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컴한 새벽 일찍 일어나 밤새 하얀눈이 덮힌 장독대을 마주하며 추위에 쪼끔 오그라들면서
어제 밤 씻어서 큰 가마솥에 앉혀놓은 콩을 삶으려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큰 솥 두개를 동시에 삶기 때문에 아궁이에 불도 동시에 지피면서 살펴 보아야한다.
마른 나무가 없어서 불이 붙기까지 한 두시간은 부채질도 해가며 열심히 아궁이를 살피다 보면
아침이 되고 해도 떠오르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렇게 큰 솥 두개가 끓어서 넘치면 불을 약하게 하고 넘치지 않게 솥뚜껑위로 물을 끼얹어 가며 5시간 정도를 뜸을 들인다.
이렇게 카라멜색 이쁜색깔 콩으로 삶아지게 되면 다 된것이다.
처음으로 삶아서는 현정사범님과 정민사범님.그리고 사진을 찍어주신 이종대현사님과 시식을 했다.
메주콩이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는 것인 줄 몰랐다고 하면서 연신 먹어대고.....ㅎㅎ
오후 두시면 메주콩이 다 삶아져서 이런시간을 갖게 되는데 참 행복한 시간인것 같다.
이때부터는 연맹 직원분들이 차례로 내려 오셔서 메주콩을 밟아 주신다.
한번에 3말, 한 솥에 한말반씩을 삶기 때문에 밟아야 할 양도 엄청 많다.
그분들이 안 도와주시면 현정사범님과 나는 일을 계속 진행할 힘이 없어진다.
전부 다 해서 25말, 다섯가마를 삶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장을 담구어서 국선도회원님들이나 명상관에 오신 외부손님들의 반응을 보아야 하겠지만
작년에 내가 황매산에서 담구어 온 장의 호평을 생각하면 내년에는 얼마나 많은 메주콩을 삶아야 하는지 가늠이 안되면서 사실 일이 무섭기도 하다.
이틀 삶고 하루 쉬고 또 하루 삶고, 다음주로 넘기고 하면서 3주동안 삶아 낸 것 같다.
어떤날은 일어나지 못해 힘도 들었고 그다음날은 힘들것이 무서워 아예 더 새벽에 일어나 원기단법
29편을 하고 나온적도 있고, 그게 힘들면 좌사만 하고 나오기도 했지만 정말 쓰러질 만큼 힘들면 저절로 행공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국선도 수련인은 어쩔 수 없나보다.ㅎㅎ
이렇게 현정사범님이 혼자 잘 밟게 될때 까지는 연맹직원분들과 국선도대학 학생분들이 다들 밟아주셔서 메주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덩치 큰 최낙규법사님과 허광현사님께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막상 열고 보니 법사님은 느긋하시고 현사님은 물품사업부일로 바쁘셔서 작은체구지만 야무지신 윤석운현사님이 가장 빠르게
많이 밟아 주시고 가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하루 20개 정도의 메주를 만들고 설겆이를 하고 다시 콩을 씻어서 솥에 앉히고 나면
어느듯 오후 6시가 넘는 시간이 된다.
새벽 6시에 나와서 저녁 6시가 넘어서야 방에 한번 앉아 본다.
그래도 시간은 가서 끝나는 날이 오고...
하지만 날씨가 받쳐 주질 않아 초겨울내내 비가 와서 밖에 메주를 내어놓지 못해 안에서
제습기를 틀고 선풍기까지 틀어가며 메주를 말렸다.
다행히 다 만들고 나서는 비가 뜸해지면서 명상관 앞 처마밑 햇빛 잘드는 곳에 메주를 달 수 있게 되었다.
메주에 흰곰팡이가 피면 가장 장맛이 좋다는 황매산골 할머니들 말씀대로 우리 천선원 메주에도
흰곰팡이들이 예쁘게 피어서 마르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마른 메주는 설을 쉬고 나면 말날 아무런 장애없다는 선조님들의 말씀에 따라 인산가에서
3번구운 죽염과 도초도에서 생산된 3년 간수빠진 소금으로 두종류의 장을 담그게 될 것이다.
소금이 장맛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는 몸소 경험하게 되어 알게 된 사실이다.
바른 먹거리에서 바르고 맛나는 식품이 나온다는 것은 정법인것 같다.
또 한가지 천선원에는 소나무도 많아서 송진가루도 많이 날리고, 지하수 물도 맑고 맛있어서
맛나는 장이 담구어 질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첫댓글 어제 명상관 앞에 주렁주렁 열린(?) 메주 봤습니다. 만드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메주가 주렁주렁이라는 표현이 예쁩니다.^^
우와~ 천선원에 가마솥이 생겼네요ㅎㅎㅎ
너무 예쁘지요?
가마솥 아궁이의 따스함을 날라다니는 새도 알더군요.ㅎㅎ
개인적으로 인산죽염은 비추입니다.
그거 복용하다 상태 급속히 나빠지는
암환자 2명 직접 목격했습니다.
또 예전부터 김일훈이라는 자가 쓴 글에서
청산선사님을 쌍욕을 하면서 비방하는 내용을
본 이후로는 그 자로부터 나온 것은 별로
신뢰가 안갑니다.
체질이 다들 달라서 한가지 약재가 자기한테 잘 맞는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맞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무언가를 장복할때는 잘 살피면서 복용을 해야하고 아무리 좋은 약도 장복하는것은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김일훈이라는 분이 청산선사님을 비방하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 이렇게 성질이 있으신 분들이 자기 물건은 또 잘 만들더라구요.
그런사실을 모른채 일반적인 인지도로 인산죽염을 구입한것이니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신뢰가 안가시면 죽염된장은 사지 마시고 제가 도초도까지 직접가서 구입한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는 3년 간수빠진 천일염을 직접구입해서 대부분의 된장을
@SB 최영선 담글 예정이니 그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천선원에 대한 애정 감사합니다.
아이고...저런... 청산선사님 눈에는 발암물질이 보였다고 한다면 분명 성분분석을 자세히 해서 재검증을 할 필요성이 있겠군요. 저는 밥과 채소와 국선도만 있으면 섭생 욕심은 없습니다. 아. 커피...ㅋㅋ
@SG김진웅 뭔가 오해를 하신 듯...
인산죽염과 청산선사님 관계는 모르고
김일훈의 비방 이유도 그 글 읽은 게 오래 전 일이라
그냥 쌍욕으로 비방했다는 것만 기억나고 왜 그렇게 분통을 터뜨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소식 전해주셨어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장을 판매하나요?가격도 궁금합니다
네. 장을 판매합니다.
몇일전 된장과 간장을 가르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죽염된장과 3년간수빠진 된장의 색깔이 황금색으로 참으로 예뻤습니다.
간장도 짠맛이지만 단맛이 나고요.ㅎ
한달정도 숙성시켜서 판매할 예정입니다.
그때는 국선도연맹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