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여기 켈리포니아도 한 겨울. 그러나 겨울이여도 눈은 없고 있어봐야 비가 가끔 올 뿐이고
해가 짧고 약간 쌀쌀하다는 것 말고는 비교적 날씨가 좋은 편입니다.
어제 저와 제 처는 오랜만에 한국에서 오신 손님에게 구경 비슷하니 해드릴 겸, 몸도 지지고 물도 아낄 겸해서
집에서 하는 반신욕대신에 저희 커뮤니티 수영장에 있는 스파에 갔습니다.
아시겠지만 스파(한국으로 따지면 사우나에 있는 야외 온탕쯤 됨)는 수영복 입고 그냥 몸 담그고 내 몸이 뜻뜻할 때까지
서로 얼굴 쳐다보면서 아는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하며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렇게 오붓하니 있는 판인데 제 처가 제 얼굴을 보고 "여보! 수염 좀 깎아" 하는겁니다.
사실 요즘 같은 연휴에는 진료가 날마다 있지 않고 3-4일씩 연속으로 쉬는 날이 있어서 집에서 쉰다 싶으면
가끔씩 수염을 자르지 않고 지냅니다. 이번에도 처 보기에 수염이 약간 길었나 봅니다.
그래서 저는 "여보! 터프 하지 않아?"하고 되물으면서 저는 사실 이런 대답을 기대 했습니다.
"응! 최민수,김보성보다는 약간 못해도 ..."라든지
하다 못해 "수염만 깍으면 봐줄만해"라든지 아니면 "자네 얼굴은 카리스마는 있는 편이지" ,
그것도 아니라면 다 양보해서 "꼬라지가 있게 보이긴해도..."라도.
그런데 무릎팍 도사 버젼으로 표현하면 둥둥둥둥.. 액션!!!
"추접시러와"도 아니고 "츄접 시러와!
억장이 무너지고 전혀 예상하지 못 한 대답이었기에 할 말을 잃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조금 정신을 가다듬는데
' 츄접시러와,츄접시러와,츄접시러와.....'의 반복이 나도 모르게 내 마음속에서 계속됩니다.
'그나저나 이 복수를 어떻게 만회를 한담'.. 생각을 하는데 별 뾰족한 대안은 없고
'그냥 이대로 뭍나'하고 있는데 갑자기 제 처가 저에게 질문을 합니다.
스파쪽에서 보면 약간 떨어져 있는 바베큐 그릴이 있는데 그 바베큐 그릴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영어로 뭐라고 몇자
적어져 있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궁금했는 지 저에게 "어이 ! 저것이 뭔 말이당가?" 하고 묻습니다.
그래 제가 고개 돌려 보았더니 저처럼 전에 그릴을 사용 해본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는 문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한 마디 했습니다.
"아이! 무식한 사람아! 그말이 가스만 사용하고 석탄은 사용하지 말라는 뜻이라네.
학교도 서울에서 나왔다는 양반이 그것도 몰랐단 말이여 시방!" 하고 목에 힘 좀 주었습니다
아까 당한 것 생각하면 "무식한 ?" 이라고 말할까 하다가 조금 심하다 싶어 "무식하긴" 으로 바꾸어 말한 것인데
그래도 분이 덜 풀렸고 "츄접시러워"로 당한 것에 비하면 오늘은 약간 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잘 먹고 좋은 생각만 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러도록 노력해 볼랍니다.
첫댓글 요즘 운동하러나오지 않아 궁금했었는데 소식감사..
나는별로 괘이치 않을말인데...수염 도 예쁘게 다듬어야지 터프고,꼬라지괜찮아보이지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