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 시대에 진행되는 대한민국신진연출가전에는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년의 지원 수를 훌쩍 넘어서는 60편이 접수되었습니다. 뮤지컬 작품의 출품이 많이 늘어났고, 미니멀한 형태를 취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작가와 연출을 겸하는 연출가는 여전히 많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연출가의 연출 계획이 확고한지, 그 발전 가능성은 어떠한지, 그리고 작품의 가치는 어떠한지, 그 발전 가능성은 어떠한지, 크게 네 가지 기준에 따른 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서류심사에서는 ‘떨어뜨리기 위한 심사보다는 발굴하는 심사’라는 원칙에 따라 가능성을 보여준 42명의 연출가가 선정되었고, 그 중 2분이 인터뷰를 포기해 총 40명의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심사의 효율성을 뒤로 하더라도 심사 자체의 의미를 넘어 젊은 창작자 상호간의 네트워크의 기능에 목적을 두는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며 10명 내외의 인원이 네 그룹으로 나뉘어 인터뷰하는 그룹 인터뷰 방식을 취했습니다. 다만 40명이라는 그룹 인터뷰 참가자 또한 예년의 두 배를 넘어서는 숫자인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예년과 달리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진 인터뷰에 대해 심사위원들 또한 아쉬움을 느낍니다.
서류 심사와 인터뷰 심사를 통틀어 심사위원들을 가장 고민하게 만든 것은 ‘신진 연출가들이 연출가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는가?’라는 점이었습니다. 기획적 의미, 혹은 작품 의도는 명확하지만 도리어 연출가의 방향성은 부족한 작품이 많아 아쉬웠습니다. 많은 신진 연출가들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작품을 향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어 기뻤지만, 반대로 한 작품의 연출가로서의 준비가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질문해야하는 상황을 확인하며 많은 고심을 안게 되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서류 심사부터 인터뷰 심사까지 일관되게 단단한 가능성을 입증한 네 작품의 무대화를 확인하고 싶다는 데 합의하였습니다.
김우림 연출 <Constellation(가제 별무리)>
문병재 연출 <픽미업; 공동창작 작업자들>
최서은 연출 <황제의 전갈>
홍순섭 연출 <아르바이트>
(이상 가나다 순)
이외에도 김유리 연출의 <침입자>, 안민열 연출의 <변신:호모 그레고리아>, 진성웅 연출의 <부서진 달>, 김지수 연출의 <(가제)있는데, 없는 것>, 이승우 연출의 <예쁘게 봐주세요 : 서동요>, 한건 연출의 <미완의 집>, 이지민 연출의 <파란 코끼리>, 정민찬 연출의 <미자> (이상 인터뷰 순) 등 다양한 연출가의 가능성을 확인하였기에 심사위원들은 많은 고심이 필요하였음을 밝힙니다.
대한민국신진연출가전은 젊은 연출가들 스스로의 제안에 의해 태동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페스티벌입니다. 선정 유무를 넘어 서로의 작업을 관찰하고 함께 성장하는 의미를 담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신진 연출가들이 교류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디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늘 소수의 선정자를 발표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모든 신진 연출가들의 작업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서류 심사 :
연출가 최용훈 / 평론가 배선애 / 연출가 김민경 / 예술감독 김정근
그룹인터뷰 심사 :
연출가 최용훈 / 평론가 배선애 / 성동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정환 / 예술감독 김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