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비트코인에 무슨 일이..2시간 만에 지옥에서 천당까지김정현 기자 입력 2021. 05. 21. 06:15 댓글 15개
겨우 2시간 만에 롤러코스터 탄 韓 비트코인 가격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가능성↑..매수 기회인지는 의견 갈려
© News1 DB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부처님 오신 날에 저도 열반에 들뻔했습니다."(암호화폐 커뮤니티 이용자)
석가탄신일인 지난 19일, 암호화폐 '대장' 비트코인에 이번달 들어 최악의 단기 급락과 반등이 나타나며 수많은 투자자들이 '지옥'과 '천당'을 오고갔다.
앞서 비트코인은 최근 하락세를 겪으며 지난 16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 6000만원선이 무너지며 5000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단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5136만4000원에서 4259만5000원까지 17.1% 수직 하락했다.
19일 오후 10시쯤 암호화폐 '김치 프리미엄' (김프가 갈무리) © 뉴스1
◇비트코인 급락에…이더리움·도지코인·에이다 등도 급락
국내 비트코인 가격의 수직하락은 비트코인이 아닌 다른 '알트코인'들에도 같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 19일 오후 10시 기준 전일 대비 27.09% 하락한 306만6000원까지 떨어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을 비롯해 Δ에이다(-33.07%) Δ도지코인(-31.60%) Δ리플(-27.27%) Δ이더리움클래식(-37.24%) 등 주요 암호화폐들도 30% 내외의 하락을 겪었다.
글로벌 거래소에서 시작한 급락에 한국 암호화폐 가격이 뒤늦게 반응하며, 한국에서 암호화폐 가격이 더 높아지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김프)도 순식간에 급등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셀'로 이어졌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암호화폐의 김프는 Δ비트코인(24.76%) Δ이더리움(23.77%) Δ도지코인(25.41%) Δ리플(25.92%) Δ이더리움클래식(34.77%)까지 치솟았다.
반등하는 비트코인의 가격을 목격하고 매수기회로 여긴 사람들이 폭증해 오후 11시쯤에는 업비트 입출금 계좌가 개설되는 케이뱅크의 서버가 다운되는 일도 발생했다. © 뉴스1
◇비트코인, 급락 후 급 반등…급락 직전 가격까지 4시간 만에 회복
그러나 '암호화폐 열풍의 끝이 온게 아니냐'는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와 달리 비트코인 국내 가격은 급반등했다.
이날 오후 10시10쯤 4259만5000원의 최저점을 찍은 비트코인 가격은 불과 10분만에 13.7%가 오른 4841만3000원까지 반등했다. 이후 4시간쯤 지난 20일 오전 2시에는 급락 전 가격인 5136만4000원을 회복했으며, 새벽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20일 오전 7시50분쯤에는 5370만1000원까지 올랐다.
이날 오후 반등하는 비트코인의 가격을 목격하고 매수기회로 여긴 사람들이 폭증해 오후 11시쯤에는 업비트 입출금 계좌가 개설되는 케이뱅크의 서버가 다운되는 일도 발생했다.
업비트는 오후 11시7분쯤 "과도한 원화 입출금 요청으로 인해 입출금 인증 서버 제공 업체의 최대 트래픽을 초과하는 수준의 인증 요청이 발생했다"며 "원화 입출금 및 계좌 등록 서비스의 지연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유의해달라"는 공지사항을 올리기도 했다.
단, 이같은 회복세는 대다수 알트코인들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알트코인들에서도 반등은 있었지만, 이더리움과 도지코인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알트코인들은 이날 오후 9시 급락 전 가격까지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비트코인 급락 후 반등, 원인은?
이번 암호화폐 폭락에 대해 다양한 이유가 제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글로벌 암호화폐 매체 디크립트(Decrypt)는 이번 비트코인 하락의 원인에 대해 Δ로이터가 중국의 암호화폐 금지를 사실보다 자극적으로 보도한 점 Δ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트코인 매도 암시 Δ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Δ테더 준비 자산 부실에 대한 불안감 Δ대다수 미국인들이 세금을 보고하는 마지막 날이 5월17일이기 때문이라는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 중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및 이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패닉셀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단기간 폭락과 마찬가지로 단기간에 반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물 거래가 가능한 글로벌 거래소에서 단기간에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롱 포지션'들이 대량으로 청산됐다"며 "비트코인 공매도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선물거래에서 '롱 포지션'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데에 돈을 거는 것을 말한다. 롱포지션을 잡은 이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강제로 청산당하며 돈을 잃는다.
실제로 JGZ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9일 비트코인이 급락하는 동안 오케이엑스(OKEx), 후오비 글로벌, 비트멕스 등에서 총 3조6100억달러(약 4086조원) 상당의 롱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기도 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고래들의 덤핑(매도) 지표는 지난해 3월 대폭락 이후 1년내 최고치를 기록했고, 고래들은 거래소에 비트코인을 계속해서 거래소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트위터 갈무리) © 뉴스1
◇"암호화폐 저가 매수 기회" VS "저점 다시 나올 수도"
암호화폐 가격 전망에서는 암호화폐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여전히 단기적으로 약세"라며 "고래들의 덤핑(매도) 지표는 지난해 3월 대폭락 이후 1년내 최고치를 기록했고, 고래들은 거래소에 비트코인을 계속해서 거래소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비트코인을 개인지갑에서 거래소로 옮기는 것은 이를 매도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다시 한 번 비트코인 가격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반면 이번 급락을 최고의 저가매수 기회로 여기는 전문가들도 있다.
델라노 사포루 뉴 스트리트 어드바이저 그룹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장기 투자를 생각하는 투자자에게는 이번 같은 좋은 저가매수 기회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C 오하라(JC O'hara) MKM파트너스 수석 시장 전략가도 "비트코인은 당분간 약세겠지만, 이더리움은 곧바로 반등이 가능하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