던 자치구 젠더거버넌스 회의마저 전혀 운영되지 않았다. 사전간담회, 정책개선간담회 등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대해 관에서는 (가정복지과 여성정책팀) 요구가 낮고 민간에서 (관악여성회 젠더거버넌스 활동가) 주도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올해 서울시 과제와 연계한 자치구 도시재생사업 관련 과제는 내용적으로 쉽지 않아서 활동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참가들이 있는 등 전반적인 활동이 어렵게 진행된 한해였다.
2019년
협치사업 3년, ‘시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성평등 서울’
변화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젠더거버넌스를 상상하다 ; 관악, 동작
동작은 올해로 젠더거버넌스 활동 7년차다. 활동의 지속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체로 보면 활동 경력이 길지만 모든 참여자들의 역량이 동일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늘 함께 할 사람에 대한 고민이 있다. 올해 25개 자치구 공통 과제였던 여성정책을 살펴보고 그 결과 공유를 위한 ‘관악, 동작, 구로 3개구 활동가 워크샵’을 진행하며 활동가들이 역할을 나누어 발표 자료를 준비하고 워크샵에서 동작구를 대표해 발표하는 경험이 활동가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다. 대표활동가 중심으로 진행되던 활동의 역할을 여러 활동가가 나누면서 활동가 스스로가 책임감, 역할 나눔, 활동의 의미 찾기 등 활동의 주체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내년에는 활동가들이 좀더 역할을 나누고 책임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올해 동작구는 행정과 진행했던 현장활동 결과 공유회를 지역과 함께 진행했다. 마을에서 활동하는 단체의 활동가들이 참여하며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상상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좋은세상을만드는사람들-보라돋보기’ 중심으로 진행했던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마을로 확장하여 의제 중심으로 마을단체들과 협업하고 좀더 세력화된 정책제안활동을 진행하여 실질적인 마을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알리는 지역간담회도 진행하고 민민협력 단위에도 참여하여 연대 세력을 넓혀 보려고 한다.
관악은 그 동안 단체 사무국장이 중심이 되어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했는데 단체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위한 새로운 대표활동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체 내부에서 젠더거버넌스 활동은 지역에서 필요한 당연히 해야 하는 활동이고 25개 자치구가 함께 하는 활동에 참여하면서 풀뿌리여성들과의 연대 의식을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 생각하고 있다. 다만 활동가들의 역량에 따라 활동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에 차이가 있다. 내년부터는 활동가들의 수준에 맞게 단계별로 활동 모임의 형태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첫해에 진행했던 내가 살고 있는 현장 중심의 공중화장실 과제처럼 쉽고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과제와 좀더 깊이 있는 정책 제안 활동을 할 수 있는 모임으로 나누어 좀더 많은 활동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두고 싶다. 아직은 단체의 여력이 부족해서 지역 확산을 위한 활동은 계획하기 어렵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행정과의 협치도 중요하지만 행정과 상관없이 지역에서 민민 협력으로 이루어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앞선 경험을 가진 단체들과의 연대와 협업으로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젠더거버넌스를 넘어 지역사회 성평등의제 활동으로 ; 구로, 중랑
구로는 2019년이 여러 가지 차원에서 젠더거버넌스 활동의 격변기라고 생각한다.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성평등의제 활동에 참여하여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고 내년 활동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다. 반면 그 동안 함께 했던 활동가들이 다른 활동으로 영역을 넓히며 젠더거버넌스 활동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지역에서 젠더거버넌스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하다. 2014년부터 지속된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통해 ‘젠더’ 라는 말조차 낯설어했던 참여자들이 자치구 성평등의제를 제안하고 ‘긴급생리대 배치’라는 성과를 만들어 내는 등 마을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활동가로 성장하였다. 지역에서는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더 초록이 꾸준히 하고 있는 단체의 대표 활동으로 인정하고 단기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역의 여성들이 참여하는 협치 활동으로 이해하고 있다. 젠더거버넌스 활동을 통해 지역에서 여성주의 단체로 자리매김하였으며 더초록의 제안에 귀기울이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2017년 이후 지역에서 꾸준히 ‘공공생리대 비치’ 제안을 하고 (2018년 일부지만 청소년시설과 공중화장실에 비치) 이후 뜻을 같이 하는 지역 사람들과 TF팀을 만들어 10월 23일 ‘구로구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 지급 조례’를 발의하였고 10월 30일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구의회를 통과하였다. 3년 동안 지치지 않고 지역에서 같은 의제를 함께 이야기한 결과다. 올해 구로구 민관협치 여성의제에도 참여하여 ‘구로 3.8 여성의 날 행사’, ‘구로의 정책 속 세대별 여성정책 연구 용역’, ‘여성의제를 주제로 한 포럼’을 제안하였고 제안이 채택되어 2020년 활동할 예정이다. 구로의 젠더거버넌스 활동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지 활동가들도 기대하고 있다.
2019년 중랑은 기존의 활동가들 외에 초록상상의 성평등팀 활동가들이 참여하면서 다양한 성평등의제 활동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었던 한해였다. 중랑구 민민협력 성평등의제에 참여하여 ‘성평등한 마을문화를 위한 성평등 약속문’ 만들기를 진행하였다. 중랑구는 최근 몇 년 사이 마을공동체 활동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마을 활동에 참여하는 주민들과 활동가들 사이에서 성평등한 마을 문화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젠더거버넌스 활동에 참여하는 활동가들은 마을의 성평등 활동 단체와 협업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성평등 약속문’의 초안을 만들었고 이후 중랑마을컨퍼런스 참여자들,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수정보완할 예정이다. 젠더거버넌스 활동가들은 2018년 지방자치장 선거 당시 마을에서 후보자에게 정책 제안을 하는 과정에 성평등정책으로 참여하여 정책을 제안하였고 그 중 ‘성평등지원센터 건립’을 구청장 당선자가 공약 사업으로 채택하였다. 이후에도 ‘성평등지원센터 건립’ 진행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구청이 공개한 건립 계획 등을 살펴보고 사전간담회를 제안하여 ‘성평등지원센터’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였다. 11월 22일에는 ‘성평등한 중랑 만들기’ 토론회를 진행하여 중랑에서 이루어지는 성평등 활동을 공유하고 ‘성평등지원센터’에 대한 지역사회 공론화를 시작하였다. ‘성평등지원센터 건립’ 계획에 대해서는 이후에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공론 과정에 참여하고 구의회, 행정에 ‘중랑구 (양)성평등조례 개정안’을 제안하고 관련 활동을 계속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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