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한 인지행동치료(CBT: Cognitive Behavior Therapy)는 제1세대로 파블로프와 스키너의 행동주의에 입각한 조작적 조건화에 의한 행동치료가 등장하였고, 제2세대로 아론 베크와 엘리스의 인지치료를 거쳐서, 제3세대인 마음챙김과 수용을 도입한 인지행동치료의 제3동향으로 변천해왔다.
먼저 부적응적인 외적 행동에 초점을 두는 행동주의적 접근은 처음에는 주관적 경험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스키너는 <행동주의에 대하여>에서, 행동주의는 마음(mind)은 탐구할 필요가 없는 ‘블랙박스’라고 하였으며, 심리적 어려움은 부적응적 강화 수반의 결과라고 하였다.
하지만 제2세대의 행동주의자들을 대표하는 아론 베크(Beck, <인지치료와 정서적 장애>)와 알버트 엘리스(Ellis, <심리치료에서 이성과 정서>)는 결국 주관적인 경험에 관심을 보였다. 그들은 부적응적 행동과 결합된 사고, 감정, 이미지 때문에 그러한 행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사고, 감정, 이미지가 인과관계의 중요한 고리임을 밝혔다.
이후, 인지행동치료는 의식을 통해 흘러가는 사고, 느낌, 그리고 이미지를 포착하거나 알아차리기 위한 기법으로 등장했다. 특히 ‘비합리적’ 사고를 괴로움의 원인으로 간주하였다.
197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알려져
심리치료와 만나는 데 10여년 걸려
인지행동치료는 동일시와 부적응적인 행동으로 이끄는 비합리적인 사고 패턴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비합리적인 사고는 분류되고, 도전되고, 더 합리적인 사고로 대치된다. 합리적 사고에 의해 더욱 적응적이고, 만족스러운 행동을 하게 된다. 특히 마음챙김에 근거한 인지행동치료의 발전과 함께 이 접근법은 최근에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이 방법은 이전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없애기 보다는 수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변형적일 수 있다는 불교의 마음챙김 명상에서 빌려온 것이다. 다양한 전통에서 발전하고 있는 인지행동치료 가운데 불교의 마음챙김의 원리를 바탕으로 현재 경험에 대한 상위인지적(meta-cognitive) 알아차림과 심리적 경험의 수용에 역점을 두는 새로운 접근법이 대두하게 된 것이다.
인지행동치료의 제3동향의 배경에는 태국과 미얀마에서 1950년대에 대중화되기 시작한 위빠사나 수행(마음챙김 명상)운동이 있었다. 이 위빠사나 수행은 1970년대 중반에 서양에 본격적으로 알려졌고, 이렇게 전해진 마음챙김 명상이 심리치료와 만나는 데는 1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미국에 마음챙김 명상이 시작된 것은 나로파대학에서 죠셉 골드스틴과 잭 콘필드가 1974년에 처음 집중수행을 실시한 때를 기점으로 하고, 1976년 이래 메사츄세츠주의 IMS(Insight Meditation Society)에서 정기적인 수련을 시작하면서 활성화된다.
이미 1972년에 미국에서 선을 지도하기 시작한 숭산스님에게 선불교를 배운 경험이 있었던 메사츄세츠 의과대학의 존 카밧진 박사는 1970년대 후반에 마음챙김 명상을 접하고, 1979년부터 만성 통증과 스트레스로 괴로워하는 일반인들을 중심으로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감소(MBSR)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MBSR은 행동의학(심신의학)에 근거해 있고 그 효과가 임상적,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왔다.
이를 계기로 마음챙김은 인지행동치료의 중요한 치료 개입방법으로 도입되는데, 거기에는 네 가지 주요 접근법이 있다. (1)육체와 정신적인 건강에 대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8주에서 10주의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감소(MBSR: Kabat-Zinn)프로그램. (2)환자들에게 생각을 관찰하는 것을 가르치는, 인지치료법과 우울증 치료에 적용된 마음챙김에 근거한 인지치료(MBCT: Segal, Willams, Teasdale), (3)경계성 성격 장애와 일반적인 정동 조절(affect regulation)에 사용된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Linehan). (4)환자들에게 불유쾌한 감각들을 제어하기 보다는 수용하도록 용기를 북돋는 수용-참여(전념)치료(ACT: Hayes) 등이 있다.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불교신문 2713호/ 4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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