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불만을 노래로 ‘불만합창단’
경기도 파주의 공무원 교육연수원,어디선가 트로트와 댄스음악이 들린다.어색한듯한데, 진지하다. 서툴지만 뭔가 즐겁다.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공직사회 시민과 함께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불만합창단’을 체험하는 30여명의 경기도 공무원을 만나보았다.
‘불만합창단’을 주민자치 프로그램으로
지난 11월 27일 파주 유일레저타운에서 [주민자치 및 주민참여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경기도 공무원들의 워크숍이 실시 되었다. 워크숍의 내용은 마을 공동체 복원, 주민참여, 주민자치분야의 특강과 주민자치센터에서 실행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사람중심의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 조성과 공감대형성이라는 주제에 맞춰 ‘ 불만합창단’을 체험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워크숍에서는 ‘불만합창단’이 단순한 공연 콘텐츠로써가 아닌 지역사회에 새로운 문화를 제시 할 수 있는 주민자치프로그램으로 해당 시.군.구 의 주민자치 담당 공무원들에게 소개 되는 자리임에 주목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경기도청 자치 행정과 전병문 주임은 현행되어 오고 있는 주민자치프로그램의 다양성에 한계를 느꼈고 시민과 함께 하며 지역사회에 활기를 줄 수 있는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고 싶어 ‘불만합창단’을 본 워크샵의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희망을 부르는 ‘불만합창단’체험 프로그램운영
본격적인 ‘불만합창단’구성에 앞서 B팀과 C팀,두 개의 팀으로 나눠져 불만합창단의 내용과 유래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불만합창단을 지도한 신진경강사는 불만합창단의 기대효과로 공감과 소통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긍정적 형태의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였으며, C팀을 담당한 이은진 강사는 동영상과 해외의 구체적 사례를 바탕으로 즐거운 방식으로 불만을 해소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언급하였다.
다음으로 불만합창단의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위한 프로세스를 이해 하고 실질적인 시연을 위한 팀빌딩 및 학습시간을 가졌다. 3~5명이 한 조가 되어 각자의 불만을 이야기 하고 다른 사람의 불만에 코멘트를 다는 형식의 브레인 스토밍을 하였다. 그 후 우리에게 익숙한 곡인 ‘무조건’과 김건모의 ‘핑계’에 맞춰 각자 준비하고 토론했던 내용으로 개사를 하였다.
선뜻 나오지 않는 아이디어에 당황하기도 하고 갑작스럽게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학습자들은’ 불만을 쓰라고 하는게 불만입니다’라는 글로 어색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곡선정과 개사를 마친 후 개사된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사된 내용으로는 교육장과 숙소에 대한 불만, 공무원으로써 힘들었던 순간, 민원에 대한 불만, 정책에 대한 답답함 등 다양한 내용이 있었다. 다른 조가 발표하는 내용을 보면서 각자가 생각한 불만에 공감하기도 하고 유니크한 아이디어에 웃기도 하는 등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완성된 곡을 연습하고 각자가 맡을 파트를 나누며 공연발표를 위한 준비를 하였다. 간단한 율동과 마임 또는 나래이션을 넣어 공연에 활기를 넣기 위해 조별로 열띤 연습을 했다.
한 시간 정도의 조별 연습 후 전체 교육장에 모여 준비한 합창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소 경직된 분위기로 시작되었지만 곧 음악이 나오고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면서 학습자들도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공감이 되는 가사가 나올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소리와 웃음 소리가 나왔고 이러한 호응에 더욱 힘입어 분위기는 한층 더 밝아 졌다.
학습자들이 4시간 동안의 과정을 통해서 불만합창단이 하나의 공연예술의 형태가 될 수 있고, 공감과 소통을 위한 기대를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임을 이해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C팀 불만 합창단 발표>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그 얘기로 넌 민원을 넣고 있어
내게 그런 전화하지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니가 지금 나라면 넌 다할 수 있니
야근하는 법을 내게 가르쳐준다며
농담처럼 약속 있다 퇴근해버린 너
신문지 한다발 속에 숨겨진 자장면 뱃속에는 기름기만 싶게 굳어 있어
이렇게 일이 많을 줄 나는 몰랐어 100대1경쟁률 뚫었는데
연금이나 깎아준다면서 날 힘들게 하고 있어~
아침부터 일찍 왔는데 와보니깐 포로수용소!
요즘 누가 이런데서 교육을 받니?
아침도 굶었는데 점심은 찬 비빔밥
체하겠다 체하겠어 국물좀 주세요~
괜히 왔어 괜히 왔어 다시 돌아갈래?
안녕이라 말하고서 집에 가고 싶어
내일은 하늘을 날아보려나 행글라이더
혹시 개인부담은 아니겠지
우리가 원하는건 선진지 견학
넌 생각이 있는거니?
<팀별’불만합창’발표-김건모의 ‘핑계’를 개사한 내용->
프로그램 운영상의 어려움과 기대
본 워크샵에서 B팀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신진경강사는 일반적으로 기관 및 기업에서 진행한 교육과는 다소 교육시간 및 프로세스가 다르기 때문에 이론과 실천적 교육에 대한 적절한 시간 분배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불만합창단이 갖고 있는 긍정적 의미와 효과적인 의미전달을 위해서는 임펙트있는 이론 학습 또한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C팀을 담당한 이은진 강사는 지자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하였지만 현재는 ‘불만합창단’에 관련,정착된 인식이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프로그램운용계획에 대한 지도 또한 필요할 것이라고 전하였다.
본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시작된 의도부터 발표까지의 프로세스를 보면서 ‘ 불만합창단’에 대한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가치는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획일화된 각 지.자체의 주민프로그램에 다양성을 불어 넣고, 시민과 소통하고자 하는 공무원의 바램과 한정적인 문화혜택에 갈증을 느낀 지역사회의 주민들이 만난다면 보다 건강한 문화 문화컨텐츠로서 ‘불만합창단’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글(사진) : 이가희 / 삽화 : 남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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