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다해 연중 제24주일 (9월 11일)
*제1독서: 탈출 32,7-11.13-14 (주님께서는 내리겠다고 하신 재앙을 거두셨다.)
*제2독서: 1티모 1,12-17 (그리스도께서는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오셨습니다.)
*복음: 루카 15,1-32 (하늘에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찬미 예수님, 교우 여러분, 골프 좋아하십니까? 잘 치시는지요? 제가 듣기에 골프는 겸손하지 않으면 잘하기 어려운 운동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유인즉 골프는 땅에 있는 공을 제대로 치는 게 중요한데 골프채로 공을 똑바로 맞추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개를 숙인 채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라도 미리 고개를 쳐들면 공을 정확히 칠 수 없는 것입니다. 겸손하게 고개를 제대로 숙여야만 잘 할 수 있는 운동이라니~~~스포츠를 넘어 인생살이 더 나아가 신앙생활에 이르기까지 바람직한 자세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오늘 1독서에서는 겸손한 지도자로서 모세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주님께서는 우상숭배에 빠진 이스라엘을 꾸짖으시며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이 백성을 보니, 참으로 목이 뻣뻣한 백성이다. 이제 너는 나를 말리지 마라. 그들에게 내 진노를 터뜨려 그들을 삼켜 버리게 하겠다. 그리고 너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겠다.”
여기서 “참으로 목이 뻣뻣한 백성이다”라는 표현은 이스라엘 백성의 교만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모세는 하느님께서 그로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백성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을 때, 개인적인 명예, 권력, 이익 보다는 이스라엘 백성의 죄사함을 위하여 아주 겸손한 태도로써 하느님께 간절히 애원했습니다. “당신의 종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을 기억해 주십시오.” 마침내 모세의 겸손한 기도를 하느님께서 받아들이시어 이스라엘 백성은 재앙을 모면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회개를 위한 모세의 겸손한 자세, 즉 중재자의 역할은 인류 구원을 위한 예수님 겸손한 죽음, 바로 십자가의 희생으로 완성에 이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신앙과 율법에서 특권의식을 지녔던 바라시이들과 율법 학자들로부터 당신께서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음식까지 나누면서 친교를 이룬다’ 고 비난 받으셨을 때, 세 가지 비유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의 교만을 꾸짖으십니다.
‘잃어 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았을 때, 그 기쁨을 친구와 이웃들을 불러 함께 나누려는 목자의 이야기’, ‘잃어 버린 은전 한 닢을 찾았을 때, 그 기쁨을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함께 나누려는 부인의 이야기, 그리고 ‘잃어 버린 작은 아들을 되찾았을 때, 그 기쁨을 큰아들과 함께 나누려는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각각의 이야기에서 제 눈에 띄는 대목은, 다음 부분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 아버지가 그에게 일렀다.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할 때 하늘에서 기뻐한다고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 하느님께서 기뻐하십니다. “하늘, 하느님의 천사, 아버지”…이렇게 죄인의 회개를 기뻐하는 주체가 점점 구체화 되고 분명해지고 있다는 점은, 어떤 면에서 죄와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나약한 우리에게 참으로 커다란 위로와 용기가 됩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온갖 선행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우리 신앙인의 소중한 임무이지만 그 이전에 자신의 죄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마음과 뜻과 태도를 바꿔 하느님께로 향하는 “회개”는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신앙인의 기본자세입니다. 진정한 회개 만큼 아버지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선물은 없습니다.
그래서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나는 첫째가는 죄인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나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먼저 나를 당신의 한없는 인내로 대해 주시어,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고 당신을 믿게 될 사람들에게 본보기로 삼고자 하신 것입니다.”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죄인임을 솔직히 인정할 수 있었기에 하느님의 자비를 받을 수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이 회개하는 죄인의 모범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이러한 바오로 사도의 솔직한 자기고백을 되새기면 죄인의 회개를 바라시는 하느님 앞에 항상 겸손한 모습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합시다. 남을 단죄하기에 앞서 자신의 죄를 성찰하며 우리 자신부터 변화하는 모범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도 거룩한 변화의 갈망과 희망이 싹틀 수 있도록 합시다.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