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30일 저녁, 서울여대 나눔여행팀과 입국수속을 마치고 인도현지 가이드를 만나 공항 밖으로 나오니 자욱하게 낀 안개와 매캐한 공기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사람들과 릭샤로 뒤얽힌 빠하르간지 거리와 끊이지 않는 경적 소리는 인도에 도착했음을 실감나게 해주었고 그 경적소리와 복잡함에도 서로 언성하나 높이지 않는 인도인들의 모습에 감탄하며 인도에서의 첫 날을 보냈다.
-빠하르간지에서 첫날 저녁
둘째 날은 시크교 사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꾸뜹미나르, 인디아게이트, 연꽃 사원,시장 등을 탐방하며 인도의 문화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건축양식과 사원마다 다른 분위기, 수많은 신들을 보며 신비로움이 느껴지기도했다. 시내여서 그런지 거리는 익히 들어왔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깨끗했고 (소들이 보이지 않았다.) 2019년의 마지막 날을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거리에는 구걸하거나 물건을 파는 아이들의 모습도 심심치않게 보였다.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 인도의 공기를 느낄수 있는 릭샤
셋째 날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새벽 6시기차를 타기위해 델리역으로 이동하였다. 친절한 가이드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기차에 탑승하였다. 겨울에는 안개로 인해서 열차 지연이 100%라던 이야기를 수도없이 들었는데 6시 정각 출발. 변하고 있는 INDIA ! 기내식과 chai, 바깥경치를 즐기며 잔시로 향했다. 4시간 정도 기차여행 끝에 현지 파트너 Mukesh를 만나 Orchaa로 이동했다.
- 오르차에 위치한 Laxmi Temple
-베트와 강에서 일몰.
오르차 성과 여러 사원이 모여있는 오르차 시내는 인도를 더욱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델리 시내에서는 보지 못했던 소들이 길을 걸어다니고 전혀 개의치 않는 사람들. 소가 길을 막고 있어도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거나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렇진 않았다. 경적을 울리고 가끔 때리는 사람들도 봤지만,, 어쨌든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유유히 시내를 거닐고 있는 소
넷째 날부터 찬드라반과 로티아나 마을학교를 대상으로 한 교육봉사가 시작되었다. 어색함도 잠시, 활짝 웃으며 스스럼없이 다가와주는 아이들 덕분에 추운 날씨도 잊고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서로 가까워졌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로티아나 마을학교 아이들과 (연극활동)
학생들이 준비해간 활동들을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아이들은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다. 여러가지 색칠도구를 사용해서 그림도 그려보고, 공놀이도 하고, 부채도 만들기등 다양한 활동을 해보았다.서울여대 학생들과 매일 저녁마다 모여 그날의 활동을 돌아보고, 다음날 활동을 준비하였는데 30년만의 찾아온 강추위와 계속되는 현지식, 물갈이로 다들 고생하는 날들 속에서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활동하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 활동을 마치고 영양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아이들
- 오르차 바오밥 나무
즐겁고 활기찬 모습의 찬드라반 아이들, 학구열이 느껴지던 로티아나 마을학교 아이들.
2017년 3월에 로티아나 마을학교가 문을 열었고 마을 아이들이 교실에 모여 공부를 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열심히 공부하려는 모습의 아이들을 보니 뿌듯함과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했다.
-로티아나 마을학교의 똑순이
오래된 고성과 사원들이 만들어내는 경관 때문이었을까, Temple View 게스트 하우스 가족들의 따뜻한 환대 덕분이었을까, 편안하고 따뜻하게 기억되는 오르차였다. 물론 날씨는 전혀 따뜻하지 않았다.^^;
8일간의 오르차 교육봉사 일정을 마치고 아그라를 거쳐 델리로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델리에서는 현지 여성활동가를 만나 인도 여성들의 인권과 활동가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나누는 시간을 통해 인도 여성인권의 실태를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 저녁에는 아시안프렌즈의 선배 간사들과 만나 인도에서 먹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으며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현지식으로 지쳐있었던 학생들의 싹 비워진 10개의 접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난다.
나눔여행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기대했던 타지마할을 못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였고 (하지만 스케쥴을 조정하여 관람을 하였다.) 추운 날씨와 물갈이로 학생들이 많이 아프기도했었다. 하지만 지금 인도, 오르차를 떠올려보면 밝게 웃던 아이들의 모습과 따뜻하게 맞아주던 사람들, 한적한 오르차 마을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