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희망네트워크 운영위원 김영미
지난 5월부터 시립대입학제도 개선기획단에서 활동했다. 시립대 입학제도 개선 기획단은 서울시 관계자, 시교육청 정책관, 외부 전문가, 시의원, 시립대 교수와 입학처 관계자, 고교 교사, 학부모로 이루어졌다. 나는 학부모 입장으로 서울 시립대가 반값 등록금이 되면서 사회적 책임성과 공공성 강화를 강조하며 입학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에 큰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교육희망네트워크에서 이야기하는 ‘경쟁에서 협동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라는 교육모토를 반영할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교육의 변화를 이야기할때 가장 큰 걸림돌이고 주요한 이슈가 되는 것이 대학입시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 삶이 온통 대학입시에만 집중되면서 초중등 시절에 당연히 누려야 할 것들을 누리지 못하고 경쟁과 학원순례, 암기식 반복학습에 시달리는 우리 공교육을 바꿀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다. 시립대 입학제도 개선 기획단에 참여하여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과 논의를 하면서 우리 교육이 ‘경쟁이 아닌 협동과 차별이 아닌 지원’으로 가기 위해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 고민했다. 오랜 시간 논의를 통해 입학제도 개선 방향으로 모아진 것은 크게 두 가지 였다. 시립대에서 ‘어떤 인재를 뽑을 것인가’와 ‘대학에서 어떻게 꽃피우게 할 것인가’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어떤 인재를 뽑는가에 따라 초중등 교육이 달라질수 있을 것이고, 대학에서 어떻게 꽃 피울 것인가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시민단체, 학부모, 교사, 전문가들과 분야별 토론회를 거치고 교육연구 용역단체의 도움을 받아 ‘시립대 입학제도 개선 방향의 중간보고’가 10월 5일에 있었다. 이에따라 교육희망네트워크에서도 그 내용을 검토하고 적극적인 의견을 수렴하여 반영하기위해 토론회를 진행했다. 어떤 인재를 뽑을 것인가에 따라 입학제도에서 크게 드러나고 있는 논술과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했다. 논술 전형은 그동안 사교육을 유발하고 빈부격차에 따라 가장 불공평한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논술 그 자체는 우리 교육에서 지향해야 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시립대 입시에서는 어떤 사교육이나 보충없이 논술이 가능한 초중등 공교육을 만드는데 기여할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12년 공교육을 받은 학생은 누구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왜 공부하고 싶은지 정리된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해야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알고 배움의 기쁨을 경험하여 공부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를 갖고 있는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학생들이 대학에서 자신의 전공에서 충분히 학문의 즐거움을 맛볼수 있도록 대학 교육 과정을 만들고 더불어 사회에 기여할수 있도록 한다면 충분히 교육희망을 기대해 볼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학생 생활 기록부를 바탕으로 창의 역량을 보는 것과 사회통합을 위한 기회균등 선발을 하겠다는 것에 동의했다. 창의 역량은 고교에서 교과목 교사들이 연구모임을 갖고 수업을 준비하여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히는 수업을 했는지, 그에따른 학생들의 참여와 과정에 대해 교사들의 평가를 보는 것이다. 공교육에서 교사들의 수업권을 중요시하고 교사들의 학생 평가에 대한 신뢰를 높히는 의미가 있다. 또한 기회균등 선발은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약자를 배려하여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호응을 얻었다. 어떤 공동체가 가장 힘든 사람을 배려하고 그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면 모든 구성원들이 그렇게 살수 있는 넉넉하고 풍요로운 사회가 되듯이, 대학에서부터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립대 입학제도 개선에 참여하고, 그것을 교육희망네트워크 안에서 보다 깊게 토론하면서 학생들과 교사가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함께 배우는 즐거움을 갖게 될 날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인다. 교육희망네트워크 활동을 하면서 또 하나의 교육희망을 만들어 가는데 참여하는 것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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