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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공개! 비경의 떡붕어 신천지
여름은 계곡지의 계절이다. 물 맑은 계곡지는 낮낚시가 어려운 게 상식이지만 수심
깊은 곳을 공략하면 이외의 조과로 이어질 때가 많았기에 나는 여름이면 계곡지의 심층낚시를 즐긴다.
적당한 곳을 찾다가 작년 10월에 여섯명이 출조했다가 입질을 받지 못했던 예산 신흥지로 정했다.
만수위때 최대 수심이 25m정도 되고 반딧불이 서식하는 청정지역이다. 수면적은 8천평쯤 되는데
웬만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낼 정도의 가뭄에도 수심이 5~6m가 나올 정도로 깊은 계곡지다.
산속에 있고 터가 센 저수지라 낚시인들의 발길이 뜸하지만 그래서 필자는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곳이다.
조용하고 풍경좋고 나만의 힐링을 위한 장소였지만,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
필자가 아끼던 비장의 소류지
6월 11일, 필자를 포함한 4명이 예산 신흥지에 모였다. 도착한 일행들의 첫마디는
“우와~ 산속에 이런곳이 다 있네!”였다. 워낙 외진 곳에 있어서 혼자 밤낚시 하기에는
무섭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일단은 해가 저물기를 기다리면서 준비해 온 시원한 맥주와 오리백숙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때 이 외진 산골짜기에 차가 한 대 들어오더니 한 사람이 내려서 필자의 자리를 기웃거린다.
“이 자리는 어느분 자리인가요?”라고 묻기에 내 자리라고 했더니 일주인전 여기 앉아서 혼자
단단히 손맛을 보고 갔다는 것이다.
그 낚시인의 이름은 전종빈씨였고 다시 손맛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는데, 아쉬워하면서
왼쪽 옆자리에서 함께 낚시를 해도 괜찮겠냐고 묻기에 흔쾌히 허락했다. 오후 4시쯤에
전종빈씨의 후배 장영길씨도 합류했고, 필자의 오른편으로 자리를 잡았다.
부지런히 집어를 하는데, 장영길씨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졌고 한참을 실랑이 하다가
30cm급 떡붕어를 뜰채에 담았다. 소류지에서 보기 드문 야생 떡붕어다.
그 후로 저녁 8시까지 대여섯 수의 떡붕어를 잡았는데 나머지 일행들은 입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해 전자찌로 교체하고 열심히 집어를 했지만 도무지 입질은 들어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바닥권에는 떡붕어가 없는 것 같아 수심 4.5권 양바늘 슬로프 채비에서 가벼운 떡밥으로
교체하고 바닥에서 10cm를 띄워서 집어를 시작했다. 이렇게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찌에 움직임이 포착됐다. 목적 수심층에 다다르기 전에 찌가 멈칫멈칫하며 내려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래서 바닥에서 30cm를 띄우자 경쾌하게 두 마디가 빨려 들어갔다. 반사적인 챔질에 이어
낚싯대는 활처럼 휘어졌다.
아홉치 떡붕어!
그때 제방권에서 혼자 낚시 중이던 우리 일행도 세 마리의 튼실한 떡붕어를 낚았다는 연락이 왔다.
역시 바닥에서 띄웠을 때 입질이 왔다고 한다. 아마도 바닥이 깨끗하지 않아서인 듯 했다.
그 사이 장영길씨는 대여섯 수를 더 포획했다.
깨끗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저수지
새벽 2시쯤 전종빈씨 일행이 철수할 때 조과를 확인했는데 열댓 수를 낚았다.
그 사이 헤어짐이 아쉬워 두 분과 기념사진을 찍고, 그중 아홉치 이상 10여수만
필자의 살림망에 담았다.
그 뒤로도 새벽 4시까지 낚시에 전념했지만 입질은 받을 수 없었다.
차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아침부터 다시 낚시를 시작했는데 연이은 입질에 순식간에
10여 수를 더 낚을 수 있었다. 하지만 8시 부터는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오후 3~4시쯤 일행 중 2명이 먼저 철수하고 살림망을 모아 조과를 확인해 본 결과 필자와
제방에 있던 일행만 떡붕어를 잡았다. 장영길씨의 조과를 합친 총 조과는 25~35cm 떡붕어 30여 수였다.
이날 오후엔 전날 조과가 좋았던 필자의 오른편 자리로 이동하여 밤 10시까지 낚시에 전념했지만
입질을 받지 못했다.
아마도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한 영향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번 출조로 사람 손을 많이 타지 않은 소류지에서 경계심이 강한 야생 떡붕어를 노릴 때는
소수의 인원이 출조해야 좋은 결과를 올릴수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신흥지는 주차공간이 협소하여 차량 다섯 대 자리밖에 나오지 않고 대부분 직벽이라 제방권
한자리와 상류에서만 낚시가 가능하다.
밤에는 고라니와 오소리 등 야생동물들이 돌아다니고 멧돼지 발자국도 상류에서 목격된다.
미터 급 잉어들이 수면위로 점프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아담하고 풍경 좋은 소류지는
낚시인들이 아끼고 깨끗하게 용해서 오래도록 보존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날 사용한 떡밥은 맛슈 sp 600cc + 척상 200cc + 물 600cc (잘 섞어서 골고루 흩어준후) + 조베라 400cc
부슬부슬한 상태를 유지하며 사용해야하며 확산성을 잃지 않도록 치대지 않고 사용해야 한다.
-낚시춘추 8월호 원고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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