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 쯤에 4대강에는 물고기 떼죽음이 일어났었지요. 특히 금강에서는 10월 16일경 물고기가 무더기로 떠오르기 시작해서 이후 약 13일 동안 매일 물고기가 떼로 죽어나갔습니다. 그 원인을 충남 민관합동조사단이 '4대강 사업에 따른 용존산소 부족'으로 결론 내렸네요. 대전대 허재영 교수의 말을 인용해봅니다.
“환경부의 조사결과 10월 14일부터 19일까지 수면 용존산소는 8ppm으로 충분하다고 발표했으나 바닥은 4ppm 이하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이다.”
“상류에서 3~4km 지점은 수심이 얕고 물살이 센 여울이 잘 발달하는 곳이다. 여울에서 물이 흐르면서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해 산소가 물에 녹아들어 간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준설 작업으로 수심이 깊어져 수면에서 녹은 산소가 바닥까지 가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준설 작업은 금강의 물을 느리게 흐르게 했다. 물이 출렁거려야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면이 많아 많은 산소가 녹아 들어갈 수 있는데 느리게 흐르는 물에는 산소가 많이 녹을 수 없다”
올해도 작년보다는 덜 하지만 물고기 떼죽음이 일어나고는 있습니다. 올해 9월까지 금강, 영산강에서 3건 이 발생했다고 하지요. 하지만 작년과는 좀 양상이 다른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10월 이후 정말 끔찍하게 떼죽음이 일어났지요. 그런데 올해는 비교적 잠잠합니다. 이상하지요? 강의 상황은 더 악화되었는데 죽은 물고기가 관찰되지 않는 것을 보면 죽을 물고기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던지.. 최악의 용존산소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소수의 물고기만 강물에 있던지 둘 중 하나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의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는 것이 뭔 말이냐고요? 아래 사진을 보세요.
▲ 폭염이 물러가고 기온도 뚝 떨어지는 가을이 찾아왔지만,
낙동강 녹조는 수그러들 기미 전혀 없이 오히려 더욱 폭증하고 있는 양상,
(사진출처 : http://apsan.tistory.com/733)
▲ 10월에도 강 전역으로 퍼진 녹조라떼. 물고기도 떠올랐다. 강이 죽어간다. 화원유원지 앞 낙동강변.
(사진출처 : http://apsan.tistory.com/733)
▲ 10월 30일 낙동강 구미보 상류에 목격된 선명한 '녹조띠
ⓒ 대구환경연합 (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늦가을임에도 낙동강에는 아직도 녹조가 창궐하고 있습니다. 대구.마산.창원환경단체에 의하면 10월 30일 낙동강 구미보 상류에 선명한 녹조띠가 목격되었고 또 11월 1일 합천보 상류 우곡교 부근에서도 녹조가 발견됐다고 하네요.
환경단체는 "가을이 오면 수온이 떨어지면서 물빛이 맑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인데 낙동강에는 아직까지 녹조띠가 관찰되고, 물빛은 오히려 더 탁해지면서 짙은 간장색을 띠고 있어 규조류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창궐한 조류는 그 자체로 거대한 부영양화의 물질이 되는데 여름철 창궐한 남조류들이 계절의 변화로 한꺼번에 사멸하면서 산소를 일시에 고갈시켜 물고기 떼죽음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고, 이렇게 죽은 조류들은 강바닥에 가라앉아 썩어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작년에는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녹조류는 사라졌습니다. 겨울 들어서면서는 규조류(갈조류)가 등장했었지요. 올해는 녹조류와 규조류가 같이 살고 있네요. 즉 거대한 녹조는 수온 저하로 증식을 하지 않는 것 뿐이지 죽지는 않았다는 거지요. 아마 내년에 다시 환경이 조성되면 죽지 않은 녹조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증식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물을 가두는 한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 될 것이며 그 정도도 매년 점점 더 악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더하여 아래 사진과 같이 나무들의 죽음도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 경북 왜관 낙동강에서 쓰러져 있는 나무. 측방침식 탓에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오마이 뉴스)
지난 6월-7월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낙동강 버드나무 군락에 떼죽음이 일어났습니다. 버드나무들은 물가나 강변습지에 사는 것을 좋아하는데 준설로 인해 강물이 깊어지면서 뿌리호흡을 할 수 없어 죽어버리고 만 것이지요.
▲ 강정고령보 담수로 인해, 상류 강변에 자생하던 버드나무 군락이 떼죽음 당했다.
이 기현상은 낙동강을 따라 공히 일어나는 생태 재앙의 현장이다.(사진출처 : http://apsan.tistory.com/724)
그런데 지금은 강 옆 제방에서 자라던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측방침식이 그 원인입니다. 측방침식은 수위가 상승된 물 흐름이 제방의 옆을 깎는 현상으로 측방침식이 진행되면 나무들이 물에 약해진 흙에 그 뿌리를 지탱하지 못하고 쓰러지게 됩니다. 한 나무가 쓰러지면 그 흙은 다른 나무를 지탱할 힘을 더 잃게 되어 연속적으로 나무가 또 죽어나가기 때문에 결국 콘크리트로 제방전체를 발라버리리 않고서는 제방 전체가 무너져버리는 일이 발생하겠지요. 그 제방 위에 자전거도로도 당연히 무너지는 거구요.
▲ 강 수위 상승 탓에 물에 잠겨 폐사한 나무들입니다. 측방침식 탓에 죽은 나무가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저대로 두면 자전거도로도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이지요. (사진출처 오마이 뉴스)
이와는 별도로 세종댐에서는 또 물이 줄줄 새고 있다고 하네요.
▲ 전도식 가동보가 애초 12개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올해 3월 용접을 통해 81m 2개, 61m 1개, 총 3개로 만들어 졌다. 현재 육안으로 확인되는 누수는 2개의 수문에서 총 3곳이다.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댐 중에서 가장 공정을 빨리 했다고 대우건설에 훈·포장까지 줬던 금강 세종댐이라네요. 세종댐는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잠수부를 동원해 대대적인 수리를 벌인 바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해결이 안되었는지.. 또 사진과 같이 줄줄 새고 있답니다.
애구.. 만신창이 4대강에 애물단지 4대강댐... 언제나 해결이 되려나? 얼마나 강력한 자연의 응징을 받아야 정신을 차리고 해결하려나.. 한숨만 푹푹 납니다.
관련기사 : 금강 물고기떼죽음 원인 "4대강 사업 따른 용존산소 부족" /충남민관합동조사단 "수거한 사체만 30만 마리... 수문 상시 개방해야/"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17922&CMPT_CD=P0001
관련기사 : 늦가을인데 낙동강은 아직도 녹조 창궐 /낙동강환경청 "지난 10월 28일 기준치 이하"... 환경단체 "보 수문 열어야"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22271
관련기사 : 물이 '간장'색... 낙동강 이번엔 갈조류 비상 / 창녕 합천보 상하류 심해... 학자 "물 정체 탓" - 환경청 "아직 괜찮다" /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42159
관련기사 : 낙동강 나무의 죽음... 이젠 사람도 위험합니다 /[두 바퀴 현장 리포트 OhmyRiver! - 넷째날] 달성보-강정보 거쳐 왜관까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1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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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22524