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면한 코로나 상황에 작품을 힘써 만들어주신 모든 연출가분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
<아르바이트>는 정이현 작가의 단편소설 ‘언니’를 각색한 작품으로 소설을 무대화하는 연출의 고민이 묻어나는 작품이었습니다. ‘침묵의 카르텔’을 주제로 현 사회가 담고 있는 문제점을 90분의 시간 안에 함축하여 담아냈습니다. 시의성이 주는 무게와 함께 연출과 배우들의 쾌활함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설을 원작으로 무대화하는 데 있어 연출가가 원작에 얽매이지 않고 좀 더 과감한 연출을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입니다.
<별무리>는 닉 페인의 작품을 연출가가 직접 번역·각색하여 연출한 작품입니다. 김우림 연출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이 작품은 평행우주 안에서의 롤랜드와 마리안의 관계가 탄탄한 텍스트를 바탕으로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그와 함께 간결한 무대 사용, 그와 대비되는 강렬한 조명등이 돋보이는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비슷한 템포의 장면들이 극의 리듬을 창출해 내지 못하였고 배우들의 연기가 다소 아쉬웠습니다.
<황제의 전갈>은 카프카의 소설을 바탕으로, 현 한국 사회의 여러 단상을 무대화하였습니다. 그 과정을 다양한 구성과 형식으로 무대화하여 한 작품에 여러 장르가 공존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과감한 연출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나 통일성의 부재와 난삽함이 아쉬움으로 남는 작품입니다.
<연출의 탄생>은 공동창작의 길을 걸어온 구성원들과 연출의 고민이 담담하면서도 대담하게 그려진 작품입니다. 극단의 연대기를 다양한 방식을 통해 무대에 구현해낸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방식이 일률적이거나 진부하지 않아 구조 안에서 리듬을 창출해 내는 데 적합하였고, 다소 거친 부분이 있었지만 그러한 부분도 젊은 극단의 재기발랄함으로 다가와 보는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신진연출가전’ 취지에 잘 부합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심사는 공연 관람을 마친 심사위원들이 토론과 회의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각 작품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나누고 토론의 과정을 거쳐 부문별 추천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품의 유려함과 완성도뿐만 아니라 연출의 발전 가능성 역시 함께 논의되었습니다. 또한 ‘신진연출가전’의 취지와 가치에 대하여 고민하고 그에 걸맞는 작품과 수상자를 선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점을 고백하는 바입니다.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굴하지 않고 많은 가능성과 성과를 보여준 각 팀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작품의 성패나 시상 결과를 떠나 참여 연출가들이 과정 안에서 교류하며 한 계단 성장하였다는 것에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참여하신 모든 연출님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심사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