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해주 고려인마을과 콩생산지 탐방 여행...2019.6.20~23

[한수]

 

1860년대 즈음 조선에 큰 기근이 들어 함경도 사람, 경상도 사람까지 먹을 것을 찾아 두만강 건너 연해주로 갔다고 한다.

청나라와의 협약에 의해 러시아는 땅을 이양 받았고 해군을 블라디보스톡에 주둔시키면서 행정이 시작되었다

남한 면적의 1.7배 인구는 200만명. 처음 인구 정착을 위해 세대당 100hr의 땅(가로,세로 각각 1km)을 무상으로 지급한다. 당시 농노해방이 되어 서부 러시아에서 많은 주민이 이주하였다. 연해주는 말갈, 고구려, 발해,조선, 우크라이나 등 다문화 지역이다.

한.일합병 즈음에는 더욱 많은 조선 사람들이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고자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에 망명하여 독립운동의 주요 활동 근거지가 되었으며, 현재 3~4만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발해의 땅이며, 고려인의 터전이었고, 항일운동의 거점인 연해주 일대를 돌아보았다.

광활한 만주 벌판~~

노래를 부르고 싶을 정도로 넓은 벌판, 발해외성터!

한국인들이 하도 많이 찾아서 초원에 길이 생겼다.

이 벌판을 마주하면 가슴이 벅차 오를 것 같았는데 상상보다는 덜하였다. 남한의 작은 땅에서 아둥바둥 사는 것을 생각하면 끝없이 넓은 이 땅이 한없이 부러웠다.

우수리스크에 있는 고향마을. 콩농장과 공장이 있다.

러시아는 원천적으로 유전자변형을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곳에서 재배한 Non-GMO콩으로 청국장, 된장, 간장 등을 생산하여 '바리의꿈'에서 국내 판매한다. 이곳은 고려인과 함께 운영된다고 한다.

또한 압착가공 방식으로 콩기름과 콩단백을 분리하여 '순콩사회적협동조합'에서 건강한 식재료로 현재 판매하고 있다.

넓고 넓은 콩밭~끝없는 지평선~~

콩반풀반으로 콩은 잡초와 함께 자라고 있었다.

고향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우정마을.

여기에는 '문화마당 솔빈'이라는 건물에 로지나서당(한글 배움터)이 있다. 아이들이 또박또박 쓴 한글 솜씨가 대단했다.

초등1학년부터 대학생까지 27명 아이들과 3명의 교사가 있다.

한글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와 악기, 공예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고택

큰 돈을 벌어 독립운동 자금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안중근 의사의 권총도 마련해줬다고 함.

최재형은 이상설, 홍범도, 이종호 등 권업회를 조직하고 권업신문 간행. 일본군에 체포되어 자신의 집에서 총살되었다.

이상설 유허비

헤이그밀사 3인 중 한 명으로 1914년 이동휘, 이동녕, 정재관 등과 중국과 러시아 내 한인을 규합하여 최초의 망명 정부인 대한광복군정부를 세워 정통령에 선임되었으나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러.일동맹 관계로 해산 당함.

유허비 앞에는 수이푼 강이 흐른다.

47세의 나이로 병사한 이상설은 "조국광복을 이루지 못했으니 몸과 유품을 불태우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는 유언을 유족이 받들어 수이푼강에 뿌렸다함.

이후 2001년 10월 광복회와 고려학술문화재단이 유허비를 세움.

라즈톨리나예역에서 백인으로부터 선물받은 꽃다발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의 항구.

속초항으로 가는 배가 여기서 출발한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말로 '동방의 정복자'라는 뜻. 극동의 요충지로 러시아의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있다.

해변공원 산책~

한국 해변에 비하면 모래도 적고 열악하지만 일광욕을 즐기는 남.여.아이들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중앙공원의 프리마켓.

호텔 근처에서도 있었는데...광장 어디에나 흔한 풍경인 듯 싶다. 농.어민들이 생산한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광경.

3박4일 동안 중앙아시아식, 유럽식, 고려인식, 중국식, 북한식, 한국식 등 다양하게 맛보았다.

문화마당 '솔빈'의 텃밭

흙의 색이 검어서 비옥한 느낌이 들었다. 감자, 오이, 상추...

유럽스타일 식당

야채와 고기가 함께 나온다.

이런 음식을 맛있게 먹은 걸 생각하면 내 입맛도 이미 서구화 식성으로 바뀐게 아닌가 의심스러웠다...아니다. 무엇이든지 다 잘 먹는 잡식성인가 ㅋ

마지막 날, 숲속에 자리한 오로라 호텔

러시아의 나무는 우리나라의 2배 정도 커서 숲이 울창했다.

어디를 가든 공기가 맑았다. 땅이 넓으니 나무도 많아 주택가 앞 정원도 널찍하여 여유로워 보였다.

특히 나무와 꽃이 한국과 비슷하였다. 잔디광장은 토끼풀, 질경이, 민들레가 많았다. 화단에 듬성듬성 큰 나무사이 빈땅이 넓었다. 한국이라면 상추라도 심었을텐데 ㅋ

고려관 - 북한식당

써빙도 하고 노래도 어찌나 잘 하던지...

노래를 듣는 내내 목이 메었다. 남북교류가 활성화되어 빠른 길로 평양도 백두산도 묘향산도 가고 싶다.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여기서 출발하여 모스크바까지 8일이 걸린다. 차량이 얼마나 긴지 머리와 꼬리를 한꺼번에 볼 수가 없다. 역사는 오래됐을 법도 한데 무척 견고하게 보였다.

중앙공원

승리광장 또는.혁명광장 이라고 한다.

1937년 고려인들이 강제이주 통보를 받고 집결한 곳.

이곳에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 버려졌다. 503호 열차를 타고

가다 죽은 사람이 25%가량 된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최초 한인 정착지인 개척리에 살던 한인들을 1911년 장티푸스 전염을 이유로 외곽으로 강제 이주시킨 곳을 '신한촌'이라고 한다. 항일운동의 요람이기도 하다.

지금은 한인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없고 기념비만 있다. 맨 가운데 기둥이 남한, 왼쪽이 북한, 오른쪽이 재외동포의 상징으로 인구 수에 따른 것이라 함.

블라디보스토크의 시내

해변공원

블라디보스토크.공항

러시아 정교회

우슈또베에서

김병학 시인

천산의 눈 녹은 물줄기가

북으로 천 리 길을 달리며

눈물과 통곡의 땅을 적시고

헐벗은 우리 농민들의 자식

강제이주 고려인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심어준 곳

우리들 선배 고려인들은

뼈를 깎아 쟁기를 만들고

피땀으로 거름을 이겨

버려진 자의 땅 우슈또베를

서럽도록 푸른 논밭으로 일구었다

먼 나라에 새 고향을 만들어 주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의 고향 우슈또베~

낯섦도 추위도 굶주림도

위정자의 압제와 증오도

모질게 일어서는.잡초를

결코 짓이길 수 없었던 곳

죽음으로부터 희망은.절망이었지만

삶에겐 절망도 언제나 희망이었을까

~자연님 글 .사진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